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시골, 23살의 잊지 못할 축제

작성자 이가영
프랑스 U01 · FEST/CULT 2013. 05 - 2013. 06 FRANCE, BULLIGNY

Festival au Fond du Jardin du Miche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생이 되면 막연하게 혼자 유럽 배낭 여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혼자, 그 먼 유럽에 가서 과연 나혼자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두려움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 용기를 내어 올 봄, 유럽 배낭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여행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워크캠프를 꼭 참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 하나의 주제와 목표를 가지고 땀흘리고 추억을 나누는 워크 캠프는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락페스티발이나 사람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는
프랑스 '볼루니'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Festival au Fond du Jardin du Michel' 이라는 락페스티발에 지원하게 되었다. 합격 통보를 받기도 전이였지만 이미 마음은 프랑스 작은 시골 마을에 가있었고, 워크캠프를 기다리는 내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설레임과 떨림에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우리의 만남은 마을의 기차역에서 시작 되었다. 혹시나 잘못 찾아 왔을까 떨리고 두려웠던 마음이 친구들을 만난 뒤 기분 좋은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기차역에서 우리의 숙소로 가는 길은 너무 예뻤다. 날씨도 좋았고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 모든게 꿈만 같았다.
우리들의 숙소는 정말 말 그대로 환상적이였다. 프랑스 느낌이 물씬 나는 그 곳에서 우리는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게임도 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정원에서 식사도 하고 덕분에 편안하게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였기 때문에 아직도 그 숙소가 눈 앞에서 아른 거린다.
우리들의 숙소와 생활이 이렇게 환상적인 반면에, 축제 준비하기 까지의 과정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매일 아침 아홉시 부터 오후 5시까지 5월 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추운 날씨. 입을 수 있는 옷은 다 껴입고 30kg 에 육박하는 돌덩이를 들고 울타리를 치고 내 키의 서너배가 훌쩍 넘는 건축 자재들을 나르고... 특히 축제 첫째날 폭우가 내리는 그 곳에서 비를 다 맞아가며 고생했던 순간들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매일 나르고 설치하는 우리의 정말 힘들었던 일 덕분에 내 팔뚝에는 불끈 하고 솟아나는 알통까지 생길 정도 였으니까. 그 땐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일하는 도중에 우리 팀의 얼굴을 보면 너무 반갑고 일을 다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누었던 이야기들, 우리들만의 유행어, 함께 만들었던 모든 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그립고 즐거웠던 추억이 된것만 같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나보다 한살 어린 한국인 동생 덕분에 낯도 많이 가리고 영어도 미숙한 나의 부족한 점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었던 것같다.
한국음식도 만들어 먹고 저녁 먹고 산책도 나가고 워크캠프 내내 많이 의지가 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공유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그리고 힘들었던 일을 싹 잊게 만들어 주었던 페스티발 기간! 우리는 정말 신나게 놀았다. 키가 작아서 무대를 잘 보지 못하는 우리가 안쓰러웠는지 독일인 친구와 덴마크 친구는 우리를 번쩍 들어 목마를 태워주었고, 그 위에서 내려다본 무대는 정말 환상적이였다. 페스티발이 끝나고 우리에게는 점점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마지막날 혼자 우리가 3주 동안 땀흘렸던 페스티발 장소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그동안의 시간을 되짚어 보면서 그 시간들이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마지막날, 우리는 서로를 꼭 껴안으며 안녕을 말했다. 꼭 다시 보자고, 어쩌면 다시 못 볼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에 너무 아쉬웠다.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 혼자가 되어 떠나는 기차안에서 우리가 함께 나눈 추억이 너무 많은데 이렇게 헤어진다는 사실에 너무 아쉬워 울컥했다. 함께 나눈 그 순간 순간이 모두 꿈만 같은 시간이였다.
그날 이후로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또 앞으로 시간을 계속 흐르겠지만 프랑스의 '볼루니'라는 시골 마을에는 아직도 울고 웃고 떠들던 우리 8명이 함께 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는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다. 주말에 낭시라는 도시에 있는 그날 캠프리더인 친구네 집으로 자러가는 길에 좋은 친구 들과 함께 라는 자체 만으로도 너무 신이나 별 얘기 아닌 것에도 배꼽 잡고 웃었던 기억, 워크캠프 내내 이곳 저곳에서 먹을 것들을 용케도 찾아내어 우리에게 주던 독일인 친구, 서로 잘 모르고 다른 문화로 인해 잠시 오해했던 것, 이웃 사촌들을 초대하여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던 기억,그리고
워크캠프가 끝나고 파리에서 다시 러시아 친구와 연락이 되어 에펠탑 앞에서 재회 했던 기억까지, 정말 모두 너무 소중한 추억들이다.

벌써 워크캠프가 끝난지 2달이 다 되간다. 나는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일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고 나와 함께 했던 7명의 친구들 역시 각자 자신들의 삶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다.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낸 뒤 많은 것이 변화 하고 달라 진 것은 없지만 나의 23의 봄은 워크캠프 덕분에 조금 더 알찼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보석같은 추억들을 얻게 되었다.
정말 워크캠프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하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워크캠프를 꼭 참여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