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기타큐슈, 아이들과 함께 웃었던 2주

작성자 김다윤
일본 NICE-17-093 · 아동 2017. 08 기타큐슈

Kitakyushu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에 일본에서 열린 다른 워크캠프에 참여했을 때 정말 좋은 기억만 가지고 돌아와서 다른 워크캠프에도 참여하고 싶어 알아보게 되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나에게 '자연 속에서 일본 아이들과 교류'라고 적힌 키타큐슈 워크캠프의 설명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워크캠프 합격을 받고 워크캠프 앞, 뒤로의 일정을 정리한 뒤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출발하기 3주 전 드디어 인포짓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포짓을 받고도 대체 이 캠프가 어떻게 진행될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묵게 되는 곳은 어떤 곳인지, 세탁이 가능한지 등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어린이 캠프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몇 명이 캠프에 오는지 조차도 적혀있지 않았다. 아이들을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달라는 말에 한국 과자 몇 가지와 공기놀이, 동요와 율동 정도를 준비해갔지만 캠프 중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시간은 따로 주어지지 않았고 자유시간, 쉬는 시간 등에 간간히 같이 노래를 듣고 공기놀이를 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아이들이 워크캠프 멤버를 통해 국제교류를 간접적으로 체험해주기를 바랐는데 이미 스케줄이 정해져있었고 그 중에 '국제교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던 점이 아쉽다. 또 스케줄 설명, 회의 등이 전부 일본어였던 점도 아쉬웠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이 워크캠프는 Upple이라는 단체에서 주관하는 아이들을 위한 '미라이고(미래호) 캠프'를 준비하고, 참가하고, 마무리를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미래호 캠프'는 약 일주일 정도 진행되며 Upple멤버와 워크캠프 멤버는 '미라이고'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모여 여러가지 준비를 하게 된다.
우선 첫 날 고쿠라역에서 Upple멤버들, 워크캠프 멤버들을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뒤 고쿠라 시내 근처에서 오리엔테이션 겸 환영식을 했다. 앞으로 2주간 어떤 스케줄로 움직이게 되는지를 살피고 Upple멤버들이 준비해준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히라오다이 자연의 집'으로 향했다.
'히라오다이 자연의 집'은 주위에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정말 자연 속에 있는 캠프장 같은 시설이다. 마침 첫 날 비가 왔는데 여기저기 물이 새기도 했고, 여기저기에서 벌레가 나와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일상생활과 전혀 다른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기대감에 두근두근거리며 잠을 청했던 기억이 난다. 있을 건 다 있었고 위생 등에 그렇게 예민한 편이 아니라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별로 없었다.
다음 날, 워크캠프 멤버끼리 앞으로 워크캠프를 위해서 어떤 목표를 가지면 좋을지, 다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왔는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에 '미래호 캠프'에서 사용하게 될 주변 시설들을 방문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워크가 시작되었다. 그룹을 나누어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의 잡초 뽑기, 실내 욕실 청소, 주방 정리, 다다미 말리기, 장작 만들기 등을 했다. 무더운 날씨에 벌레에 물리지 않으려고 긴팔, 긴바지를 입고 하다보니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정말 태어나서 처음해보는 일 투성이라 그저 새롭고 즐거운 기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래호 캠프'가 시작되었고 드디어 기다리던 30여명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금방 말을 트고 친해졌다. 아이스브레이킹, 숨박꼭질 등을 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캠프에서 지켜야 할 규칙 등을 정했다. 아이들은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고, 반짝반짝 빛나는 햇빛 아래에서 마음껏 소리지르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절로 행복해졌다. 올 해 캠프의 테마 '함께 살아가자'에 맞춰 이틀 정도 전기, 수도, 가스가 끊긴 상황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직접 불을 피워서 밥을 짓고, 미션을 통해서 식재료를 구하고, 자기들이 잘 곳을 스스로 정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스텝들에게 있어서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가 막 끝났을 때는 너무 심신이 지친 상태여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Upple의 운영방식에 불만을 느끼기도 했고, 내 스스로 '왜 이렇게 날이 서있을까'하고 반성하게 되는 순간들도 많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캠프가 끝나고 나서 몇 주 동안 아이들이 계속 꿈에 나왔다. 정말 보고싶어져서 나도 모르게 사진첩을 열게 되는 날들이 계속 이어졌다. 워크캠프가 끝나고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받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무엇이든 스스로 하고,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캠프의 목적이었는데 나 역시 그 점에서 많이 배우게 되었다. 결코 편하다고 할 수 없는 빡빡한 일정과 환경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가스, 수도,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천진난만했고 귀여웠으며 긍정적이었다. 어른이 되고나서 많이 잊어버렸던 감정들을 이 캠프를 통해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