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마법같은 2주 완성
En route in/to the Wild Wes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는 지난 봄학기에 교환학생으로 핀란드 헬싱키에서 공부했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 온 많은 학생들과 같이 저도 파견기간 후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두 달 반의 긴 유럽여행을 계획했지만 북유럽의 살인적인 물가를 몸소 겪었기 때문에 차마 북유럽을 여행 일정에 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작년에 어느 동유럽 국가에서 워크캠프를 다녀 와 아주 좋았다는 얘기를 들려 줬던 한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북유럽 국가로 워크캠프를 가자! 에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는 이미 홈페이지를 샅샅히 뒤지고 있었습니다. 여행의 끝자락에 워크캠프 일정을 맞춰야했는데, 마침 날짜가 아주 적당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망설일 필요도 없이 캠프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2주간의 소중한 경험,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그룹은 캠프리더를 포함하여 총 7개국에서 온 여덟명의 친구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제라드, 프랑스 툴르즈에서 온 죽마고우 나데즈와 아몬딘, 홍콩에서 온 마이클, 독일에서 온 야나, 한국에서 온 저와 라트비아에서 온 캠프리더 마크! 첫 날 말을 트고 많이 어색했을 때, 숙소에 도착해서 처음 함께 한 것은 초콜렛 케이크 만들기였습니다. 워크캠프 시작 전 일요일에 요리를 하고, 밥을 먹고, 팀을 짜서 아침, 저녁, 청소담당을 정하고, 샤워장을 쓰며 무료로 함께 이용할 수 있었던 노천수영장에서 한바탕 놀고 나니 금새 친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부터 워크캠프가 끝나던 날까지 숙소 바로 앞에 있던 온천수를 이용한 노천 수영장과 자쿠지는 매일 저희의 피로를 풀어주는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부터 비가 오고 꽤 쌀쌀했는데, 이주 간 일할 곳으로 처음 가서 낯선 톱질과 가위질을 하려니 정말 힘들고 지쳤습니다. 발은 젖고, 팔은 아프고, 날씨는 춥고, 배는 고프고... 아침 여덟시부터 이동과 일을 도와주시는 farmer분들이 오셔서, 매일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나갈 준비와 아침식사 및 점심 샌드위치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 주일을 일하고 나니 나름 요령도 생기고 생활이 익숙해지며 매일 매 시간이 바뀌는 변덕스러운 아이슬란드의 날씨도 친근해졌습니다. 게다가 워크캠프 기관과 저희를 연결해 주시는 farmer 가족들이 다들 너무나 친절하시고 거의 매일 저희들을 위한 액티비티를 마련해 주셔서 고된 일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낚시, 승마는 물론 다양한 화산지형들과 뜨거운 물이 펄펄 쏟아져나오는 온천 등 다양한 경험과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하루의 일과는 아침을 먹고 점심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일이 끝난 후 수영 및 세면, 그 후 엑티비티를 즐기고 와서 늦은 저녁을 먹는 것으로 끝났고, 액티비티가 없는 날이나 시간이 조금 남을 때에는 카드게임이나 스피드퀴즈 등을 하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음식 할 재료가 아주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먹을 것이 떨어져서 부탁을 드리면 바로 그 날 충분히 사서 채워주신 점, 항상 (farmer 가족 분들이)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저희를 배려해 주신 점들이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모든 순간이 마법같았고, 아름다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저녁이 있습니다. 일이 거의 끝나가던 둘째 주의 수요일, 저희를 도와주시는 여러 farmer분들이 모두 모이는 한 농장에서의 저녁식사에 초대받게 되었습니다. 안그래도 받기만 하고 해 드린 것이 없어 초콜렛 케이크라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다들 모인다니 반갑고도 감사해서 맛이 훌륭하지는 않지만 정성껏 만든 초콜렛케이크를 가지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도착한 그곳에는 정말 말 그대로 진수성찬이 준비되어 있었고, 역시 이곳은 마법이다! 를 연발하며 지난 몇 달을 통틀어 최고의 만찬과 함께 아이슬란드 가족들과 즐거운 얘기를 나눴습니다. 밤이 늦은 줄도 모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거의 열 두시가 다 되어서야 이제 돌아가야지, 하는데 웬걸, 저희 모두를 위해 양털모자와 아이슬란드의 마법같은 풍경들을 담은 작은 그림책을 선물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드린 것이 없어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면서도, 그분들께 보답하는 길은 아름답고 따뜻한 나라 아이슬란드를 보고 느낀 아름다움으로 기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이지, 꿈만 같은 2주가 흐르고, 아이슬란드를 떠나야 했을 때의 아쉬움은, 아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여유롭다는 것, 혼자 있다는 기분, 대자연을 알게 되었고 22년간 살면서 감히 상상하지도 못한 일들을 2주만에 겪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더나은세상과 국제워크캠프 기관에 큰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