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쳇바퀴 탈출의 시작

작성자 박윤민
아이슬란드 WF02 · 환경/도색 2018. 01 - 2018. 02 아이슬란드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한창 탈출구를 찾고 있을 무렵이었다.
쳇바퀴에 갇힌 햄스터마냥 내 딴에는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한 자리에 머무르는 듯한 느낌.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해 도미노처럼 안 좋은 것들이 내게 딸려왔다.
말하자면 나는 여유가 없었다. 나를 돌보지 못 하니 어느샌가 건강은 동이 나있었고, 주위 또한 챙길 수 없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매년, 아니 매 달 꿈노트를 작성하던 내가 어느샌가 그저 일상을 살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얼마나 자괴감에 빠져있었는지 모른다.
무의미하게 학교 홈페이지를 기웃대던 날이었다. 그때 나는 워크캠프를 보게 됐다.
수능을 끝내고 나서 처음으로 해외로 나갔을 때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 다른 일상 속에서 찾았던 소소한 행복들, 사소한 순간들이 다시금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곧바로 지원서를 다운 받았다. 2학년 2학기 중 그만큼 가슴 설렌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공지사항에 올라 온 다른 해외 프로그램보다 눈에 띄었던 이유는 아마도... 예측할 수 없어서.
누구를 만날지도 모르고 또 내가 누구와 함께 한국에서 출발할 지도 모르고 내가 어떤 생활을 하게 될 지도 도저히 예측이 안 되었기 때문에.
- 물론 검색을 통해 웬만하면 자세한 후기를 볼 수 있지만 처음 마주했던 워크캠프의 인상은 그랬다.

대단하게 동기를 풀어냈지만 요약하자면 삶의 환기를 바랐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서 :)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를 하게 되면 투어를 하게 된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한 친구들도 투어를 했다고 한다.
우리는 처음 만난 날 투어를 하게 됐는데 처음 마주한 아이슬란드는 그 위용을 나타내 듯, 내가 머물렀던 2주 중 가장 추운 날을 선사했다.
왜 어려움을 함께 하면 돈독해진다고 (추위를 어려움이라 말하기에는 조금 웃기지만) 첫날부터 우리는 베스트 팀이라며 고슴도치마냥 모든 일정을 함께 했고 선택이 주어졌던 마지막 장소까지도 함께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랄 것도 없이 지금 작성하는 이 순간엔 사소한 일상 조차도 특별하게 느껴져서 모든 것을 쓰려면 너무 길어질 것 같다.
현지 활동은 환경... 농사에 가깝다. 허브 티를 위해 허브를 부신다든지, 화분에 흙을 담는다든지, 땅을 고르게 하는 작업을 한다든지 하는 것들.
마지막 날 처음 우리가 만들었던 테이블 위를 빼곡히 가득 채운 화분들을 보고 얼마나 뿌듯했는지!
일은 어렵지 않았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때마다 했던 게임들이나 (각 나라 말로 단어를 말하면 그게 무엇인지 맞추는 게임 등) 나눴던 이야기 (대부분이 각 나라에 관한 것이었다), 노래들 덕에 그마저도 재밌게 보냈다.
내가 그리운 일상들은 잠 자기 전 영화 보던 것, 매일 같이 과자 사러 보너스를 가던 것, 가는 와중에 눈싸움을 하던 것, 센터에서 삼시세끼는 물론 간식까지 나와서 음식을 잘 하지는 않았지만 음식을 함께 만들던 것 등이 그립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 부분을 보고 계시는 분은 아마도 이 캠프에 합격하신 분이겠죠?
먼저 축하합니다 ! 즐거운 흐베르가르디 생활 보내세요 :)
사실 저는 워크캠프를 끝내고 레이캬비크에서 딱 하루 머물렀는데 그때 마주했던 레이캬비크는 너무나도 새롭더라구요. 사실 도시 생활을 좋아하는 저는 그게 조금(정말 조금이에요!) 아쉬웠지만 흐베르가르디라서 좋았던 점이 더 많아요.
오로라를 숙소 바로 뒤 편으로 보러간다든가, 과자 하나를 사러 가도 다 같이 간다든가. 아 물론 이건 팀원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도시가 아니라서 제한되는 것이 있는 만큼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또 그래서 특별하게 기억 될 순간순간들이 많거든요.
혹시 이 부분만 읽고 계신다면 맨 위에 제가 어떻게 글을 작성했는지 글의 분위기를 한 번 봐주시겠어요? 문체가 다르기도 하지만 분위기가 참 많이 다를 거예요.
전 이 부분을 되게 기분 좋게 쓰고 있거든요 :)
흐베르가르디의 수영장은 비키니나 올인원?만(보통 수영장에서 강습 들으시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착용하시는) 착용이 가능하니 이 점 유의하시고
또... 방문록을 확인해보세요! 제가 쓴 글도 찾아보시고요!
친구들이 호떡을 굉장히 좋아하니 호떡, 새콤달콤 등등... 추억이 될 물품도 여유가 된다면 챙기시는 것을 추천해요!
채식이라고 살 빠질 것을 기대하신다면 간식 챙겨먹지 마시구요XD
저는 아직도 센터의 채식이 그리워요. 사실 빵하고 버터, 파프리카 위의 치즈, 한 번 나왔던 맛있는 아이스크림, 초콜릿 퐁듀, 아보카도, 과일 등이 그리워요.
채식 걱정하지 마시라고 적은 거예요. 생각보다 너무나도 좋은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이 워크캠프에 배정받으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진 설명>
1. 땅 고르게 하는 작업 중에 찍은 사진
2. 첫날 투어 중 찍은 사진
3. 1인 1실! 마지막 날 찍은 제 방 사진이에요.
4. 보이는 작업들이 모두 저희가 한 거예요. 테이블, 위에 구불진 선?도 저희가 묶은 거예요!
5. 숙소에 종종 나타나는 아인슈타인! 너무 귀찮게 하면 무니까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