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삽질과 우정 사이, 헤르베니 3주

작성자 김영하
체코 SDA 203 · 보수 2018. 07 헤르베니

Hartenberg Cast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평소 유럽 예쁜 건축물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이번 보수 활동을 통해 동유럽 건축물들을 더 가까이 보고 싶었고 경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배정받게 된 프로그램은 성곽보수였다. 사실 외국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고 홀로 떠나는 것이라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참가 전에 딱히 준비했던 것은 없었다. 미리 준비를 하기보다는 직접 가서 부딪혀보고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하고, 다른 문화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성곽 보수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무너진 성곽을 새로 짓고,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 활동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가서 했던 것은 생각과는 달라 당황스러웠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그 곳에 가서 우리가 맡았던 것은 예상과는 달리 성곽 앞에 있는 땅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새로 가꾸는 것이었다. 성곽 보수와 페인트를 칠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날씨도 덥고 오랜 시간동안 밖에 있으니 처음에는 불만도 정말 많았다. 그러나 일이 힘들수록 같이 활동한 멤버들이랑 더욱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활동하면서 제일 친해진 것은 중국인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이랑은 같이 일하면서 의지도 많이 했고 일할 때 같이 요령을 피우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는 프랑스에서 온 Mari라는 친구였다. 처음 만난 것은 미팅 포인트에 가기 전 기차역이었다.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이번이 4번째 활동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활동하고 유럽에 오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긴장이 된다고 말했는데, 이 친구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지난 번에 참여했던 프로그램에 대해 말해주었다. 실제 활동을 하면서도 이 친구는 베테랑답게 능숙히 일을 했고,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보수 봉사활동의 담당자이자 지역 주민이던 Bacja는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항상 봉사 할 때마다 와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었고 우리가 필요한 게 있으면 그날 그날 마트에서 구입을 해주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일 자체는 팀원들 모두 불만족스러워했다. 매일 같은 삽질과 곡괭이질을 하루 5시간씩 하는 것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매주 활동 회의 때마다 피드백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어 실망스러운 점이 많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보다 팀원들 모두가 같이 3주 동안 낙오자 없이 활동을 마쳤다는 것이다. 오히려 어려움 속에서 더욱 뭉쳤고 일과 후에 주어지는 쉬는 시간을 더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내가 느낀 점은 목표 설정의 중요성이다. 피드백 때 나온 얘기인데 일을 할 때 아무런 목표량도 정해놓지 않고 하루 5시간만 채우는 데 급급하니 금방 지치고 흥미를 잃는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그 말이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가 활동을 할 때 목표량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을 다 끝내면 일을 멈출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거기서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들을 맛 볼 수 있었다. 같이 생활했던 친구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낯선 곳에서 3주 동안 생활하면서 나름대로의 적응력도 키우고 보람찬 방학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