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오스트리아, 자유를 넘어선 성장의 기억
Partycipati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에 우연히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텝 생활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외국 친구들을 사귀며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통하는 법을 배웠다. 스텝 생활이 끝난 이후에 또다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세계 친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자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에 있을 때 친구들은 나의 영어 실력보다 나 그 자체를 봐주었지만, 가끔은 짤막한 영어 실력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답답한 적이 많았다. 그리고 영어 실력이 높을수록 캠프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글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기에 다른 준비보다도 영어 회화를 많이 연습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영어를 조금이라도 준비해가 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참여하는 캠프는 함께 아이디어를 내며 축제를 만들어가는 캠프였기 때문에 서로의 팀워크와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했다. 만약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면 답답한 점이 많았을 것 같다. 그리고 다른 후기도 꼼꼼히 읽어보며 한국을 알릴 반크 엽서, 호떡 믹스 등을 준비해 갔지만 나 말고 다른 친구들은 아무것도 준비해오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작은 마을의 축제를 도우러 오는 사람은 정말 많았다. 그곳의 지역주민, 개인 봉사자들, 워크캠프가 아닌 다른 캠프를 통해 봉사를 온 친구들.. 10명 내외의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다른 캠프와 달리 이곳에서는 약 40명의 친구들이 함께 일했다. 물론 나이도 직업도 성향도 모두가 제각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서로를 존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온 Gui 라는 친구는 자유롭다 못해 가끔씩 옷을 모두 벗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처음에는 너무 자유로운 모습에 놀라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는 Gui 가 소감을 말하다 40명 앞에서 옷을 갑자기 벗어도 너무 자연스럽기만 했다. 또 일주일에 두 번 주어지는 자유시간에는 친구들과 시내로 놀러나갔는데 캠프장에서 기차역까지는 40분을 걸어야 했다. 그늘 하나 없는 도로를 걷다가 중국 친구 Louisa 가 히치하이킹을 제안했고 모두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손을 들었다. 그리고 손을 들기가 무섭게 차가 우리 앞에 섰다. 차를 운전하시는 할아버지는 근처 마을에 사신다고 하셨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시내 근처 역까지 태워다 주셨고 덕분에 10분 만에 시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들 차에서 내리자마자 생애 첫 히치하이킹에 성공한 것에 기뻐했고 서로를 껴안으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그 이후로 히치하이킹에 맛 들인 우리는 자유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히치하이킹에 도전했고 손을 드는 순간 차가 멈추는 놀라운 경험을 하며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캠프에서 배운 점은 수도 없이 많지만 한 가지를 뽑자면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하고 싶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럽에 도착했던 날, 길을 걷다가 키 큰 서양인이 고의로 나를 밀치고 가면서 나는 처음으로 인종차별이란 것을 당했다. 그 이후로 그곳의 사람들이 모두 무서웠고 가게 직원들은 나에게만 불친절해 보였다. 첫날부터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고 나니 기대에 부풀어 캠프를 신청했던 날과 달리 3주 동안 텐트 안에서 지내며 쌀, 고기, 우유는 나오지도 않는 식단을 3주 동안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유럽 악센트가 심한 영어는 알아듣기도 힘들었다. 특히 스페인에서 온 Gonzalo 는 내 영어 발음을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했고 내가 영어를 할 때마다 표정을 구겨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걱정까지 들었다. 속상한 마음에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놨더니 친구는 '너, 그렇게 사람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그냥 너에게 다가가기 힘든 걸수도 있잖아.'라는 충고를 해주었다. 그때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용기 내어 Gon에게 다가갔다. Gon은 그냥 온라인 게임을 사랑하는 내 또래 남자애였고 우리는 온라인 게임(오버워치) 얘기를 하며 급격히 친해졌다. 만약 내가 '쟤는 나를 싫어해'라고 판단 내렸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편견 없는 마음가짐은 워크캠프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열쇠라는 것을 몸소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