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국내 봉사, 워크캠프로 확장하다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작성자 백재은
핀란드 ALLI07 · RENO 2013. 07 Sierla-Kattis

Sierla-Kattis Renovati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아 국내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조금 지루해질 때쯤 해외봉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봉사의 폭을 조금 더 넓혀보고자 해외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다. 많은 정보들을 찾아보다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워크캠프를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다. 수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놀라웠고 내가 직접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워크캠프의 장점 중 하나인 외국인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도 참가동기에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참가신청을 하면서 내가 새로운 친구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어떤 활동에 참가하게 될지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참가하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봉사활동을 하기 전, 우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 연락하고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봉사활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핀란드에 먼저 도착한 봉사자들과 함께 모여 섬으로 여행을 갔다. 미리 만나서 먼저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정보교환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함께 즐기며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 주었다.
봉사활동 주제는 Renovation 이었다. 우리가 할 일은 호숫가 앞의 공간이 좁혀지지 않게 주변에 있는 빠르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베어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 밖에도 유스센터에 있는 두 개의 방에 페인트칠도 깨끗하게 새로 했고, 잡초들을 발로 밟아 제거하는 활동도 했다. 그리 어려운 일들이 아니어서 대부분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은 나뭇가지를 베고 그것들을 모아서 한 곳에 모으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힘들고 지루하고 갈증이 날 때가 있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냥 자리에 앉아서 눈에 보이는 블루베리들을 따서 먹으면 된다. 간혹 거미줄 밑에 블루베리가 보이면 거미줄을 훌훌 털어내고 그냥 먹었다. 한국이었다면 그렇게 할 생각조차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이 주는 블루베리의 맛은 잊지 못한다. 그 블루베리들을 양껏 모아서 나중에는 파이를 해 먹기 일쑤였다. 싱싱하고 깨끗한 블루베리를 일하는 중간에 먹는 것이 정말 묘미 중 하나였다. 핀란드 워크캠프의 묘미는 블루베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참여한 봉사활동은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다르게 두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그래서 한 주는 유스센터에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고 남은 한 주는 조금 불편했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캠핑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직접 텐트를 쳐 보고 룸메이트 대신 텐트메이트를 정해 두 명씩 나눠서 잤다. 나는 독일인 친구와 함께 지내게 됐다. 밤마다 잠드는 순간까지 가족 얘기, 친구 얘기 등을 하면서 잔 기억이 난다. 텐트를 치고 생활했지만 부엌시설이나 사우나 시설 등 모든 시설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앞쪽으로 가면 주변에는 온통 호수이고 뒤쪽은 낮은 산이 있어 그 산에 있는 나무들을 치우는 일을 하였다. 밤이 되면 시원하다 못해 추워져서 침낭 속에서 옷을 꽁꽁 껴입고 자기도 했다. 어떤 친구들은 호숫가 데크에서 침낭 하나 덮고 자기도 하였다. 나는 너무 추워서 실내인 사우나 실에서 자기도 했다. 한국이었다면 열대야에 시달렸을 날에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을 찾아 잔다는 생각이 재밌고 그만큼 북유럽의 시원한 여름을 온 몸으로 느끼고 왔다.
호수의 나라 핀란드에서 활동한 만큼, 매일 봉사자들과 리더들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우나와 수영이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사우나는 굉장히 즐거웠고 함께 사우나에 앉아서 이런저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더 친목을 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핀란드식 사우나는 장작 위에 올려 있는 돌을 뜨겁게 데우고 그 돌 위에 물을 뿌리면 수증기가 위로 올라와 그 열로 사우나를 즐기는 방식이다. 그래서 남자 봉사자들이 장작도 열심히 패서 사우나로 나르는 일도 했다. 수증기가 사라질 때쯤 다시 물을 돌 위에 한 바가지정도 뿌리면 된다. 이 방식은 온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사우나를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편인데 이런 방식의 사우나는 처음이어서 신기했다. 우리나라의 사우나 방식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또 사우나를 하면서 자작나무가지들을 모아 물에 불렸다가 몸에 두들기면 시원한 마사지가 된다. 사우나 안이 더우면 밖으로 뛰어나가 호수에 빠져들면 그만이었다.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매 순간을 기억에 담고 즐기려 노력했다. 게다가 해가지지 않는 백야현상을 온 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밤이 되어도 밖이 밝으니 무언가 더 안전한 느낌도 들었고 잠에 들기 싫기까지 했다.
함께 한 사람들은 나를 포함하여 총 15명이었다. 정말 다시는 이런 조합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한 명 한 명 모두 좋았다. 모두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일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심히 했다. 한 번도 트러블 없이 서로 웃고 즐기기에 바빴던 것 같다. 또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없어서 언어적인 어려움도 쉽게 해결할 수 있었고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좋았던 것은 2명씩 번갈아 가며 그 날의 식사 당번을 맡았는데 여러 나라의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내가 당번일 때도 직접 요리를 해 주면서 맛있는 한식을 자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식사시간이 가장 즐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야외에서 식사를 했는데 화덕에 구운 소시지와 빵, 미트볼, 핫케이크 등등 너무 맛있어서 원래 빵과 소시지를 싫어했는데 캠프 이후에는 너무 잘 먹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나는 영어도 잘 하지 못했지만 서로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버리는 순간마다 진짜 교감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또 리더분들이 애정을 갖지 않고 하셨다면 안전한 생활이 보장되지 않았을 것이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친구들뿐만 아니라 리더분들이 역할을 너무 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캠프가 끝나기 하루 전날, 쉬는 시간에 사우나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황급히 나를 막는 것이었다. 리더들과 몇 명의 친구들이 무언가를 몰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저녁도 먹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다 같이 모여 앉았다. 마지막 날인만큼 모여 앉아 못했던 이야기들을 다 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그런데 리더들이 무언가를 잔뜩 들고 우리에게 나눠주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단체사진이 프린트된 작은 에코백 안에는 단체 티셔츠, 과자, 초콜릿, 지도 등등 기념품들이 들어 있었다. 우리를 위해 작은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하느라 나를 막았던 것이었다. 다들 너무 감동을 받았고 눈물을 흘리는 친구도 있었다. 그 안에 있는 단체티셔츠를 다 같이 입고 기념사진을 또 한 번 남겼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 야경을 구경했다.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호수와 반딧불이, 밤 하늘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나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어서 복지에 관심이 많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다른 나라의 복지에도 관심이 생겼고 내가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정리해주는 시간들이었다.
워크캠프는 정말 단순한 일과 캠프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말 인종이 다를 뿐 사람 사는 모습이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이미 경험했고, 앞으로 경험 할 사람들을 위해 워크캠프는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