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작은 마을, 잊지 못할 우정

작성자 이수연
이탈리아 Leg29 · ENVI 2012. 07 - 2012. 08 이탈리아 Brescia지역 Pilzone 마을

Basso Sebin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 참가를 결심했던 때는 2011년이었다. 1년 동안 기다려온, 대학생이 되면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던 글로벌 워크캠프를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지원하였고 참가가 확정된 순간부터 항공권 결제 등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 런던부터 시작해서 파리를 들르고 이탈리아를 일주하는 여행이 끝난 후 Italy Brescia 지부 Legambiente단체에서 개최하는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친구와 함께 브레이사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는데 그 당시에는 워크캠프가 이렇게 좋은 추억을 남겨 줄 줄 몰랐다. 여행에 조금은 지쳐있기도 했었기 때문인지, 그저 너무 힘든 경험이 아니길 바라며 미팅포인트로 향했다.
그런데 미팅포인트를 찾아가는 데에서 문제가 생겼다. Pilzone가 작은 마을이어서 기차를 두 번 환승해야 했는데, 환승할때 탄 열차를 잘못 타서 Pilzone 에서 내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결국 Pilzone에서 걸어서 3km 거리인 Iseo마을에 내렸고 택시도 없고 걸어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매우 곤란했다. 결국 캠프 리더인 Carlo 에게 전화를 했고 Carlo가 Iseo 역으로 데리러 와 주었다. 모든 캠프 멤버가 모여있는 상황에서 나와 친구가 도착을 했고 포르투갈에서 온 Sofia 가 제일 먼저 숙소 입구에 걸려 있는 태극기를 보여주며 반가워 했다.
첫 날과 둘째 날은 주말이어서 일은 쉬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Iseo마을까지 3.5km를 매일 점심 저녁시간마다 걸어가서 식사를 했고, 점심을 먹고 나선 Iseo 호수에서 수영을 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Sofia와 Francisco랑 각자의 나라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서 특히 친해졌다. 셋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일을 하기에 앞서 각자의 개인 자전거를 받았다. 자전거를 타고 일터까지 이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한강을 따라 자전거 타는 것을 상상했던 건 나의 큰 오산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차가 달리는 국도를 따라 10km쯤 가야 일하는 곳이 나왔다. 심지어 자전거는 단신인 나에게 너무나도 높았다. 아무리 까치발을 들어도 엉덩이가 의자에 닿지 않아 정말 무서웠다. 무섭기만 했으면 다행이련만 몇 번이나 넘어지고 기어 조정할 줄을 몰라 언덕에서 못 올라가고…… 처음 며칠동안 캠프 멤버들이 나를 보살피느라 참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고군분투를 해서 일터에 도착하면 일단 모든 캠퍼들이 땅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골랐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힘이 빠졌지만 그래도 멤버들이 나한테 정말 잘해주고 다들 착해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일하는 것은 ENVI 주제에 맞게 호숫가 작은 습지의 자전거 길을 정비하는 것이었다. 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쓸어 담고 하며 5일동안 일을 하니 자전거 길을 다 정리했다. 일을 끝마쳤을 때 더 이상 이 먼 일터까지 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다. 이후부터의 일은 호숫가 쓰레기 줍기, 뮤직페스티벌 뒷정리 등 훨씬 수월한 것들이었다.
매일 일이 끝난 오후에 Legambiente 단체의 인솔하에 우리는 견학을 다녔다. 처음에는 굉장히 큰 Berlluci 와이너리에 견학을 갔는데 와인이 저장되는 곳에도 들어가 보고 어떻게 상품이 되는지 알게 되어 신기했다. 견학이 끝난 후에는 와인을 마음껏 시음하고 하몽을 안주로 먹을 수 있었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견학이 있는데 바로 마을 습지 보호구역에 찾아간 것이다. 이 견학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백조와 흑조를 엄청 가까이서 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터키에서 온 Bejo의 장난으로 내 핸드폰이 습지에 빠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냥 사람이 손 넣어서 꺼낼 수 있는 습지가 아니라 1m50정도 되는 깊이의 물에 풍덩 빠져버렸다. 나는 그렇게 내 핸드폰과 이탈리아에서 이별하는구나 했는데 francisco가 어디에 빠졌냐고 계속 묻더니 bejo랑 함께 직접 들어가서 꺼내주었다. 그때의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들어간다는 생각조차 못 떠올린 습지였는데 남의 핸드폰을 어떻게든 꺼내주려고 옷을 다 적시고 들어갔다 나와준 francisco랑 bejo한테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다. 덕분에 내 핸드폰은 한국에서 보험금으로 액정만 교체할 수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일을 할때도 견학을 다닐때도 Francisco, Sofia, Katia, Rika, Bejo, Serkan, Rodrigo 에게 고마운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넘치는 정을 준 캠프 멤버들이 정말 많이 보고싶고 워크캠프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