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핀란드, 슬럼프를 딛고 찾은 여름

작성자 문소현
핀란드 ALLI07 · 아동 2018. 06 핀란드

Kids 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나중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과 함께 여러 문제로 큰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휴식을 취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고자 휴학을 결심했고, 별다른 계획없이 쉬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다가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던 워크 캠프가 생각이 났다.
혼자서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지만, 돈도 걱정도 앞서는 나에게 워크캠프는 좋은 핑계거리로 작용했다. 별다른 진지한 고민이 아니라 여름을 싫어하기 때문에 조금은 시원한 나라로, 그리고 그토록 고민하고 있는 내 전공과 비슷한 아동과 관련된 워크캠프를 고르다보니 핀란드의 'kids camp'를 가게 되었다.
각 나라별(거의 개인별이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워크샵을 준비하라는 인포싯의 내용에 거창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에 나는 내 마음의 여유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지만 한국의 전통놀이중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기놀이, 실뜨기, 땅따먹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메모하고 준비해갔다.
또 워크캠프 프리스쿨에서 힌트를 얻어, 동료 봉사자들과 함께 해먹을 수 있는 호떡믹스, 불고기양념, 한국과자들, 컵라면 여러개를 챙겨 갔었다.
실제는 좋은면도 나쁜면도 상상과는 많이 달랐다. (상상 이상이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활동은 크게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로 나누어지며, 사실상 완전한 분리란 어렵지만 쉬고 싶다면 자신의 근무시간 이후와 이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활동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과 아이들을 위한 노동(빨래, 아침식사&저녁간식 만들기와 후설거지, 청소 등)으로 크게 나뉘며 이것들이 끝난 이후 우리는 같이 사우나에 가서 이야기를 하고 수영도 하고 씻고 잠에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이번년도 캠프에서는 우리 재량에 맡겨져 거의 모든 것을 우리가 계획했는데, 크게 각 나라 또는 내가 하고 싶은 내용의 워크샵과 단체로 할 수 있는 게임들 또는 스포츠 그리고 사우나&수영 으로 나누어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일은 워크캠프를 통해 온 봉사자들과, 유럽의 1년간 여행과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온 봉사자들과 핀란드에서 아르바이트로 온 사람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체계적인 구조는 찾기 힘들지만 반면에 아이들에게 최대한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봉사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영어고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해야만 하는 캠프이므로 영어는 잘할 수록 편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대학교의 전공 특성상 실습을 나가서 만나는 한국의 아이들도 그렇듯, 핀란드의 아이들도 말이 거의 통하지 않았을지라도 정말 예뻤다. 봉사자들은 서로의 문화권이거나 같은 나라의 사람을 조금은 더 편하게 여겼지만(물론 나도 그랬다)모두 개방된 마음으로 모두를 받아주었다.
하지만 같은 나라사람 심지어 같은 학교의 사람과 일하는 것도 힘이 들듯, 모두 다른 배경의 다른 나이의 다른 열댓명의 사람과 하나의 프로젝트를 해낸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았고, 생각만큼 낭만적이지도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시간을 보내는 것과, 그 시간을 위해 하는 노력들(청소, 설거지 등등의 잡무) 등 우리가 하고 싶고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들 사이에서 각 봉사자들은 나름의 기준을 세워 일을 했고, 그 기준은 때때로 부딪쳤다.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모든 개인이 달랐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말이 통한다고 할지라도 오해가 생기지만, 모두 영어권 국가가 아니었던 봉사자들 사이에서의 완벽한 의사소통이란 없었고 각자 얼마나 더 상대방과 소통하고 싶냐하는 마음에 따라 의사소통의 정도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 점이 캠프에서 나에게 크게 와닿았고, 생각보다 내가 한국어에 능통한 한국인이라는 점이 바로 아이들에게 큰 매력이 될 수있으며 워크샵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핀란드의 유명한 사우나 안에서 서로 그 뜨거움을 버티면서 참 많은 속깊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는 것을, 내 마음을 언어로 전부다 전달할 수는 없지만, 전달하려는 그 마음은 전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참 사랑스러운 사람들이었고, 2주간 아프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고 새벽 배꼽빠지게 웃기도 했고, 헤어짐이 아쉬워서 울기도 했고, 서로를 위해 애써준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기도 했다.

사람 사는 곳이라 다 그런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