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두려움과 설렘 사이에서

작성자 안수현
멕시코 VIVE29 · ENVI 2013. 04 - 2013. 05 COLORA

Protecting the Marine Turtles at Colola XV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고, 이 커다란 세상 어딘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남미를 갈까? 유럽을 갈까? 미국을 갈까? 어디든 좋을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다 가고 싶었다. ‘이번처럼 긴 시간을 내 인생에서 또 여행에 투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인지 쉽게 여행지를 정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국제워크캠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워크캠프’라는 것을 알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막연히 여행기간 중에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던 중 ‘국제워크캠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세계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잠자며 문화 교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프로그램은 바로 멕시코 바다거북이를 보호하는 워크캠프였다. “Protecting the Marine Turtles at Colola “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나의 여행지는 멕시코가 되었고, 워크캠프가 나의 여행의 출발점이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다들 멕시코를 간다고 했을 때, “다른 안전하고 좋은 나라도 많은데 왜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나도 ‘멕시코’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납치’, ‘마약’, ‘갱단’,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나는 멕시코로 향했다. 멕시코에서 바다거북이를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포기할 수 가없었다. 그렇게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감을 가지고 멕시코로 향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1주일간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서 ‘모렐리아’라는 곳으로 가야 했다. 그곳에서 Colola에서 함께 거북이를 보호하기 위해 모인 봉사활동 단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터키, 일본, 독일,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1주일간 기초적인 스페인어를 배웠다. 그 일주일간 멕시코에서 지냈던 날들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멕시코’라고 하면 떠올랐던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싹 없어졌다. 모렐리아는 비교적 안전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멕시코의 밤거리를 걷기도 했으며, 맛있는 타코도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행복했던 모렐리아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테코만으로 향했다. 모렐리아에서 테코만으로 향하는 버스는 밤 11시가 넘어서 딱 1대가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편하다. 멕시코에서 놀랐던 또 다른 것은 버스시스템이 잘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버스보다도 편하고 시설이 좋은 것 같다. (버스에 화장실도 있다.) 12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했을 때, 아직도 산 위를 달리며 창문 밖으로 보이던 해변을 잊을 수 가 없다. 장시간 이동의 피로도 싹 가실 정도로 장관이었다.
우리가 지낼 숙소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숙소가 좋았고, 샤워시설도 생각보다 좋았다. 바닥은 모랫바닥이지만 매트리스가 있어서 괜찮았다. 샤워시설도 찬물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멕시코의 뜨거운 햇살에 물이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부엌도 냉장고는 없지만 아이스박스가 있어서 웬만한 음식들은 문제없었다. 돌아가면서 식사당번을 했는데 다들 음식솜씨가 좋아서 살이 찔 정도로 잘 먹었던 것 같다.
봉사활동은 저녁 10시부터 새벽 1시정도 까지 진행되었다. 그래서 아침시간에는 주변의 학교에가서 학생들을 만나 영어를 가르치거나, 자유시간을 가지곤 했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는 바다는 파도가 너무 높게 쳐서, 근처 수영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에 가서 수영도하고, 스노쿨링 했다. 콜로라의 해변은 하루 종일 파도가사람 키보다도 높게 부서졌고, 밤이 되면 밤하늘에 별들이 촘촘히 박혔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별들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녁 10시가 되면 우리는 조별로 할 일들을 분담했고, 조별로 멕시코 현지인분이 한 분씩 함께 했다. 아직도 제일 아쉬운 것은 스페인어를 조금 더 잘했다면, 현지인분들과 더 원활한 소통을 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몸짓 손짓 발짓까지 다해가며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다.
처음 거북이를 보았을 때, 생각보다 큰 거북이를 보고 놀랐다. 무겁고 튼튼하고 컸다. 엄마거북이들은 밤에 되어서야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하지만 그 알들이 자연적으로 부화하기에는 방해요소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엄마거북이들이 알을 낳으면, 수거하여 알이 잘 부화할 수 있도록 모래에 묻었다. 몇 일이 지나면 거북이가 부화하는데, 모래 속에서 한 마리씩 나오는 것을 보면 생명탄생의 경이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거북이들의 수를 세고, 바다로 돌려보낼 때에는 다들 얼굴에 엄마미소를 짓곤 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는 봉사활동이 없었을 때, 손전등 하나 켜놓고 친구들과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보며 데낄라를 한 잔씩 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 말이 모두 통하진 않았지만 노래를 들으며 뭐가 그리 웃긴지 계속 웃었던 기억이 난다.
워크캠프 참가 후 변한 게 있다면 제일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다. 이젠 어딜 가서도 적응할 수 있을 것 같고, 말이 다 통하지 않아도 먼저 다가가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것 같다. 워크캠프를 참여하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것이 바로 ‘언어’다. 영어를 썩 잘하는 것도 아니고, 스페인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언어가 안 통하는데 어떻게 친구를 사귈 수 있으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Tip
-생각보다 모기가 많이 없어서 모기장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짐이 많다면 빼도 괜찮을 것 같다.
-침낭은 꼭 필요하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숙소에 매트리스가 있지만 깨끗하지 않다.
-멕시코라고 해서 계속 덥지만은 않다. 새벽에는 춥기 때문에 옷을 더 껴입곤 했다. 따뜻한 겉옷도 챙기자.
-주로 밤에 봉사를 하기 때문에 손전등이 있으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