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예상 밖의 아이슬란드, 새로운 나를 만나다

작성자 김소희
아이슬란드 WF28 · 환경/농업 2015. 12 Hveragerði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꼭 아이슬란드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빙하와 화산으로 유명한 나라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아주 착하고 따뜻한 나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자 신분으로 돌아다니기는 싫었기 때문에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고, 수도에서도 떨어져 있는 이 워크캠프가 저에게 아주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린하우스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았으며 무엇보다 그 센터의 분들께 여유롭고 너그러운 '아이슬란딕'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후기가 제 선택을 도왔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전통 선물을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한인마트에서 호떡믹스를 사서 준비했고, 다른 후기들을 꼼꼼히 읽으며 준비물을 체크했습니다.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감을 잠을 수 없었던 게 제일 곤란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직접 경험한 워크캠프는 생각과 전혀 달랐습니다. 앞 팀으로부터 차잎자르기나 토마토 줄기자르기 등에 대해 들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까 아예 다른 일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치킨하우스(닭장?닭집?)를 전체적으로 다 청소했고 다음 날에는 얼음땅을 팠습니다. 물론 양이 많은 건 아니지만 당황스러웠습니다. 세번째 날이 되서야 그린 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힘들지는 않았지만 겨울이라 싱싱한 토마토를 보지 못한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그린하우스를 관리해주시는 분이 친절하고 호탕해서 재미있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어서 쳐다보고 있으면 농담을 하면서 알려주고, 말을 타고 싶다고 했더니 바로 다음 날 약속을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이 캠프에서는 원한다면 말을 타는 excursion에 참가할 수 있는데 제가 탔던 날은 우박이나 다름없는 눈과 33m/s의 바람이 불어서 말도 휘청거리던 날이라 이 워크캠프를 통틀어 제일 잊지 못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크리스마스 휴일에 대해 미리 공지사항을 받지 못해서 뒤늦게서야 총 2주의 일정 중 1주는 다른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본 캠프에 10일간 있었고 23일에 레이캬비크 화이트하우스에서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및 새해 함께 보내기 캠프에 참가하였습니다. 저희 쪽 인원이 3명밖에 안되었어서 그런지 기존 캠프와는 다른게 시끌벅쩍하고 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함께 캐럴을 부르고 이야기를 하는 이 캠프 또한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번 워크캠프는 제가 기대하거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충족시켜주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 특유의 문화나 정서에 심취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있었고, 산타장식을 하기 위해 창문을 열어놓을 수 있는 이웃에 대한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발길이 어디로 향하든 언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제 스스로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달았습니다. 딱히 무언가를 얻어가지 못해도, 혹은 생각했던 워크캠프활동이 아니었을지라도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그 기대를 대체해줄 수 있는 다른 가치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는 상관없이 우선 아이슬란드에 도착하면 스스로 겸허해지며 아름다움만큼은 실컷 느끼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