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퀘벡, 낯선 문화 속으로 뛰어들다

작성자 김다영
캐나다 CJ-22 · RENO/ENVI 2012. 07 - 2012. 08 캐나다 St-Bruno-de-Kamouraska

St-Bruno-de-Kamourask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5개월째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어학연수생이었습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과 주변환경에 지쳐있을 때, 한국에 있던 친구로부터 워크캠프를 추천 받았습니다. 마침 외국에 나와 있는 상태이니 항공료를 아낄 수 있으므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내던 밴쿠버와는 정 반대쪽에 있는 퀘벡 지역의 워크캠프를 신청했습니다. 퀘벡은 같은 캐나다지만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온 지역이라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언젠가 꼭 방문해 보고 싶던 곳이었습니다. 퀘벡 주는 캐나다의 동쪽에 위치한 주로 대부분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곳입니다.
퀘벡 주에서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몬트리올이었습니다. CJ에서 주관하는 워크캠프는 대부분 몬트리올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CJ는 워크캠프 참가자들 간의 교류를 위해 워크캠프 시작 전날 몬트리올에 있는 펍에서 모임을 가집니다.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개인경비로 몬트리올에서 2박을 해야 했는데, 이런 지출을 감수하며 반드시 참여해야 했던 모임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자리가 아니라도 워크캠프 장소에 도착했을 때 참가자 간에 친해지기 위한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캠프 과정에서도 다른 참가자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는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 저와 같이 CJ의 사전 모임에 참가하기에 빠듯한 일정이라면 무리하게 참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밴쿠버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약 4시간이 걸려 몬트리올까지 갔습니다. 워크캠프 첫날 모두 버스터미널에서 모여 몬트리올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퀘벡시티에서 환승하여 워크캠프 장소인 st-bruno 근처의 도시인 st-pascal에 도착했습니다. Orleans Express라는 퀘벡지역의 버스를 이용했고 약 6시간이 걸렸습니다. CJ가 몬트리올에 있어서 다같이 몬트리올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몬트리올보다는 퀘벡시티에서 가까운 지역이었습니다. 워크캠프를 위해 15인승 미니밴이 제공되었습니다. St-bruno는 매우 작은 마을이었기 때문에 2주간 대부분의 여가 활동과 식재료 구입은 이 st-pascal에서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미니밴이 있어 이 모든 활동들이 가능했습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미니밴의 역할이 컸습니다.
숙박 시설은 매우 좋았습니다. 마을 회관의 2층이 제공되었는데, 넓고 깔끔했습니다. 주방에서 대부분의 조리기구가 구비되어 있었고 2칸의 화장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잘 때는 에어 매트와 개인 침낭을 이용했습니다. 와이파이도 제공되어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시설이 만족스러웠지만 샤워 시설이 불편했습니다. 10분 정도 떨어진 다른 마을 공동시설의 것을 이용해야 했고, 물에서 항상 썩은 냄새가 나서 참가자 모두 힘들어 했습니다.
음식은 팀을 정해 돌아가면서 맡았습니다. 저는 2주 동안 3일 정도 요리를 했습니다. St-bruno에서는 한국 음식 재료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밴쿠버에서 불고기 양념, 당면, 김밥재료 등을 준비해 갔습니다. 불고기는 맛있다며 저에게 재료와 조리법을 물어 볼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워크캠프 종료 몇 주 후 한 독일인 참가자가 자기가 만든 첫 불고기라며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려주어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김밥은 각자 자신의 김밥을 싸도록 기회를 주었더니 모두들 재미있어 했습니다. 처음에는 스시가 아니냐고 해서 한국인들을 당황시켰지만 다른 점을 설명해 주니 모두 이해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 날의 김밥 만들기를 워크캠프의 베스트 액티비티로 뽑아주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다들 자기 나라의 음식을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매일매일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기분이었습니다.
St-bruno는 주민 500명이 살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대부분의 주민이 노년층이라 환경 정화 및 건물 보수 공사를 진행할 젊은 인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주간 워크캠프가 정원 가꾸기, 숲 속에 길 만들기, 마을 이정표 세우기, 페인트칠, 휠체어길 만들기 등을 맡아 했습니다. 일의 강도는 세지 않았지만, 작업 당시 30도를 웃도는 한 여름 날씨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태양이 가장 강한 한 낮에 일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 8시에 일을 시작하여 3시에 마쳤습니다. 초기에 계획했던 작업을 모두 끝내고 워크캠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일을 감독했던 마을 주민은 이번 워크캠프는 팀워크가 좋아 작업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아침이면 오늘은 무슨 일을 맡을 지 정했는데, 다들 힘든 일 쉬운 일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3시에 일을 마치면 거의 매일 액티비티를 하러 나갔습니다. 주로 해번이나 강, 계곡 등에 수영을 하러 갔습니다. 주말에는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올라가 캠핑을 하기도 했습니다.
워크캠프는 리더 2명과 참가자 13명으로 총 15명이었습니다. 리더 Eric은 멕시코 출신의 퀘벡쿼로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가 가능했습니다. 워크캠프에 동양인이 저와 다른 한국인 한 명으로 오직 둘 뿐이어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리더 Eric이 언제나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져주고 적극적으로 배우고자 해서 그런 분위기를 감소시켜 주었습니다. CJ에서 인턴 중인 독일인 Leona도 또 한 명의 공동 리더였습니다. 두 명의 리더가 워크캠프를 훌륭하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다른 참가자로는 캐나다 2명, 미국 2명, 스페인 2명, 프랑스 2명, 독일 1명, 체코 1명, 이탈리아 1명, 한국 2명이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출신 국가가 정말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서로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언어 면에서는 처음에 명시되어 있었던 대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퀘벡 주 자체가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고 영어를 제 2 언어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st-bruno의 주민들은 대부분 노년층이라 오직 프랑스어만 사용하는 주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과의 교류는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면 불가능했습니다. 워크캠프에서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는 것은 우리 두 한국인 뿐이어서 지역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지역 주민의 감독 아래 작업을 할 때에는 꼭 프랑스어와 영어가 가능한 참가자와 함께 하여 통역으로 도움을 받아야 해 미안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워크캠프 참가자들 간에는 주로 영어를 사용해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리더 Eric이 이번 캠프는 영어를 너무 잘 한다고 했을 만큼 다들 영어는 문제없이 구사했습니다.
2주 동안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음식을 맛 볼 수도 있었습니다. 캠프를 마치고 밴쿠버로 돌아왔을 때는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 사이 영어가 놀라울 만큼 늘었다고 해주기도 했습니다. 워크캠프 직후에는 몇몇 참가자들과 함께 캐나다 동부를 여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들 자기 나라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만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계속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14명의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을 얻은 영원히 잊지 못할 2주 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