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무릉도원에서 몸과 마음의 먼지를 털다
BUDDHA IN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몸과 마음의 먼지들을 털어낼 수 있었던 짧은 12일, 무릉도원에서의 추억.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이렇게 참가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었고, 그때의 기억을 다시금 되짚어보며 다소 뒤늦은 경험담을 쓰고 있다. 사실 다른 워크캠프에 1지망으로 지원했었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2지망으로 배정이 되었고, 사찰에서 생활을 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삼화사 워크캠프에 속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예전부터 템플 스테이라는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기에 이번 삼화사 워크캠프는 나에게 크게 세 가지 기회를 주는 것 같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참가비를 지불했다. 첫 째는, 방금 말했듯 템플스테이의 경험, 둘 째는 외국인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문화교류로서의 이점, 셋 째로는 시간이 날 때면 주로 힘든 체험들을 찾아서 해온 성격이라 쉽지만은 않게 보였던 사찰 내 봉사활동의 체험. 이렇게 크게 세 가지들이 나를 가장 매혹시켰던 삼화사 워크캠프의 매력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찰에서 생활을 하게 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총 7개의 서로 다른 나라에서 참가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기분이 새롭고 무언가 또 다른 일종의 challenge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태껏 적지 않게 많은 외국인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언어도 생김새도, 그리고 사고하는 것 마저 모두 너무나도 다른 이 사람들과 같이 숙박하며 생활한다는 사실에 한편으론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생겼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걱정도 아주 잠시뿐이었다. 하나 둘 친해지면서, 속마음까지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되었고 아무리 달라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달랐던 부분보다 훨씬 더 많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그때의 생활들이 머릿속에 날카롭게 스쳐 지나가곤 한다. 가장 친했던 러시아 친구와의 추억이 간혹 아침마다 또는 자기 직전에 내 머릿속에서 요동침을 느낄 수 있고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기분이 적적해지고 만다. 종종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절 바닥에 앉아 머리를 몇 번씩 끄덕거리며 명상을 하던 시간도, 온갖 잡념이 가득한 채 친구들과 무작정 108번의 절을 하던 기억도 아직까지 피부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남아있다. 원래 잠자리에 들기 전이면 줄 곧 명상을 해왔지만, 워크캠프 이후로는 그 곳에서 만든 108 염주를 가지고 더욱 명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12일의 시간은 짧다면 매우 짧은 시간이었기에 매일 같이 채식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던 습관과 다소 항상 잔잔한 마음을 가진 채 생활하던 마음가짐 모두 속세로 옴과 동시에 거의 다 사라져버린 것 같지만, 그때의 기억은 마치 직접 무릉도원에라도 다녀 온 마냥 황홀하게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다. 봉사활동의 취지가 보다 강한 워크캠프였지만 사실상 그것으로부터 느낀 점은 많지 않았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사찰 체험을 했던 것들이 거의 느낀 점들의 주를 이룬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니 지난 한국 워크캠프, 동해 삼화사에서의 유쾌했던 여정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지금의 사람들과 과연 어떻게, 그리고 언제쯤이면 다시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그럴 것이다. 내가 적지 않은 대외활동들을 해오면서 매번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로 ‘새로운 경험’ 그리고 ‘새로운 인연’은 이번 활동에서도 그 중요성을 아주 잘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이렇게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와 이래저래 학업에 치이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때론 치유 받고 때론 상처 받으며 살아가지만, 이와 같은 뇌의 신선한 자극, 새로운 경험들이 있기에 그 모든 것들을 다 끌어 안은 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유재성의 “새로움”을 향한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학과성적이 중요하고 취업이 중요한 들, 20대 젊은 시절의 이러한 것들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목적지는 호주, Darwin 지역으로 거의 결정을 끝마친 상태이다. 생물학을 공부하고 있는 나인 만큼, 이번엔 또 다른 새로움을 경험해보기 위해 과거 생물학자 Charles Darwin이 한 때 머물렀던 그 곳으로 워크캠프를 떠나고 싶다. 앞서 언급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기회를 청년들이 쉽게 가져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워크캠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이 프로그램(WORK CAMP)이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