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거북이와 함께한 별빛 2주

작성자 정원재
멕시코 VIVE16.13 · 환경 2016. 08 - 2016. 09 Guayabitos Nayarit Mexico

SEA TURTLES Conservation IV Guayabitos Nayari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항상 봉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고등학생 때도 'kopharmteens'라는 국제 봉사 단체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국내 봉사에만 참여했었다. 마침 지금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이고 해외 봉사는 나의 오랜 꿈이기도 해서 아메리카 지역 워크캠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멕시코의 거북이를 살린다는 흥미로운 내용의 프로그램을 발견해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비행기표는 LA 출발이라 $450 정도였고 출발 전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은 '비'와 '모기'였다. 멕시코는 스콜(squall) 비가 하루에 한 번씩 내린다고 해서 일을 하면서도 비를 피할 수 있는 튼튼한 우비를 준비했고 해변에서 밤을 새며 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 방지 손목 밴드와 뿌리는 약 등을 가져갔다. 이 두 가지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멕시코는 거북이 알을 보양식으로 먹는다. 거북이가 보호종이 된 이후에도 거북이 알은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에 거북이 알과 거북이를 노리는 사람이 많다. 그들로부터 거북이를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주된 일이었다. 거북이는 주로 밤이 되어야 해변으로 올라와 알을 낳기 때문에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밤을 새면서 해변을 순찰 돌고 거북이 알 둥지를 만나면 파서 캠프 내에 안전한 둥지를 새로 만들어 주는 일을 하였다. 인공둥지에서 거북이가 부화하면 아기 거북이들을 해변가에 잘 풀어주는 일도 하였다. 이 일이 가장 보람차고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정말 많은 거북이들을 바닷가에 놓아주었는데 그 중 평균 두 세 마리 정도만 살아남는다고 하였다. 마음이 아프고 다음에 꼭 성인이 되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낮과 주말에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같이 봉사를 하는 친구들과 수영을 하고 과일을 사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 또한 너무 소중하고 평화로웠다. 비도 맞고 온 몸이 모래투성이가 되도록 같이 일을 했던 친구들이라 금방 친해졌고 아직까지도 whatapp을 통해 연락을 하고 지낸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태어나서 꼭 가봐야 할 이색 바닷가 10위에 든다는 'hidden beach'라는 곳인데 너무 아름다워서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밤을 새서 하는 일이라 조금 고될 수 있지만 낮과 주말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하면서 2주를 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정말 보람차고 뜻깊었다.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도 친구들에게 몇날 며칠을 멕시코 이야기만 할 정도로 아직도 너무 큰 추억으로 남아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가장 변화된 것은 멕시코에 대한 인식이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동안 많은 멕시코 친구들을 만났지만 그들마저 멕시코는 위험한 도시라고 했다. 심지어 한창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이라 걱정이 더 컸다. 그러나 멕시코에서의 2주는 나로 하여금 멕시코를 언젠가 한 번은 꼭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생각하게 하였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 거의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멕시코의 해변에 누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던 일과 밤이면 turtle camp 주변을 쿼드 바이크로 돌면서 쏟아지는 것 같은 별을 바라보던 게 생생하다.
두 번째로 변화된 것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다. 평생을 도시에서만 살아서 아무리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들 그것을 체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변했다. 멕시코의 해변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이런 곳을 잘 보존해서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겨우 엄지손가락 두 개만한 아기 거북이들을 해변가에 풀어줄 때 혹시라도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에 걸려 죽지는 않을까, 환경오염이 더 심각해져서 이렇게 멋진 생물을 다시는 못 보지는 않을까 등을 걱정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환경보호에 힘쓰기로 다짐하였고 지금까지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