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시골 마을, 다름 속의 공감

작성자 이보라
독일 ICJA10 · 아동/예술/문화/일반 2016. 07 - 2016. 08 독일

Heavens Rock Spangenberg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확정돠면서 먼저 알아본 것은 혹시나 한국에서 출발하는 친구가 있는지 찾는 일이였다. 소소하게 마련되어있던 참가자들 커뮤니티 내에서 실제로 같은 활동에 참가하는 언니를 만날 수 있었고, 우연치 않게도 거주지가 가까워 출국전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생각보다 워크캠프를 폭 넓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캠프 전후로 여행계획이라던가 언어적인 문제나 캠프지에서 새로 사귀는 친구들과 동행하는 등의 열린 사고를 미리 갖춘채 출국할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영어나 현지어등이 무척이나 약한 상태였기때문에 이동경로를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캠프장에 찾아갔다. 워낙 시골이다보니 찾아가는 것 자체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맵을 통해 모든 경로를 확인 할 수 있을 뿐더러 기차와 전철의 시간 정보가 모두 온라인 상에 있기때문에 현지에 도착해서 누군가를 붙잡고 길을 묻는 일은 없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언어가 약하고 해외에 대한 경험이 적다면 경로의 확인를 수시로하고, 지도를 자주 살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캠프가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매일밤 친구들의 본국을 소개하는 밤을 가졌다. 나와 함께했던 한국인 언니가 한국의 밤을 함께 준비를 했는데, 그때 만들었던 감자전이 아직까지도 아쉽기만 하다. 온라인에서 본 후기를 통해 캠프에서 감자전을 만들면 인기가 많다고 했는데 그 말만 기억하고 감자전을 시도하다가 레시피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망해버렸었다. 워크캠프를 참가하면 내가 그 장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다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 순간이였다. 워크캠프를 가기 전에는 감자전이 인기가 많다고하는 이야기만 들었지, 그 전에 감자전을 어떻게 준비하라는 글은 읽은 기억이 없다. 이런 일 또한 몸소 경험하지 않았으면 깨닫지 못했을 일이라 생각했다. 아직까지도 물을 제대로 빼지 않아 흐물흐물한 감자전이 떡이 된 모습이 머리속에 선명하기만 하다. 난 뒤로 한국의 마트에 가게되면 감자전이나 김치전, 호떡 등등 간편하게 믹스해서 만들수 있는 레트로트 식품들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비록 음식은 망하긴 했어도 한국인의 밤에서 친구들에게 아리랑을 들려준 일은 매우 뿌듯했다. 언니와 유투브를 뒤져가며 아리랑이지만 동시대 대중음악과 접목한 버전들을 찾아 소개하였고, 그 뒤로 친구들이 캠프활동을 하며 아리랑을 입버릇 처럼 부르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는듯 하다. 게대가 당시에는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떠오르기 전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친구들에게 한국음악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던 것이 이후에는 보람차기도 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 캠프를 가서 내가 접한 것들은 상상해온 ‘독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카셀은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었고 캠프에 참가한 친구들과 함께 3주 가량을 시골마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만난 사람들(캠프의 리더들과 식사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절반 이상이 유색인종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들은 타국에서 독일로 온 이주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독일에 정착하여 살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계에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른 문화와 국가, 사회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한국에 태어난 나는 서방국가에 대한 무언가의 로망, 아니면 이상을 갖곤 했다. 수 많은 지역들 중 유럽을 선택했고, 아마 그 선택의 기저에는 ‘유럽을 다녀왔다.’ 라는 말로 경험들을 포장하고자 하는 마음 속 무의식이 어딘가 분명 존재했다. 사람들은 좋은 곳에 가면 좋은 경험, 뜻 깊은 경험을 했을거라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경험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워크캠프를 다녀와서 우리가 무의식 중에하는 문화사대주의적 생각마저 하나의 ‘차별’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선택할 수 없는 것들로부터 차별을 받아온다. 그것들은 국가와 문화, 인종과 성별, 지역과 부의 차이 등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요소로부터 이뤄진다. 물론 하나의 국가에는 그 국가의 문화와 고유의 사회상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양할 것이란 사실을 나는 워크 캠크 이전까지 간과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어쩌면 문화사대주의에서 그려지는 우월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은 그 문화의 특권 계층 혹은 권력 계층을 의미한다 여기게 되었다. 그로인해 어떤 문화가 우월하다는 인식은 그 안에 살아가는 소수의 누군가를 지워버리는 일이 된다.
난 워크 캠프를 다녀와서 내 경험들을 전시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누군가에게 자랑할 것들이 아니었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문화와 민족의 다양성에 대해 견문이 넓어졌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한 단어로 압축하기는 이제 난 한걸음을 내딛었을 뿐이고, 다시금 그런 환경에 놓이지 않는다면 언젠가 잊혀질 무딘 생각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환경에 다시금 놓인다면 나는 다른 것들을 볼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어딘가 가보지 못한 곳을 찾아갔을때 그곳에 대해 아는 것을 찾는게 아니라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려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