생생후기
독일, 낯선 땅에서 찾은 따뜻한 우정
Schilling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가 삶에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는 대학선배의 말을 듣고 지원하게되었다. 대학에 들어와서 어떠한 의미도 찾지 못한채 그저 망망대해를 표류하듯 살아오는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의지를 다시 불태울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싶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과 한곳에 모여 2주동안 함께 먹고 자면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까지, 그리고 이렇게 오래 집을 떠났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됐지만 대학선배의 조언과 인터넷에서 찾아본 여러가지 후기들을 읽어보며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독일의 트리어에서 한시간정도 더 들어가면 나오는 아름답고 조그만 마을인 Schillingen 이 나의 워크캠프 장소였다. 정말 우연스럽게도 벨기에, 대만, 터키, 스페인, 러시아에서 온 친구들 모두 마을로 가는 버스에 같이 있었다. 미팅포인트는 숙소 앞이였는데 말이다. 아침마다 귀여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재잘거리는 유치원 바로 옆에 우리의 숙소가 있었다. 우리의 임무는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놀이터를 페인트칠 해주고 놀이기구를 수리, 건설하는 일이였다. 마을의 시장님까지 나오셔서 우리에게 큰 관심을 표해주시고 마을 사람들은 우리를 만날때마다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환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에게 살구파이도 만들어서 가져다주시고, 커다란 젤리 한통도 전달해주시고, 마을 앞 작은 슈퍼에서는 지역 신문에 실린 우리를 보셨다면서 사려는 물건들을 공짜로 주시기도 하셨다. 마을 주민들의 이러한 따뜻한 관심과 정에 처음와본 독일이였지만 너무도 편안한 느낌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끝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마을 근교의 성으로 걸어서 다 같이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침낭과 옷들을 꺼내서 가방을 꾸리고 여행을 떠났다. 4-5시간 가량을 걸어서 숲을 가로지르고 산을 넘으면서 이상한 벌레한테도 물리고 금방이라도 넘어질만큼 힘들었지만 서로를 격려함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고생한 만큼 성은 아담하지만 아름다웠다. 우리는 성 옆에 해리포터에 나오는 해그리드의 집처럼 생긴 조그만 집에서 묵었다. 밤에 모닥불 피워놓고 과자를 나눠먹으며 무서운 얘기를 한 것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모두를 수용하기에는 집이 너무 작아서 밖의 잔디에 매트리스 깔아놓고 별을 보면서 잠을 잤던 기억이다. 정말 내 평생에 아마 다시는 없을 진귀한 경험이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수업시간을 함께했던 것이다. 독일어를 할줄 몰라서 의사소통을 할 수는 없었지만 서로 마음이 통해서 정말 재밌게 놀았었다. 디노, 요한나, 예스퍼, 그리고 다른 많은 아이들과 놀이터도 뛰어놀고, 베게싸움도 하고, 음악 수업도 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특히 엠마의 생일파티를 함께 한 것이 인상깊었는데, 영어교과서에만 보던 알록달록한 초콜릿을 잔뜩 뿌린 초코케이크와 마쉬멜로우와 지렁이 젤리로 만든 탑을 맛볼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가까이서 독일인의 생활을 느껴보고 함께 지내볼 수 있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를 신청하기 전에 속으로 소극적인 내가 과연 다른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 수 있을까? 영어회회실력이 부족한데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을까? 라는 수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다. 그냥 부딪혀보자!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큰 변화와 성장을 할 수 있을거야!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홀로 도착한 낯선 땅에서 나는 정말로 따뜻한 대우와 소중한 친구들을 얻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다채로운 생각들이 때로는 잘 맞지 않았을 때도 있었지만 서로 조율하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러한 자세들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워크캠프 활동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고마운 시간들이다. 러시아의 문화, 터키의 문화, 독일의 문화, 스페인의 문화, 대만의 문화, 그리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렇게 빠른시일내에 깊이 느껴볼 수 있는 활동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워크캠프를 갈 수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의 추억들이 그리워진다. 멀리 떨어져있어도 나의 친구들 마샤엘라, 하비에르, 하칸, 에밀리, 푸이, 마리아, 데니스가 행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