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뜻밖의 세르비아, 잊지 못할 여름 선물

작성자 김성혜
세르비아 VSS 02 · CULT/ENVI 2013. 07 세르비아

SUMMER IN TOPONICA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몇 년 전에 모로코에 워크캠프를 다녀온 사람의 얘기를 듣고는 항상 아프리카로 워크캠프로 가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 잠비아나 탄자니아를 알아보는데 항공료가 너무 비싸 포기했다. 그리고 지난 학기 학교에서 참가비를 지원해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사실 스페인으로 가고싶었다. 대학파견인지라 최대한 원하는 곳으로 조정해주셨지만 사실 이번에 갔다왔던 세르비아는 마지막 선택지였다. 발칸반도에 관심은 있었으나 왠지 발칸반도보다는 발트3국쪽이나 이베리아반도가 훨씬 더 끌렸었다. 그렇게 나의 사정과 기호를 최대한 고려해주었으나 사실 처음에 그닥 맘에 썩 들지 않았던 이번 세르비아에서의 워크캠프가 나에게 이번 여름 이따만큼 큰 선물이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돈하 토포니차에서 열리는 2번째 워크캠프였다. 작년에는 러시아, 스페인 등 여러나라에서 두세명씩 오는 바람에 나라별로 그룹을 이뤄 따로 친해졌다 했다. 그러나 올해는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온 나와 다정이 빼고는 다 각각 루마니아,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러시아, 체코 이렇게 국적이 다 달라 더 두루두루 친해지고 팀 전체가 똘똘 뭉칠 수 있었다. 누구 하나 모나는 사람도 없었고 다 유쾌하고 주도적인 사람들이라 워크캠프 내내 갈등 한 번 없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다. 로컬 사람들도 의사소통은 어려워도 얼마나 다 따듯한 사람들인지 있는 내내 너무 사랑을 너무 받아 나는 황송했다.
사실 나는 워크캠프이니만큼 빡센 '워크'를 예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 캠프는 워크캠프보다는 '썸머캠프'에 가까웠던 것 같다. 워크를 하긴 했다. 삽질을 하고 벽돌을 깨고 벽을 칠하기도 했다. 헌데 그 2주동안 일한 날이 5일도 채 안되었던 것 같다. 그대신 먹고 마시고 춤을 추고 불도 물도 없는 산간벽지에서 캠핑을 하고 오기도 하고.
우리 캠프가 정말 좋았던 것은 로컬들과의 교류가 엄청났다는 것이었다. 독립적인 워크캠프이기보다는 일도 로컬 친구들과 함께 놀 때도 로컬 친구들과 함께였다. 2주 동안의 식사 때도 매끼 로컬 친구들의 각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가져다주곤 해서 집에서 먹을 때보다 더 잘 먹었다. 일하는 사이사이 도넛, 케익, 파이, 아이스크림, 과일 등 간식도 엄청났었다. 모두들 여기와서 너무 잘먹어 살쪄간다고 불평아닌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세르비아에 사는 얘네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얘기를 하다가 서로 영어의 한계에 부딛혀도 공놀이를 하면 춤을 추면 되었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좋았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꼭 의도한건 아니었는데, 한국을 알리는 아주 좋은 계기였다. 캠프에 공깃돌 없이도 코리안 게임 베스킨31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서울 영상을 소개하고 한국 전을 요리하고 다정이와 함께 한국 노래를 부르고 강남스타일 뜻도 해석해주고 한국말도 가르쳐주고. 해서 한국과 사랑에 빠진 사람이 한 둘이 아녔다. 아시아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우리 덕분에 한국과 아시아를 꼭 여행하고 싶다는 체코친구 욜라나와 학교를 졸업하고 약사가 되어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던 스테판, 그리고 돈을 모아 2년 안에 꼭 한국에 오겠다고 아주 구체적인 약속을 한 슬로보단과 이고르 두명의 캠프리더 등등!누구에게나 가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2주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 인생에서 꼽을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늘어져 있기도 하고 땡볕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일도 하고 서로 사랑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내게 너무 소중하다. 평생 거기 살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