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빙하 위 아이들과 웃음꽃 피운 여름

작성자 이예슬
그린란드 MS06 · 아동/문화 2018. 07 - 2018. 08 그린란드

Camp West Green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평소 워크캠프에 대해 다른 나라에 가서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더 나은 사회, 또 세상을 만들기 위해 봉사하는 활동으로 생각하며 워크캠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지원 비용이 필요했기에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워크캠프 얼리버드의 기회를 발견하고 지체 없이 신청했습니다. 그린란드 워크캠프 선정 이유는 물론 아이들과 보내는 여름캠프라는 주제도 있었지만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흔하게 방문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린란드라는 곳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그곳엔 어떤 문화가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또 자연환경은 어떤지 가서 경험해보고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저희 팀의 임무는 빠미웃이라는 지역의 아이들에게 즐거운 여름캠프를 선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방학 동안 알차게 보낼 활동거리가 없는 동네의 아이들에게 새롭고 신나는 게임과 창의적 만들기 활동 등은 그들의 눈을 반짝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처음엔 그린란드어 또는 덴마크어만 하던 아이들과 띄엄띄엄 소통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주고 잘 따라와 줘서 처음보다 훨씬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도 가까워져 어떤 아이의 생일파티에 초대되기도 하고(난생처음 고래 가죽과 물범 말린 것을 먹어봤습니다!), 어느 부부의 결혼식에 초대되기도 하는, 정말 진정으로 그 사회에 물들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빠미웃의 사회활동가 "크눗"이라는 분은 우리가 그 마을에서 여름캠프를 진행하는 것에 정말 큰 감사를 표하며 주말마다 있는 지역 주민 모두를 초대하는 저녁 활동에 매주 참가하였고, 정말 다방면으로 성심성의껏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어느 축제 저녁에 아이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솜사탕 기계를 구했고, 또 크눗의 단체에서 우리 대신 피크닉 데이를 주최하여 아이들과 지역주민들 모두 호숫가에 가서 바비큐, 뱃놀이 등을 즐기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 지역을 도와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도움 그리고 정을 주고받으며 더욱 뜻깊은 워크캠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짜인 스케줄에 맞춰 활동하는 게 아닌 봉사자들이 팀을 나누어 직접 한 주의 활동을 계획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많은 주도적인 진행과 책임감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람도 있었기에 결코 힘들기만 한 캠프는 아니었습니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세상 저편의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의 학대와 음주에 노출되어 살아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그의 영향으로 폭력적인 성향을 띠며 또 돌봄을 받지 못한 것이 보여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보면 어떻게 우리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길을 걷는 중에도 우리 팀원을 보면 저 멀리서부터 이름을 부르며 달려와 크게 안아주곤 했고 저는 그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사실 워크캠프 기간 동안 크고 작은 사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처음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발할 때, 비행기가 중간 행선지에 착륙이 불가하여 다른 지역에 착륙했는데 또 마침 체크인 한 짐들이 출발지에서 비행기에 실려있지 않아 아무것도 없이 다음날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지역에서 만 하루를 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팀원 중 한 명이 말없이 주말에 여행을 떠나 남은 팀원들이 그 친구가 실종되었다고 판단해 수색에 나섰던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상황은 항공사, 캠프 단체 측, 그리고 지역 경찰 등의 적절한 대처로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당황스럽고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함께 헤쳐나가며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던 팀원들과의 관계에 감사했습니다. 새롭게 워크캠프를 떠나는 분들은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실제 상황에서 너무 당황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빠미웃의 여름은 생각보다 따뜻했습니다. 덕분에 쉬는 날에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드넓은 대지로 하이킹을 갈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밤에 예상하지 못했던 백야를 겪었지만 하루하루의 피로는 우리를 그것에 개의치 않게 해주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백야로 인해 꿈꿔왔던 오로라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닿는 대로 떠난 여정에서 본 빙하들로 충분히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번 그린란드 워크캠프가 저에게 있어 제 인생에서 또 한 번 그린란드 방문을 고려해보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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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gmara Wojtanowicz/ www.dagmarawojtanowicz.pl (@_d_a_g_a_w) (https://www.instagram.com/_d_a_g_a_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