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인생샷을 찍다

작성자 유현정
아이슬란드 SEEDS 121 · 예술/문화 2018. 09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PHOTOGRAPHY and AURORA HUNTING IN SEPTEMBER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유럽으로 여행이 너무 가고 싶었고 유럽 여행을 혼자 가는 것 보다 다른 외국인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의미있고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진행되는 워크캠프 목록 중 내 눈에 띈 국가는 스위스와 아이슬란드였다. 두 나라 모두 아름다운 자연으로 유명하고 특히 아이슬란드 워크캠프 주제가 오로라 헌팅과 사진 찍기라는 것에 매우 끌렸다. 오로라는 사진으로나 텔레비전 방송으로만 접해봤는데 이번 기회에 직접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일석이조로 사진 찍는 법도 배운다니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워크캠프에 합격한 후 SEEDS 측에서 메일로 인포싯을 첨부해서 보내줬다. 이 인포싯을 읽는 것이 참가 준비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참가한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다른 워크캠프와는 성격이 달랐다. 주제가 photography였기 때문에 사진에 대한 워크숍을 들으며 이론을 익히고 각자 dslr을 가지고 다니면서 아이슬란드 사진을 찍는 것이 주된 활동이어서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내가 제일 걱정한 것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과 함께 열흘을 지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었다. 스위스, 이탈리아, 러시아, 스페인, 홍콩 등 국적이 다양했다. 서로 말이 안 통하는데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성격이 외향적이고 활달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 이틀은 정말 힘들었다. 더군다나 2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아니면 갑자기 먹는 음식이 바뀌어서 그런지 속이 뒤집어져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몸도 아프고 다른 참가자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해서 워크캠프 마지막날까지 어떻게 버틸지 너무 막막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져 있었고 특히 같은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홍콩에서 온 아만다와 많이 친해졌다. 스페인에서 온 캠프 리더 산드라 역시 매우 친절했고 편하게 대해줬다. 워크숍이 없는 날엔 자유시간이라서 참가자들과 함께 시내 구경을 가거나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또는 SEEDS 측에 돈을 내면 저렴한 가격으로 excursion을 갈 수 있다. 나는 아이슬란드의 유명한 관광 코스인 golden circle과 자연이 매우 아름답다는 south shore를 신청했다. 두 코스 모두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들이 펼쳐진다. 나도 모르게 '아이슬란드는 참 복 받은 나라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귀국 후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오로라이다. 오로라를 보려면 운이 매우 좋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이틀이나 연속으로 강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사진으로나 텔레비전 화면 상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아름다웠다. 하늘에서 커튼처럼 넘실거리는 오로라를 보면서 다 함께 '와우'를 난발했다. 재밌기도 힘들기도 했던 워크캠프가 끝나고 마지막 날에 참가자들과 이별할 때는 그새 정이 들었는지 너무 아쉽고 슬펐다. 다음날 새벽 비행기라서 공항 가는 버스 막차 시간까지 짐을 끌고 다녀야했던 나에게 너무 고맙게도 스위스에서 온 두 친구 엠마와 비앙카가 많은 도움을 줬다. 외국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워크캠프에 참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를 통해서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간 것 같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포용력이 커지고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는 않더라도 마음만 열면 얼마든지 우정을 쌓을 수 있고 문화가 다르긴 하지만 함께 수다를 떨다 보면 그래도 다 똑같은 또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낯선 문화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워크캠프를 통해 그 두려움이 조금 허물어졌고 어딜가도 잘 적응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막연한 자신감까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