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여자들만의 특별한 성벽 재건

작성자 오은정
프랑스 JR13/204 · RENO 2013. 06 프랑스

HUEZ (L'ALPE D'HUEZ)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학기 후에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2달여간의 유럽여행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 일찍 들어갈 것인지. 그러던 중 알게 된 워크캠프는 나의 고민을 한방에 날려주었다. 한국에서 하는 일반적인 봉사활동의 개념에서 벗어나 외국에서의 워크캠프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꼭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인 것이었다. 서로 다른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2주가량을 함께 지내며, 서로의 문화, 음식, 생각을 나눌뿐 만 아니라 봉사활동까지 한다는 것은 내가 유럽에 있는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으리랴!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다른 국가의 친구들과 친해지고 그들의 문화를 많이 배웠지만,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파티에서만 만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것을 공유하기에는 제약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2주를 지낸다는 것은 더욱 특별한 유대감을 가지게 될 것이란 믿음으로 참가신청을 하게 되었다.

워크캠프를 신청하기 전까지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단순히 클릭 한번으로 신청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워크캠프를 가고 싶은지, 어떠한 봉사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성벽 재건축 봉사활동을 선택하였다. 필리핀에서 화장실 건축봉사를 한 적이 있었기에 건축봉사 후의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었다. 이러한 결정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워크캠프가 끝난 후 느낄 수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워크캠프를 간 곳은, 프랑스 중남부에 위치한 Alpe de-huez라는 아주 작은 도시였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꼬불꼬불한 길을 돌아돌아 가야했고, 마을에 버스도 몇 대 없는 조용하지만 굉장히 여유로운 곳. 스위스와 가까워 알프스 산맥을 마주하고 있는 멋진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서 내가 프랑스에 있던 6개월 중 가장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성벽을 재건하는 것이었다. 성벽의 돌들이 시멘트로 되어있었는데 그 시멘트와 돌의 색깔이 맞지 않아 시멘트를 제거한 후 새로운 시멘트를 칠하는 작업이었다. 워크캠프를 함께 한 친구들은 캐나다인 2명, 터키인 2명, 영국인 1명, 프랑스인 1명, 나를 포함한 한국인 2명으로 총 8명의 여자들로 이루어진 팀이었다. 처음 우리를 본 주민 분들은 여자들이 얼마나 많이 할 수 있겠냐며 조금 실망한 눈치셨지만, 매일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시멘트를 깨고 나르고, 또 바른 덕분에 주민분들도 나중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우리는 오전에 일어나 2명이 한 팀이 되어서 식사를 준비하고, 나머지는 시멘트 건축을 하 러 가는 방식을 정하였다. 이렇게 2명이 한 팀이 되는 방식은 서로 다른 국가의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전에 시멘트 건축 활동을 하고 난 후, 오후에는 여러가지 활동을 하였다.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를 하기도 하고 마을 주민분이 가이드를 자처해주신 마을 투어를 하기도 하였다.
때때로는, 점심을 먹은 후 간식과 도시락을 싸서 알프스 산맥이 보이는 언덕에 앉아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였다.
저녁에는 각 나라의 게임을 배우며 재밌는 시간을 가졌다. 언어적으로 소통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으나, 서로를 이해하고 천천히 이야기 해 주는 등 배려를 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랐고 성격도 각양각색이라서 친해지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차이는 친해지는 데 어떠한 장벽도 되지 않았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서로 신기한 부분이 많아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한 점이 많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이야기를 많이 공유하게 되었고 헤어질 당시에는 서로 아쉬움에 눈물을 훔치기도 하였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신기하게도 이번 워크캠프의 멤버들은 모두가 다 여자였다. 성벽에 시멘트를 칠하는 건축활동인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없고 여자들만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초기에 마을 사람들은 우리를 못미더워하셨지만, 나중에는 우리에게 굉장히 고마워하셨다. 처음에 멤버 구성을 보고 조금 실망한 것도 사실이지만, 여자들이라서 더욱 잘 뭉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우리들만의 특별한 night인 pajama night을 기획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고, 매일 밤마다 각 나라의 게임을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우리의 성벽건축활동을 지역 방송국에서 촬영 온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성벽을,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사는 마을에서 건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프랑스인도 아닌 외국인 여자들이 와서 시멘트칠을 하는 것이 신기했나 보다. 지역방송국에서 우리를 인터뷰하고, 우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갔다. 운이 좋게도, 영어로 1;1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다. 그 방송을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사실, 나는 개인적인 면이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렇게 다른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2주를 보내는 것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반반이었다. 하지만 이번 워크캠프는 다른 문화의 친구들과 어떻게 교류하는지, 소통하는 지에 대해서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나의 사고관을 넓혀주었다. 단순히 나 자신이 최고라고 느꼈던 마음 가짐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사고관이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들을 더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