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BLESLE, 잊지 못할 나의 여름

작성자 임인영
프랑스 CONCF-040 · 축제/일반 2015. 08 BLESLE

BLES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프랑스어를 전공하던 나는 지금까지 배웠던 프랑스어를 언제 어떻게 써보나 하며 고민하던 차에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그래서 몇날 몇일동안 각각의 캠프에 대해 영어로 나와있는 설명들을 한국어로 번역해가며 나에게 가장 알맞을 것 같은 프로그램을 골라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하기 전에는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여권은 물론 비행기표와 기차표를 미리 사야했고, 침낭과 세면도구, 신발, 옷 등 기본적이지만 캠프 한번 가본적 없고 처음 혼자 해외여행을 떠나는 나에게는 많이 어려웠고 혼자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잘 갈 수 있을지 불안했다. 하지만 그 불안함만큼 설렘도 컸다.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고, 과연 내가 그들 사이에서 어떻게 잘 행동할 수 있을지, 그리고 워크캠프 이후에 내가 얻게될 것들이 궁금했고 동시에 내가 하고싶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길 바랬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15일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평소 음악과 축제를 좋아하던 나는 망설임 없이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를 1지망으로 신청했고 운 좋게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미팅포인트는 마을의 기차역이었다. 파리에서 며칠 여행을 하다가 BLESLE이라는 마을로 기차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환승을 한번 해야했다. 그런데 기차가 연착되어 환승할 기차를 놓쳐서 약속시간이었던 6시가 아닌 8시에 도착하게 되어 지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워크캠프였다.
캠프리더가 나를 지각생이라고 소개하며 다들 모여 있는 곳으로 데려가주었다. 처음 식탁에 둘러앉아서 자기소개를 했다. 영어를 다들 잘하지 않았지만 나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서로 의사소통도 잘 되지 않았고, 서로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틀 정도만 지나면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숙소는 마을에 있는 체육관이었는데 체육관 2층에 마련된 넓은 공간에 매트리스를 깔고 다 같이 자고, 1층에서는 먹고 놀고, 샤워장에서 샤워하는 등 모든 공간을 함께 사용했기 때문에 몸을 부대끼면서 더 빨리 친해지게 되었다. 체육관은 생각보다 아늑해서 낮에는 1층에서 운동을 하고 놀지만 밤에는 2층에서 불을 끄고 함께 누워 영화를 볼 수도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루에 일은 4시간 정도만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함께 독서도 하고, 여러 게임을 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우기도하고, 하이킹도 하고, 마을 산책도 하며 작은 시골 마을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친해졌다. 친해진 마을 주민 집에 놀러가서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들은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나에게 꼭 잘 타게 해주겠다며 마을 어디선가에서 자전거를 구해와 매일 함께 연습하며 도와주기도 하였고, 마을 한 가운데에 계곡이 있어서 마을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점점 말하지 않고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
축제가 가까워질수록 다들 신이 나기도 했고, 모두가 흥이 많기도 해서 축제 준비를 하면서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며 페인트칠을 하고, 포스터와 피켓을 만들고, 바, 화장실, 무대 등을 설치하고 저녁에는 식사를 하다가도 노래를 틀면 다들 춤추고 즐기기 바빴다. 물론 축제기간에는 말할 것도 없이 모두가 정말 신나게 즐기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목에 스태프 목걸이를 걸고 각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맞이하고 여러 음식들과 맥주나 와인 등 음료를 서빙을 해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공연을 하러 온 뮤지션들에게 안내를 하는 등 배웠던 프랑스어를 마음껏 써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축제의 마지막으로 모두 손잡고 앉아서 불꽃놀이를 보며 다들 슬퍼졌다. 축제가 끝났다는 것은 이제 시설들을 철수하기만 하면 헤어질 시간이라는 것이었는데, 다들 믿기지가 않아 현실을 부정했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아 정말 아쉬워했다. 다함께 마을의 가장 높은 언덕에 올라가 누워서 서로에게 롤링 페이퍼를 써주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때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밤에는 그 언덕에서 모두가 핸드폰 불빛을 끄고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서로 서로 팔베개를 해주며 별자리를 보며 추억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헤어질 시간이 되었을 때 각자 나라에서 가져온 선물을 교환하며 정말 미친 듯이 울었다. 서로에게 고마웠다고 포옹하며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겠다며 서로 번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교환하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기차가 눈앞에서 떠날 때까지 울다 헤어졌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를 통해서 프랑스어 실력이 엄청 많이 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의 것을 느끼고, 배우고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워크캠프 기간 동안 각국의 친구들을 만나 생활하며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되며, 어느 면으로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더 이상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소중한 기회를 모든 대학생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