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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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다애
이탈리아 CPI03 · 축제/일반 2017. 07 카스텔프란코 에밀라

MONDIALI ANTIRAZZIST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학교에 붙어있는 워크캠프 포스터를 보고 워크캠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평소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많이 다니는데 유럽여행 뿐만 아니라 더 의미있는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서 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하는 설명회를 통해 워크캠프 분야와 하는 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이탈리아라는 아름다운 나라와 축제 분야로 참가하기를 결정하였다. 영어를 자유롭게 잘 하는 편이 아니라 참가 전 캠프에 영문 지원서를 쓸 때 힘들었지만 그래도 번역기의 도움으로 무사히 작성할 수 있었다. 나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 현지 음식이 걱정되지는 않았지만, 캠프 후에 이주 반정도 더 다른 유럽국가를 여행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음식을 많이 준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져가길 정말 잘했던 것 같다. 외국 친구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려주고 싶어서 공기와 약과를 준비했다.공기는 생각보다 곧 잘하고 재밌어했지만 약과는 호불호가 정말 갈렸고 대부분 불호였다.. 덴마크 친구 페트릭의 말로는 샴푸맛이 난다고 어메이징이라고 했다. 그냥 한국과자를 가져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워크캠프를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사상, 여러 생각들을 공유하며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싶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참여한 워크캠프는 이탈리아 볼로냐의 근교 작은 시골마을인 캐스탈 프란코 에밀리아라는 곳에서 열린 체육축제를 지원하는 활동을 했다. 인종 차별에 반대하며 모두가 어울어져 즐기는 체육축제로 축구, 배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했다. 밤에는 콘서트가 열려서 모두들 춤을 추고 음식을 먹으며 즐겼다. 우리는 축제의 편의시설을 준비하고, 축제가 열렸을 때에는 팀을 분배해서 시간별로 분리수거와 청소 등의 일을 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각자 하고싶은 일을 하거나 함께 게임을 하고, 축제에 참여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다들 자기나라의 억양이 섞인 영어를 해서 알아 듣기 힘들고, 적응이 안되고 덥고 힘들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었다. 하지만 우리 워크캠프 팀인 YAP팀의 코디네이터 조나단과 마태오가 이름 외우기 게임, 자기소개 게임, 닌자 게임 등을 통해 우리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 다들 너무 착하고, 친절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는 스페인 친구인 우나이 이다. 캠프에서 서로 같은 나라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그래서 중간에 한국말이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우나이가 나한테 알아들을 수 없는 스페인어로 얘기를 했고 나는 한국말로 대답을 했다. 서로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한국말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우리들은 시간이 남으면 항상 게임을 했는데덴마크 카드게임, 스페인 카드게임, 그리고 한국의 공기를 자주 했다. 생각보다 공기를 어려워하면서도 잘 따라하고 좋아했다. 그래서 우나이와 프랑스친구 플로린에게 마지막으로 선물했고, 우나이는 나에게 자신의 스페인카드를 줬다. 서로 모국어 단어들을 알려주고 어색한 발음으로 따라하고 정말 별 거 아닌 일들이 너무 재밌었다. 마지막 밤에는 모두 모여서 가장맛있는 음식을 먹고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밤새도록이야기했는데 이 밤이 지나면 각자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잠자기가 너무 싫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갔는데 방방이 있어서 방방을 타고 지쳐 누워서 하늘을 봤는데 하늘이 너무 깨끗해서 별이 엄청 많았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 자리를 봤다.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엔 정말 눈물이 나고 진심으로 다시 꼭 만나고 싶었다. 짧은 사이에 정이 너무 많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모두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 슬펐다. 가장 마지막으로 헤어진 친구가 버스에서 자신의 소원은 우리가 다시 만나는 것이라 했을 때 내 소원도 같아졌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우리는 각자 일상으로 돌아 갔고 멀리 떨어져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페이스북과 인스타로 근황을 간간히 알 수 있고, 특히 친했던 친구들과는 지금도 페이스북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연락하고 있다. 11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정말많은 추억이 생겼고, 언어는 다르지만 통하는 친구가 생겼으며 혼자 힘든 일을 헤쳐나가는 힘이 더 강해진 것 같다. 그리고 더욱 긍정적인 마인드를 배웠다. 외국 친구들은 항상 긍정적인말만 나에게 해주었다. 퍼펙트를 입에 달고 살았으며, 우리들은 오글거린다고 안 할 법한 듣기 좋은 말들을 진심으로 해주고, 항상 웃었다. 내가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난 것 같다. 그리고 얍의 코디네이터들은 정말 아빠같이 챙겨줬다. 걱정했던 팀의 균열과 의견 충돌도 없고 좋은일들만 많아서 좋은 기억만 남았다. 물론 무거운 분리수거통을 나르고 덥고 생각보다 너무 시골이라 열악한 환경에서 지낸 것은 힘들었지만 그것 마저 지나고 나니 좋은 추억인 것 같다. 워크캠프를 한 건 정말 큰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