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안개 속에서 만난 열두 빛깔 프랑스
DINAR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원동기서에 작성했듯이 나에게 워크캠프는 단순한 변덕에 의한 참가가 아닌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일이다. 해외로 가는 비행기를 단 한번도 탄적이 없었던 중학교 시절, 나에게 스무살이란 온갖 종류의 입시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뿐 아니라 내가 꿈꿔왔던 새로운 세계로의 항해를 알리는 시작점이였다. 당시 마땅한 여건이 되지 않아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참가하지 못했기에 더욱 이번 워크캠프는 청소년기에 내가 꿈꿔왔던 바깥 세상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프랑스를 먼저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봄에 주최하는 프랑스 워크캠프를 기다리고 있던 중 Dinard 에서 하는 캠프를 보게 되었고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나는 자주 길을 잃어버린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잠시 멈춰갔던 핀란드 헬싱키에서도 나는 항상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조그만 골목길을 헤멘다. 때때로 나는 나의 삶의 지표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내가 워크캠프에 참가했던 2013년 4월은 그 모든게 한번에 일어났던 날들 중 하나이다. 안개에 자욱히 뒤덮여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던 그 순간, 나는 파도 소리를 들었고, 그 앞엔 나의 캠프 동료이자 친구가 되주었던 열 두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보름정도의 시간동안 시시때때로 비오고 구름끼고 안개로 뒤덮혔다가 가끔씩 햇빛이 쬐는 Brittany 지방에서 우리는 온갖 종류의 연장과 시멘트를 가지고 담벼락을 튼튼하게 재건하였고, 아주 아주 가끔씩 내리 쬐는 햇볕아래 모여 낮잠을 자기도 하였으며,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들로 소풍도 가였고, 일이 끝난 후 삼삼오오 모여 정말 아름다운 해변길을 따라 산책을 나갔다. 매번 추위에 떨면서도 안개가 걷히는 맑은 날 탁 트인 바다로 스며드는 석양을 보러 해변으로 갔던 날, 저녁에 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침낭 속으로 들어가던 날들, 네시간 반동안 힘겹게 자전거 페달을 굴려 갔던 디농... 그들이 함께 있었기에, 그들이 건네는 따뜻한 커피가 매일 아침 나를 기달렸기에 매번 안개 속에서 길을 잃어도 나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가장 힘들었던 일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 역시 왕복 네시간 반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온갖 있던 힘을 다 내어 자전거 페달을 굴렸던 디농 가던 날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단순한 평지 길이 아닌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산길을 따라가며 프랑스 시골의 멋있는 풍경을 보았던 좋은 기억과 돌아오는 길 세게 불어오는 맞바람과 맞서 싸우던 나와 함께 있던 지니 언니의 힘겨운 사투가 나에겐 특별한 에피소드이다. 캠프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지 이틀만에 매일 아침 8시 기상에 부지런히 설겆이도 하고 빨래도 하고 썬크림을 꼭꼭 바르던 나는 캠프에 가기전 매일 오전 11시 기상에 텔레비전 앞으로 직행! 으로 리셋되고야 말았다... 모든게 그저 꿈 속에서 일어난 일만 같던 행복했던 기억으로 여전히 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게 사실이였다는걸 알려주는건 캠프에서 만든 내 손목에 감겨진 작은 팔찌와 어딘지 모르게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내 말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