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별똥별 아래, 프랑스에서의 소원

작성자 양주연
프랑스 JR12/04 · FEST 2012. 08 Corsept, Pays de Loure

FESTIVAL COUVRE FEU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0.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입니까? 나는, 누자베스를 좋아합니다.서늘한 바람과 함께 누자베스의 비트가 똑 똑 떨어집니다. 당신의 옆에는 잘생긴 프랑스 남자가 누워있고 와인이 있고 등에는 한낮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모래의 촉감. 한국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던 별똥별을 바라보며 나는 이십삼년동안 모아온 소원을 주문 읊듯 빠르게 빕니다. 지난 8월 15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서부의 Corsept, Pays de La Louire라는, 네이버 검색을 돌려도 나오지 않던 작은 지방에서festival 워크캠프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가는 유럽 여행에다가 워크캠프란 것이 생소해서 무슨 요리를 준비해야 하는지 분위기는어떤지 궁금한 것은 많았지만 Infosheet만으로는 부족하고 이 행사나 프랑스 기후에 대한 경험담을 찾고자 했습니다. 제가 신청한 행사는 "Festival Couvre Feu"라는 프랑스의 축제였는데 구글에 쳐봐도 프랑스어인데다가 자료가 거의 없어서 친구와 함께 사이비 축제는 아니겠지..하며 가기 전날 까지도 걱정했습니다. 저처럼 워크캠프를 가기 전 불안해하는 분들을 위해, 축제 분야 워크캠프는 어떤지, 특히 이 워크캠프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워크캠프를 위해 준비해가셨으면 하는 것들을 제가 했던 고민들을 중심으로 나누고자 합니다.

1. 워크캠프를 여행 계획에 포함시킬까 말까?

3년동안 방학 없이 학교 방송국에서 열심히 놀고(?) 주어진 여름방학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유럽여행이었습니다. 처음에는모 기업에서 주최하는 2주간의 유럽여행 겸 한국 문화 알리기 프로그램으로 가려고 봄부터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정도 맞지 않았거니와 프로그램 내용을 생각할수록 뭔가 내가 원하는 여행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렇게 찜찜한 여행 계획을 세우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워크캠프를 만나게 되었고 이거다 싶어서 2주였던 여행 계획을 5주로 늘리고 곧장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여행은 현지 문화와 사람과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여행, 현지인 같은 여행이었습니다. 워크캠프의 목적과 같았던거죠.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2주라는 시간과 40만원이라는 돈이었습니다. 여행 계획을 짜다보면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자꾸만 욕심이늘어나잖아요. 3주였던 여행 계획이 두 달이 되어 있고 나중에는 1년 내내 다니고 싶더라구요. 그렇게 볼 것도 다닐데도 많은데2주동안 한 지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지는 않을까. 그리고 참가비 40만원으로 다른 지방을 더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다녀와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처럼 여행 목적이 현지 문화와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것이라면 워크캠프 강력 추천해드리고 여행 기간이 3주 이상 되신다면 여행과 캠프 둘다 즐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여행 다니며 만나는 인연들과 2주간 같이 잠자고 먹고 싸우며 만들어진 인연은 확연히 다른 것이니까요. 그리고 참가비에 관해서 저는 낸 것보다훨씬 더 받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서 전혀 아깝지가 않았답니다!
문화 기획에 관심이 많은지라 워크캠프도 festival로 하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대학생에게 가장 인기 많은 건 festival인지 다음날 들어가면 지원하려던 프로그램이 마감되어 있는 현상이 발생하곤 했어요. 영국의 큰 축제를 놓치고 벽을 차던 어느 밤, 구글에검색해도 도통 무슨 축제인지 모르겠던 ‘Festival Couvre Feu’를 3지망으로 쓰고 합격했단 소식에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를 기분을 느꼈던 그날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 때 취소했더라면, 그 때 그 축제에 나 대신 다른 한국인이 신청했더라면. 사람 인연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Tip! 워크캠프의 종류에는 예술,환경보호,축제,역사, 교육 등 다양하게 있으니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려면 4월부터 꾸준히해외워크캠프에 접속하셔서 내용을 꼼꼼히 읽으시고 선택하셔야 해요! 주로 Festival이나 Art 분야가 인기가 많아요.

2.’Festival Couvre Feu 2012’ 워크캠프 소개
이번 워크캠프는 프랑스 서부 지방의 작은 도시 Corsept라는 곳에서 열렸는데요. Nantes라는 대도시에서 40분~1시간 정도 차를타고 들어가야 있는 시골이더라구요. 사진에서 A 표시된 곳이 Corsept!



저희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Festival Couvre Feu’는 CouvreFeu라는 기관에서 매해 여는 축제로 올해 11회를 맞는 장수 축제였어요. Couvre Feu의 시작이 친구들끼리 만들자고 해서 시작했고 실수에서 배워가면서 올해는 2만 5천명 규모의, 3일동안 열리는 축제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방 축제의 성격이 강해서 축제 참가자들을 보면 거의 Corsept, Nantes, 가끔 Britany 사람들도 보였어요. 가수들 라인업은 유명한 가수들부터 지방 인디밴드들까지, 장르도 힙합부터 샹송, 재즈, 브라스 연주 등 장르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축제였어요. 정말 한국에 들여오고 싶은 장르도 많았는데 음악 소개는 밑에서 할게요! 기관 멤버들은 친구들에서시작했고 친구들의 친구들이 데려온 사람들로 구성되어 굉장히 고된 일이 많았는데도 모두 웃고 농담하면서 일하는 모습이 부러웠어요. 일이 끝나고 평가회의를 여는데 술 마시면서 친목 모임처럼 몇 시간이고 이 페스티벌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아마도 이런 모임의 발원지가 친목 모임이어서인지, 이 기관 대표들이나 멤버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사람들의 만족도 부분이었어요. 자원봉사자가 200명이나 되었는데 그 중 국제워크캠프 봉사자였던 우리에게 늘 “Are you enjoying? Is there anything inconvienient?”라고 늘 물어보았고 저는 항상 Two thumsup!!을 외쳤죠. 그렇게 일상적으로 한사람 한사람의 만족도에 신경을 쓰고페스티벌의 성공과 실패는 멤버들이 얼마나 만족했느냐, 관객들이 얼마나 만족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부럽고 한국에 가면 꼭 이런 문화의 기관에 취직하거나 제가 만들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특히 우리 워크캠프와 이 페스티벌과의 인연이 정말 특별했는데요. Couvre Feu 기관에서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워크캠퍼들을 자원봉사자로 받은 거래요. 작년에도 똑같이 열 네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왔는데 그 캠퍼들은 다른 사람들과 잘 안 어울리고 자기들끼리만 놀고 문화적 교류가 없어서 불만족스러웠대요. 그래서 이번 해에는 모집할 것인지 회의를 했을 때, 우리 기관에서 좀 더 노력을 해보고 포기하자고 결론이 나서 저희를 받게 된거라고. 그 말을 듣는데 전율이 오더라구요. 내가 이렇게 즐기고 있는 기회가주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던 거였구나 싶어서요. 게다가 저희 캠퍼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친해지고 물어보고 일도 열심히해서 그 기관에서 굉장히 좋아해줬어요. 내년에도 또 워크캠퍼들을 받고 싶다며. 제가 이 기관이 너무 마음에 든다니까 Resume들고 오라고, 취직시켜 주겠다고 ㅋㅋㅋㅋ


3. 하는 일
저희 워크캠프 멤버들 14명은 리더 George의 지휘 하에 200명의 자원봉사자들 중의 한 그룹으로 참여해 페스티벌 셋팅부터 진행,뒷정리까지 모두 맡았답니다. Benevol bar라고 해서 자원봉사자들이 먹고 자고 하는 곳에 식당, 테이블, 사무실을 만들고, 엄청 넓은 공터에 무대를 셋팅하고 주차장을 만들었습니다. 철근이나 거치대를 놓을 일이 많아서 무거운 것을 들 일이 많았어요. 운전 면허증 있다니까 나중에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빠졌을 때쯤 트렉터를 운전하게 해줘서 사람들 태우고 트렉터 운전하기도 ㅋㅋㅋㅋ진짜 가장 긴장되는 10분이었던 것 같아요.





페스티벌 진행은 아무래도 프랑스어를 거의 못 하다보니 일을 안 맡긴건지 아니면 배려를 해 준 건지, 팜플렛 나누어 주는 일을낮에 하고 리허설을 도와주는 것 빼고는 밤에 진행되는 공연은 온전히 즐길 수 있었어요. 그 외에 도왔던 일은 장애인 관람 지역지키기, 화장실 청소(…) 등이 있었어요. 뒷정리는 우리가 세운 텐트, 무대 다 철수하기, 쓰레기 줍기 등이 있었죠




저희 자원봉사자들은 Benevolbar식당 청소를 한 시간정도 정기적으로 하는 일을 내내 맡았는데 그 바에 뮤지션, 기술자들,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사용하는 공간이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랑스 재즈 일렉트로닉그룹 Caravan Palace 보컬 분이 춤 연습하시는 거 빵 먹으면서 지켜보고, Gran Kino 그룹의 기타리스트에게 그 분인 줄 모르고“나 파리 가면 게이바 갈 건데 추천 좀 해달라며” 얘기한 일화 등 참 이야기가 많아요.
참가자들과 기관 멤버들 모두 입을 모아서 하는 칭찬은 모든 축제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benevol bar

4. 잊지 못할 기억들

<캠프 일정>
08.15 Nantes 기차 역에서 집결. CouvreFeu 기관 멤버들과 바비큐 파티
08.16 Benevol Bar 셋팅
08.17~18. 주말 휴가. 근처 바닷가에서 일광욕.
08.19~22 축제 set-up
08.23~25 축제 기간
08.26~31 뒷 정리

S#1. 첫 만남
14일간을 다시 되돌려보니 영화처럼 cut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첫번째 장면은 파리에서 기차를 놓쳐 집합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낭뜨 역에 도착했을 때 모두가 모여 저를 쳐다보던 그 장면. 미안함과 동시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여자 일곱 남자 아홉의 완벽한 비율! 그리고 미남 미녀들의 모임!!! 저 그렇게 외모 지상주의자 아닙니다. 예쁜건 좋은거 잖아요. 러시아 셋, 우크라이나 하나,루마니아 하나, 터키 둘, 대만 셋, 일본 둘,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 각각 한 명의 다국적 대학생 캠퍼들은 캠핑장으로 출발합니다!

S#2. 프랑스의 바닷가는
그 다음 컷은 Corsept 지방의, 캠핑장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 밤이 되어 모래는 차갑고 별이 정말 흐드러지게 떠있어요. 와인의 지방 프랑스답게 우리는 슈퍼마켓에서 와인을 세 병(한 병에 2유로!!!!! 3000원!!!!) 사서 밤바다를 즐겼습니다. 술 취한 친구들은 컨츄리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있었고 프랑스 친구와 음악 코드가 맞아서 Nujabes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누워서별을 바라보던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 친구는 음악을 만드는 프리랜서여서 자기가 만든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재즈힙합을 여러 개 추천해주어서 여전히 제 재생목록에서 매일 재생되고 있답니다.

음악: Nujabes- Aruarian Dance




이렇게 캠퍼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휴가가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축제와 별개로 처음에는 저희끼리 친목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하루 정도는 사무실 설치 일을 하고 주말에는 바닷가에 가서 해수욕도 하고 크레이프 레스토랑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휴가를만끽했답니다. 그 이후에는 축제 현장에 가서 텐트를 치고 휴가? 먹는건가?라는 분위기의^^^^ worker들이 된답니다.

S#3. Korean eater
다음 컷은 식당입니다. 아직 저희 워크캠퍼들과 기관 멤버들밖에 없는 축제 현장입니다. 매 식사는 뷔페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나중에 주방장 아줌마를 찾아서 레시피 적어왔잖아요 ㅋㅋㅋㅋㅋ 음식이 정말 맛있었어요. 유명한 초콜릿 빵인 빵오쇼콜라, 라자냐, 양고기, 미트소스가지요리, 바게트, 복숭아, 리조또에 버터!!! 매 식사마다 세 접시씩 가져오니까 사람들이 웃으면서 음식 문화너무 좋아해주니까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살도 피둥피둥 쪘답니다^^^ 그리고 더 좋았던 점은 술이 무한 제공이었다는점…. 삼시세끼 식사마다 와인이 있었고 밤에는 바가 열려서 달라는대로 커피, 와인, 맥주를 공짜로 마실 수 있었답니다. 일을 마치고 온 저녁부터 술판이 벌어지는 거죠.



이거슨 프랑스 정통 크레이프

S#4. 축제의 한 가운데서

페스티벌은 ‘광란’이 포인트죠. 미친듯이 놀고, 미친듯이 춤추고, 미친듯이 웃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라인업을 체크해서 공연을 보러 갔어요. 요즘 우리나라 페스티벌처럼 무대가 세 개 있고 시간대별로 다르게 배치를 해서 관객들이 골라서 볼 수 있게 되어있더라구요. 프랑스어를 몰라도 음악이 너무 좋아서 만국 공통어인 음악에 취해서 어느새 정신을 놓고 춤을 추고 있는 저를 발견…


가장 좋았던 그룹을 꼽자면 브라스밴드 Les Skork, 재즈 일렉트로닉 그룹 CaravanPalace, 일렉트로닉 DJ Dirty Phonix, 집시 발칸일렉트로닉 뮤직 Shanteland electronic Orchestra를 뽑고 싶어요. 이 중 Caravan Palace는 재즈 일렉트로닉 계열에서는 거의 유일한 그룹인데 프랑스 타지에서 이렇게 좋은 음악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게 엄청난 행운이었죠. 한국 돌아와서 친구들에게도 전파했더니 너무 좋다며 한국에 얼른 이런 노래 틀어줬으면 좋겠다고! DJ들 듣고 계시나요 제발 ㅠㅠㅠ
아직도 제일 친했던 George, 우리의 리더와는 Dirty phonix 공연을 이야기하며 웃어요. 디제잉이 너무 훌륭해서 한시간 반동안 몸을 멈출 수 없게 만들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자원봉사자로 여기 참여해서 너무 좋았던 건 페스티벌이 끝나고 뮤지션들, 기술자들, 자원봉사자들이 한 데 모여서술판을 벌이는데요. 제 소원이 뮤지션들과 술자리를 가지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너무 인상깊게 본 브라스 밴드 ‘Les Skork’와 우연찮게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답니다!!!!! 그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바에 서있길래 프랑스어로 음악 너무 좋았다고 말하니까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게 열 한명이나 되는 멤버들과의 술자리로…. 덕분에 아티스트 대기실도 구경해보고거기서 럼주도 먹고, 캠핑카에서 그들의 연주까지 즐길 수 있었답니다. 새벽 다섯 시가 되어서야 우리의 파티는 막을 내렸는데 너무 두근거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프랑스 밴드 Les Skork의 멤버들과!

또 페스티벌 둘째날은 캠핑장에 파티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축제 참가자들의 텐트가 있는 캠핑장으로 갔는데 다들 소규모로모여서 음악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파티더라구요. 여기 끼고 저기 끼면서 놀면서 한국인이라니까 너무 좋아하면서, 5년째 이 축제에 오는데 이방인을 처음 본다며 와인 막 주고 까망베르 치즈 막 퍼주더라구요.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것에 조금 지쳐가던 참이었는데 그 편견 없는 친절함에 너무 마음도 따뜻해지고 고마워서 다시 에너지를 얻은 날이었어요!



△ 와인셀프바_캠핑장_프랑스훈남.jpg

페스티벌이 끝나자 매일매일이 이별의 날이었어요. 뒤늦게 친해진 프랑스 친구들과 눈물의 이별을 하고 편지도 쓰고, 우리 워크캠퍼들도 각자의 길을 떠났답니다. 그리고 9월 1일에 파리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너무 친하게 지냈던 러시아의 감수성녀 아냐, 리더 조지, 너무 편했던 윌리와 넷이서 파리에서 재회를 했지요. 그리고 결국 갔습니다 파리의 게이바. 신선한 문화충격을 느끼며 그렇게 마지막 밤을 보냈지요.

5. 힘들었던 점들

혹시나 그럼 안 좋았던 건 없었어?라고 물으면 꿈같았지만 힘든 점은 분명히 있었다고 말할 거에요. 다만 너무 행복해서 힘든 것쯤은 기억도 안 나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겠죠? 우선, 워크캠프 일이 상당히 고되더라구요. 일이 tough할 수 있다고는 읽고 갔지만무거운 것을 하루종일 나르려니까 금방 지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주말에는 못 일어나서 하루종일 누워만있기도 해서 안타까웠는데, 나중에는 체력에 맞게 조절해가면서 일했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일하는데 저만 일 안 하는건 미안하겠죠?
그리고 잠자리 문제.; 너무 춥자나아란ㅇ알머니아럼!!!!!! 8월 중순에 갔는데 프랑스는 이미 가을이고 밤에는 겨울이었어요. 저는캠핑이 처음이어서 여름용 침낭을 달랑 하나 가져갔는데 얼어죽는줄.. 매일 밤마다 추워서 깼어요 ㅠㅠ 프랑스 가시는 분들 겨울침낭에 보온을 위한 매트나 에어베드 들고 가시길 추천해요.. 아니면 꼭 가시기 전에 사서 가시는 것도..
혼자서 하는 여행이랑은 다르게 워크캠프는 단체 생활이잖아요. 그만큼 진하고 깊은 추억도 만들 수 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늘함께 다녀야 하는 게 단점이기도 해요. 혼자 여행할 때 느끼는 그 자유로움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나 감정적 다툼 같은 것은 단체생활에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 그걸 2주 내내 느꼈어요.

6. 사람은 외국을 나가야 한다!는 말

유럽 여행을 위해 책을 읽고 있으니 동생이 한마디 툭하더라구요. 왜 여행가는지 모르겠다며. 공부도 하고 가서 돈 쓰면서 고생하고. 저도 그것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준비하는 내내 고민했고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여행이 될 수 있을지 많은 방법들을 찾아보았어요. 그리고 여행을 가서도 도대체 여행은 왜 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했어요. 그리고 워크캠프의 중반쯤, 새로운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받으면서 제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어요. 여행은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이라고. 그 만남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에 많은 현자들이 여행을 떠나라고 그렇게 예찬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워크캠프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현지 문화에 저를 푹 담그어 준 정말 값진 경험이었어요. 국제워크캠프 기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