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의 시간 여행

작성자 윤하현
인도네시아 DJ-2407 · 보수/교육/문화 2025. 01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WORLD HERITAGE 3 (전남대)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SDGs와 함께 국제기구 진출에 관심이 많아 현지 환경을 피부로 느끼는 경험이 절실히 필요했다. 단순히 봉사활동과 해외 방문이 아닌 진정한 '로컬'을 '다국적'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히나 매력적이었다. SDGs를 해결을 위한 여러 방법 중 현지에 직접 가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한 후 개발을 도운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종교, 의식주, 지정학적인 특성을 포함한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지대한 영향을 주고 우리 자신을 형성한다. 다국적 사람들과 활동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얻게 될 좋은 소스와 의견 차이,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결국 내가 세상을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이 자명하였다. 국제 무대를 꿈꾸는 청년에게 이 기회는 꽤나 절실히 필요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꽤나 여행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동남아, 특히나 인도네시아는 내게 익숙치 않은 곳이었다. 무질서하고 경직된 태도만이 관계의 우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던 여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공항에서부터 나에게 너무 친절한 국가였다. 비가 많이 와서 우산이 없던 내게 옆에 있던 모두가 우산을 빌려주고 호텔의 위치를 함께 보며 길을 안내해주고 인력거를 무상으로 태워주려고 했다. 외국인을 쉽게 보지 못하는 이곳 사람들에게 나는 운이 좋게도 환영받는 외국인이었다.
홈스테이는 생각 보다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다. 실내 온도 36도에 육박했지만,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따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봉사자와 함께 붙어 자야만 했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고 대야에 물을 퍼서 씻어야 하는 구조였으며 때때로 대야에 벌레 사체가 둥둥 떠 있기도 했다. 방바닥에는 우글거리는 개미 떼와 벽에 붙은 수많은 도마뱀을 보며 국제 워크 캠프가 원망스럽기도 했다.음식이 맞지 않았음에도 자율적으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선택권이 있은을 줄 알았지만 그것 역시 없었다. 컨디셔 난조로 생활했던 것 같다. 봉사자들의 안전과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위하여 조금 더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졌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있다.

세우 사원에서 일을 하였다. 프람바난은 자주 들어봤겠지만 바로 옆에 있을지라도 세우 사원은 생소한 곳이다.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로 무너진 석탑들을 손수 복구하는 봉사였다. 브러쉬로 일일이 이끼를 제거하고 돌을 닦아야했다. 무너진 세우 사원의 돌을 닦고 이끼를 제거하고 다시 쌓는 무한한 과정일지라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치지 않았다. 내일이 되면 다시 무너져있을지라도 다시 쌓을 만큼 소중한 문화재이고 내 손으로 역사를 쌓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가치 있는 일이지 않냐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봉사 현장과 사람들의 심리는 내게 엄청난 인사이트를 주었고 밤마다 종이와 연필을 들고 사유할 수 있게 하는 촉발제의 역할을 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것의 가치를 믿고 있는 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존재한다는 것임을, 무너지면 다시 쌓으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아, 정말 흔치 않은 경험일테니 덧붙이자면, 간단한 인터뷰인 줄 알고 응했다가 인도네시아 토크쇼에 참여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데뷔를 한 셈이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과학의 발전에 무게 추를 두고 가속화되고 있는 급급한 이 세대에 진정 필요한 것은 역사와 전통에 대한 보존과 강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나 기관 측에서 원하는 멋진 대답은 아닐 테지만 나는 이곳에 생활하면서 역사를 보았다.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과 거리의 풍경, 순수한 사람들과 이곳 생활 방식은 한국의 70, 80년대를 생각하게 했다. 우리나라가 걸어온 길이라고 생각하니 이 국가의 발전에 함께 하고 싶었다. 문화유산 보존 활동 봉사를 위해 갔지만, 그곳에 가서 문화유산에 편성된 인도네시아 예산을 파악하고 세계 곳곳에서 봉사단원들을 리크루트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찾아본 계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의 SDGs 목표 중 일자리 해결과 관련된 목표를 내 안에 심어준 시발점이 되었다.
봉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감히 첨언해보자면 봉사활동은 봉사 정신으로 귀결되어서는 아니 된다. 봉사 현장뿐만 아니라 국가의 전반적인 문제들을 찾아볼 수 있는 적극성과 이를 관통할 수 있는 시야를 갖고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봉사활동의 범주와 깊이의 폭을 넓히는 그것이야말로 진정 봉사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사유하고 부검하며 발전의 방식을 모색하는 자세를 지녀야 어떤 유형의 봉사든지 간에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
너무나 길게 돌아온 결론이다. 누군가가 다시 이곳에 가겠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기꺼이 또 응하겠다. 단순히 환대받은 경험이 있는 운이 좋은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다.
누군가를 비판하려거든 모두가 다 너와 같은 유리한 입장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개츠비의 대사처럼 나의 오만함을 가르쳐 준 기회이자 국제기구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전 국가적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 소스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머리에는 지혜를 가슴에는 사랑을 모든 일에는 최선을 다할 특별한 기회를 쟁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