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작은 마을, 설렘 가득한 첫 만남

작성자 김은영
프랑스 U04 · MANU/ ARCH 2012. 06 - 2012. 07 Auzat

Auza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캠프 도착 첫째날
: 2012년 6월 22일 프랑스 Midi-Pyrenee 지역에 위치한 작은 시골마을 Tarascon sur l’Ariege에 도착하였습니다! 저는 이미 프랑스에 교환학생을 가기 전 항상 가보고 싶던 Region이 바로 Midi-Pyrenee 이여서 그런지 설레는 맘과 즐거운 상상을 안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오후 3시 Trascon sur l’Ariege 역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참가한 캠프는 산 속 가운데에서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3주 동안 필요한 모든 물품을 가져와야 했습니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역에 도착했을 때 저와 같은 모습의 한 젊은 여자와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미 쪽 계통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오더니 캠프에 참가하냐고 물어 그렇다고 하니 금방 말을 트고 친해 질 수 있었습니다. 약속시간은 오후 5시 보다 2시간 더 일찍 온 탓에 우리는 기다리고 이야기도 할 겸 근처 카페에 가서 맥주 한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둘은 각각 멕시코, 스위스에서 온 친구 들이더군요. 멕시코 친구는 불어를 몰라 영어로 대화하고 스위스 친구는 불어,영어 다 가능해서 본의 아니게 2개국어로 얘기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하 (^^;). 그리고 그 친구들 에게 참가 경위를 물어보니 둘 다 역사, 지리에 관심이 많아서 전부터 archeologie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둘 다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유럽국가에서 살거나 여행 한 경험이 많아 아주 재미있는 경험담을 많이 들려 주었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미팅 시간이 다 되어 가보니 이미 우리를 제외한 다른 참가자 친구들과 담당자 분들이 다 도착했더군요! 각자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를 해보니 스위스, 멕시코 친구를 제외한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러시아 친구들도 왔더군요. 처음엔 서로 어색했지만 산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금방 친해 질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점차 산으로 올라 갈수록 펼쳐지는 진풍경에 우리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스페인으로부터 뻗어 있는 거대한 피레네 산맥과 산의 폭포가 만들어내 거대한 호수는 그야 말로 ‘장관’ 이었습니다.
캠프장으로 올라가는 길…

그리고 산 속에서는 일교차가 심해 낮에는 무지 덥고 밤에는 겨울처럼 추워 저녁 6시만 되도 금세 어두워 졌습니다. 우리는 저녁 7시가 다 되어 도착해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텐트를 치고 저녁준비를 하였습니다. 첫날인지라 담당자 분들께서 소시지와 빵, 치즈, 샐러드를 준비해 다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하고 다른 참가자들이 대부분 다 20살에 대학생이거나 학교 준비를 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다들 자기 짐 정리를 하고 자러 텐트에 들어 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위스 친구와 짐 정리 후 청정지역 하늘에 있는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며 내일 시작하는 문화유산 발굴 작업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번 일이 처음인지라 설렘 반 긴장 반이었는데 이미 경험이 있는 이 친구는 처음 작업만 힘들 거라고 이야기 하여 기대감을 안고 잠을 자러 텐트에 들어 갔습니다.

발굴작업 시작!
: 아침 7시반에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고 발굴작업을 위해 찢어져도 상관 없는 조금은 허름한 옷을 입고 작업에 임했습니다. 호미와 낫 같은 장비를 받아 들고 장비가 구비되어 있는 텐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굴 작업을 시작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우리 그룹 말고도 그 지역 사람들과 archeology 회원들이 소속해 있는 그룹과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대부분 그 지역 출신으로 구성된 회원들로써 이미 이 일에 익숙해져서 인지 아주 능숙하게 작업을 시작하더군요. 반면 저는 잡초가 가득한 땅을 파 제거하려니 정말 손에 물집 잡히는 것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작은 호미로 땅을 파려니 요령이 없어 헤매던 와중 제 옆에서 작업하던 스위스 친구는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아주 빠른 속도를 땅을 파 제거 했습니다!!
작업하는 스위스 친구 Gabriella !!

감탄을 금치 못하며 부러워 멍하니 바라보니 이 친구가 요령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래서 따라 해보니 처음보다 더욱 쉽게 땅을 팔 수 있었습니다!! 9시부터 12시까지 잡초제거 작업을 끝내고 점심 식사를 하였는데 음식을 조리하기엔 조금 버겁고 환경을 해칠 수도 있어, 캔 참치, 샐러드, 바게트, 그리고 신선한 치즈와 잠보노(고기를 갈아 빵에 발라 먹을 수 있는 음식) 토마토, 오이 등으로 각자 나름의 수제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땡볕에서 땀을 흘리고 먹는 점심 이여서 그런지 아주 맛있었습니다. 첫 날부터 매우 힘이 드는 작업을 시작해서 그런지 힘을 여자들 보단 많이 쓴 남자들은 짧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낮잠을 자기도 하고 여자들은 지치지 않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작업이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맑은 계곡과 피레네 산맥이 보여주는 장관이 우리를 더 지치게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점심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에 돌입하는데 정말 파도파도 끝이 없는 잡초더미를 보며 첫째 날은 잡초와 씨름한 날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일이 끝나고 캠프에 돌아와 재빨리 계곡에서 씻고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사실 처음부터 그룹의 조직이 잘 되어있지 않아 누가 밥을 하고 누가 설거지를 할 것인가 대해 다들 우왕좌왕 했습니다. 사실 우리 그룹의 리더가(프랑스인) 이번 캠프가 처음이어서 많이 헤맨 덕에 저희도 어떻게 그룹을 잘 조직해 3주동안 잘 지내며 이끌어 나갈지 몰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룹 구성원들과 리더간에 갈등이 자주 빚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관계자 분들이 이 리더가 처음인지라 걱정이 되어 시간이 될 때마다 캠프에 찾아주어 저희가 잘 지내는지 확인하고 장을 대신 봐주시기도 하고 요리도 같이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쨌든, 저는 평소에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자주 친구들이랑 요리를 해서 먹었기 때문에 그날 저녁은 볶음밥을 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금방 해가 저물어 무수히 별이 쏟아지는 하늘아래 모닥불을 피워 놓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소소한 일상과 각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아시아인은 저 한 명이고 대부분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 저에게 질문을 많이 하더군요! 그리고 네덜란드 친구는 한국 드라마 중 꽃보다 남자의 팬을 자청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발굴 작업을 한 첫째날의 밤은 저물었습니다…!






쉬는 날엔?

: 다행히 스케줄 담당자가 작업을 2일 동안 하면 그 다음 2일은 쉬는 날로 정해 쉬는 날에는 산을 내려가 마켓에서 장을 보거나 카페를 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쉬는 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우리가 지냈던 지역이 스페인과 안도라 공국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차를 타고 3시간이면 안도라에 갈 수 있었습니다. 안도라는 프랑스보다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사고 싶었던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기도 하고 산속에서는 문명이 단절돼있기 때문에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인터넷을 마음껏 하고 휴대폰 배터리도 충전해 지인에게 전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감격이란 … ㅜ.ㅜ) 그리고 안도라에서 돌아온 후 우리는 선사시대에 존재 한 유명한 동굴유적지를 방문 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거의 10유로여서 비쌌지만 아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동굴에 들어가기 위해 나눠 주는 손전등을 받고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사람들 옆에 꼭 붙어 갔습니다. 추운 동굴 안을 한 10분 즈음 걷자 가이드가 멈춰선 그곳엔 선사시대 사람들이 그려놓은 동물벽화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소, 사슴, 멧돼지를 그려 놓은 동물 그림은 마치 어제 그린 것 마냥 생생했습니다. 감탄하여 사진을 찍으려고 하였지만 사진촬영은 금지라는 말이 떠올라 아쉬움을 접고 그냥 그림만 감탄하며 감상 했습니다. 정말 이런 벽화를 잘 현대시대 까지 잘 보존 하고 있는 것에 또 한번 감탄을 했습니다.

뇨 동굴 (Grotte de Niaux) 출입구 모습


그리고 다른 쉬는 날에는 프와 성 (Chateaux de Foix)에 방문해 중세 시대의 성을 방문하기도 하고 트래킹을 하는데 너무 어렵지 않은 산을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특별히 방문할 곳이 없는 날엔 수영장을 가기도 하고 조용히 앉아 책을 읽기도 하였습니다. ^^

캠프 중 고비(?)

: 점차 산 속 캠프 생활이 익숙해질 1 주일이 흐를 때 즈음 밤마다 점점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 했습니다. 우리 모두 처음엔 ‘ 아 잠깐 이러고 멈추겠지’ 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우리에게 고비가 닥쳤습니다! 그날 따라 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불기 시작하더니 새벽에 우리 여자 텐트와 다른 남자 텐트가 뚝하고 부서진 것 아니겠습니까?! 당황을 금치 못한 저는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더 텐트가 망가지기 전에 텐트를 접고 다른 친구들 텐트도 정리하러 갔습니다. 정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얼른 주방으로 개설해 놓은 큰 텐트로 피신했습니다. 하지만 성이 난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이 텐트 마저 쓰러트릴 것 같았습니다. 몇 몇 친구들은 피신하는 것을 포기하고 미친 듯이 바람을 맞으며 소리를 꽥꽥 지르는 등 거센 바람이 무섭기도 하였지만 이 상황을 재밌게 (?) 극복 한 것 같습니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우리는 모든 텐트와 주방물품과 식량, 짐을 정리하고 산 밑에 위치한 가까운 캠핑장으로 머물 곳을 옮겼습니다. 이 날 자연이 준 바람의 공포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캠프의 마지막 날 그리고 소감

: 처음엔 일도 힘들고 잘 씻지도 못하고 또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은 저를 힘들게 하였지만, 이번 일 아니고서는 언제 이런 경험을 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알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서로의 인생을 나누는 친구들이 생겼다는 점에 좋은 인생의 선물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또, 공동체 생활을 할 때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해야 하는 일과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 해야 한다는 것도 확실히 배웠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조직이 잘 구성 돼있지 않아 하는 사람만 일을 하고 (예를 들어, 식사준비, 설거지, 분리수거 하기, 장보기)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리더가 그에 대해 신경을 많이 기울이지 않아 갈등이 많이 빚어졌지만 다른 좋은 친구들이 함께하고 그 지역 사람들과 문화교류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 역에서 만났던 스위스, 멕시코 친구랑은 마지막 날 신나게 송별 파티를 하고 같이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했습니다. 멕시코 친구가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만큼 스페인에 친구들이 많아 바르셀로나에서 친구 초대를 받아 여행하게 되었는데 1년동안 봐왔던 프랑스와는 다른 느낌의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며 유명한 바르셀로나 시장도 구경하고 신선한 과일도 많이 먹고 스페인 전통 음식 빠엘라도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해안도시 인만큼 저희가 간 곳엔 해안 뮤직 페스티벌이 열려 음악축제도 한껏 즐겼습니다.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왕 팬을 자처하셨던 웃는 모습이 멋지셨던 Marcel 할아버지와 또 다른 김기덕 Toulouse에 사는 Sabrina! 우리 팀과 기존 팀을 당차게 이끌어 주시고 지금쯤 파푸아 뉴기니에 계실 멋진 여성 리더 Florence! 또, 저에게 캐나다 퀘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던 인생을 즐기는 퀘백인 Louis! 그리고 저희 그룹에 정말 도움 많이 주신 다른 봉사자 분들, Corinne, Karine, Nathalie, Marion, Manuel! 정말 다들 멋진 추억으로 저의 머리와 가슴에 깊이 기억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