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꿈과 현실 사이 오로라를 만나다

작성자 김단비
아이슬란드 WF166 · FEST/ART 2013. 03 Reykjavik

Art and renovation in Reykjavik and in the fjor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 하고 싶은 것으로 떠올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스무살 무렵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든 책은 아이슬란드의 여행 에세이였고, 읽던 중 '아이슬란드의 오로라와 백야를 보지 않은 사람과는 여행에 대해 말하지 말라'란 다소 거친 문장에 사로잡혔습니다. 해외 여행의 경험이 많지 않던 당시, 그 말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렇다면 언젠가 나도 꼭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를 보겠다란 조금은 무모한 결심을 했습니다. 마음 한 켠 아이슬란드에 대한 꿈을 세웠지만, 워낙 멀고 생소한 나라이다보니 그 때의 결심은 점점 막연한 꿈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일랜드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게 되었고, 아일랜드로 떠나기 전 마침 관심있던 캠프 주제와 적절한 일정의 정보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참가 주제는 'Art & Renovation'으로 그림 실력이 없어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평소 디자인 전시회를 자주 다녔고 무엇보다 'art'와 'renovation'란 키워드의 접목에 흥미가 생겨 주저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제 전공은 '지리학'으로, 아이슬란드의 지리적 특징은 학문적으로 매우 가치있고, 지리학도라면 누구나 답사를 꿈꾸는 곳입니다. 다양한 나라로부터의 친구들과 문화를 교류하고 함께 활동을 한다는 것은 이 워크캠프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저에겐 '오로라 보기'라는 버킷리스트의 달성과, 지리학도로써의 학문적 접근, 그리고 흥미로운 주제의 체험이라는 점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저를 포함해 두명의 한국인과, 핀란드,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서 온 친구들로 총 7명이 'Blue House'에서 생활하였습니다. 'Blue House'는 'White House'라는 사무실과 붙어 있고 'Reykjavik' 시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침 활동 기간 중 'Design March'라는 아이슬란드의 큰 축제가 열려, 자유시간엔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거나 시내를 구경하였습니다.
활동 주제는 'Art & Renovation'으로 'Blue House'의 실내 벽면과 'White House'의 울타리, 벤치를 저희만의 방식으로 renovation 했습니다. 사무실측의 문제로 당초 제공이 계획된 공간들이 제공취소 되어 일정과 활동내용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근처 영화관에서 진행되는 독일 영화제의 홍보 활동과 시티게임 등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비록 계획된 활동을 충분히 하지 못하여 모두 아쉬웠지만, 서로 다른 나라에서 모인 우리 모두가 색다른 장소에서 함께 한다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즐겼습니다.
같은 기간 참여한 다른 팀과 함께 아이슬란드의 남부지역과 유명 관광지로 짧은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눈 앞에 펼쳐졌음에도 믿을 수 없는 대 자연 앞에서 모두가 함께 놀라며 행복해하던 시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매일 당번을 정해 청소와 요리를 하였고, 저녁엔 각 멤버별로 돌아가며 자신의 나라에 대해 소개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음악과 함께 전통음식을 맛보며 마치 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운이 좋게도 오로라를 몇차례 선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꿈꿔오던 광경이 눈 앞에서 펼쳐졌지만, 그 순간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신기했고,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오로라 뿐만이 아니라 아이슬란드의 대자연 앞에서, 제가 그 동안 해 오던 고민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들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각기 다른 문화와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친구들과 같은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하나의 주제를 위해 소통하는 것은 굉장히 유쾌했습니다. 사실 이번 아이슬란드에서의 워크캠프는 제 입장에서 조금 무모할 수도 있는 진행이었지만, 점점 잊혀지는 것만 같던 버킷리스트의 한 항목을 이뤄 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전공서적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봄으로써 '백문이 불여일견'의 속담을 떠올리게 되었으며, 길진 않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으로 부르면 응답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를 얻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