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츠쿠바, 바쁜 일상에서 찾은 여유

작성자 이슬기
일본 NICE-12-42 · ENVI 2012. 05 - 2012. 06 일본 Tsukuba

Tsukub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도쿄 시내로 이동하자마자 처음 느낀 것이 일본은 참 바쁜 곳이라는 것이었다. 모든 곳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고 모두가 무엇에 쫓기는 듯 보였다. 높은 건물들과 휘황찬란한 간판들, 그 속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런 도쿄를 뒤로하고 워크캠프 장소인 츠쿠바로 향했다. 아키하바라에서 츠쿠바까진 쾌속열차로 40여분정도 소요되었다. 미팅포인트인 미라이다이라역에 내려서 처음 느낀 것은 도쿄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조용했고 공기도 맑았으며 모두가 여유로워 보였다. 물론 도쿄에서 외곽지역에 속하지만 츠쿠바는 과학단지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매우 혼잡할 것이라는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국인 참가자는 나 혼자였기 때문에 역에서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다른 국적의 참가자들을 하나 둘씩 만나고 캠프 리더의 인솔하에 워크캠프장소로 이동했다.
참가자 숙소에 도착하니 현지 분들이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고 계셨다. 함께 파티를 즐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캠프의 주된 일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참여한 캠프는 츠쿠바산에 나무를 심는 일이었는데, 츠쿠바산은 주로 외국산 나무들이 무분별하게 심어져 있어서 관리가 필요한 산이었다. 그 곳에 외국산 나무 대신 일본의 나무를 심어 산을 되돌리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활동이었다. 캠프가 끝나는 시점에 열리는 츠쿠바산 나무심기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산과 나무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목적도 가지고 계셨다. 현지 주민 분들은 나무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가지고 계셨다.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서 산에 옮겨 심을 작은 나무에 물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매일을 나무와 함께 생활하고 계셨다. 우리 참가자들의 일정은 아침 8시부터 시작되었지만 난 첫날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5시에 일어나 주민분과 함께 나무에 물을 주는 일을 같이 했다. 겉보기론 쉬워보였지만 나무가 상하지 않게 뿌리쪽을 중심으로 물을 주어야 했기에 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나의 워크캠프는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 참가자들은 6시반에 기상해서 8시나 8시반까지 현장인 츠쿠바산으로 이동해서 일을 했다. 주된 업무는 나무를 심기 위해 땅을 고르는 일이었는데, 처음엔 무척 힘이 들었다. 곡괭이를 이용해 땅을 파내고 돌이 있을 경우엔 돌을 다 걸러내어야 했다. 이후엔 땅을 평탄화하는 작업을 통해 나무를 수월하게 심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일을 6일정도 꾸준히 하였다. 처음과 달리 적응이 되니 작업도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참가자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였다. 그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저녁식사 준비와 샤워 등이었다. 현지 숙소는 인터넷은 물론 별다른 시설이 없었다. 샤워실도 1인용 1개, 화장실도 야외 화장실 1개가 전부였다. 때문에 우리 모두가 샤워를 마칠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식사 준비조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나머지 인원은 샤워를 하는 형식으로 시간을 절약했다. 처음에 날짜 별로 식사당번을 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 조금씩 식사준비를 도와서 하게 되었다. 난 주로 요리를 했는데 재료가 많지 않아서 정체를 모르는 음식도 가끔 나왔지만 다들 일에 지친 상태였기에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다른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현지 분들과도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지금도 그 시간이 매우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6일정도 꾸준히 땅을 고르고 하는 과정이 끝나고 토요일 나무심기 축제가 열렸다. 이날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을 포함해 많은 외국인들도 참가하였다. 총 3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우리가 골라놓은 땅에 나무를 심으며 츠쿠바산의 새로운 미래 또한 같이 심었다. 물론 이번에 심은 나무가 크게 성장하기 까지는 대략 500여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일본,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뿌듯했다. 우리 모두는 3년 후 다시 츠쿠바산에 와서 우리가 심은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자는 약속도 하였다.
이번에 참가한 워크캠프는 일본의 NICE라는 단체에서 추진한 것이었다. NICE는 현재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환경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워크캠프는 나의 첫 번째 워크캠프였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왔다. 다음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기회를 봐서 꼭 다시 한번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