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시골 마을, 잊지 못할 여름 발톱 실종 사건

작성자 김동오
독일 NIG05 · RENO 2013. 06 Teterow

Teterow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이제 곧 대학교를 졸업하는데, 뭔가 의미있고 졸업후에는 쉽사리 하기 힘든 그런 것이 없을까? 교환학생을 미국에서 하고나서 이대로 바로 한국에 가기엔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유럽여행! 하지만 여행만 하고 돌아가기에는.. 교환학생을 하며 늘은 영어를 써먹어 보고 싶기도 했고, 보람차며 남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그런 소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일을 찾아본 결과 알게 된 워크캠프.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이 서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어떠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라는 것에 매료되어 무작정 지원하게 되었다. 물론 다양한 각국의 청년들을 미국에서 이미 만나보았지만, 같이 먹고 자고 하며 활동하게 된다는 워크캠프를 하게 되면 좀 더 깊이 있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또 느끼는 것이 많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망설이지 않고 지원하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가게 된 곳은 독일의 북동쪽에 위치한 작은 시골마을 teterow 였다. 처음에 도착한 그곳은 정말 말 그대로 시골. 도로에 차는 다니지만 걸어다니는 사람은 정말 보기 힘들었다. 물론 다운타운은 나름 활기찰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처음에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기차역에서만 5시간 정도를 기다리게 되었다. 도중에 마을을 둘러보긴 했지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엔 많이 지쳐있었다. 기차역에서 한 두시간 기다렸었을까? 그 곳엔 나처럼 워크캠프를 하러 온 것 같은 외국여자아이가 도착했다. 혹시나 하고 말을 걸어보자, 역시나! 그 여자애는 캐나다에서 워크캠프를 온 학생이었고, 그 여자애를 선두로 하나 둘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등 각국의 청년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같은 팀에는 나 말고 다른 한국인 여자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나를 제외한 전부가 여자가 아닌가. 워크캠프하는 내내 동성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남자들끼리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했던 활동들은 teterow에 오는 등산객을 위한 지침표 페인팅 그리고 숙소보수.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다. 모기가 정말 많아서 서서 페인팅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 농담이 아니라 걸어가면서 손으로 한번 휘저을때마다 모기가 5마리씩은 손에 부딪혔다. 그렇게 전부다들 소리지르면 페인팅을 하기도 했고, 몇시간 동안 나무를 톱질하기도 했다. 우리가 자른 나무로 다음에 올 워크캠프 팀들이 무엇을 만들기도 하고, 캠프파이어도 하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매끼니 마다 직접요리를 준비하기도 했고, 그로 인해 각 나라들의 음식들도 접하게 된 소중한 기억들이 아직도 또렸하다.

주말에는 인근에 있는 도시인 Berline과 Hamburg 그리고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아름다운 성이 있던 작은 마을과 Rostock 네군데를 다녀왔었다. 물론 짧게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한 곳들이라 큰 기억은 안나지만, 봉사활동만을 생각하고 온 나로써는 뜻밖의 수확이었다. 독일 현지인들의 생활들을 엿볼 수 있는 짧은 여행이었다.

워크캠프를 하는 동안 만난 팀원들과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다. 특히나 처음에 만난 캐나다의 친구 빅토리아는 워크캠프 이후에 같이 체코에서 여행을 하기도 했다. 철없는 공주였던 스페인의 수잔나, 순수했던 러시아의 따샤, 일리나. 푸근한 옆집 아주머니 느낌의 우크라이나에서 온 알라. 뭐든 잘했던 캐나다의 빅토리아와 프랑스에서 왔던 여전사 줄리엣. 그리고 같은 한국인인 묵묵히 일 잘하던 하영이. 마지막으로 조금은 리더쉽이 떨어졌지만 마음만은 천사였던 독일의 헨리. 이 모든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워크캠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톱질을 하다가 발톱이 빠져본 사람은 세상에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미리 죽어있던 발톱이긴 했다. 미국에서 교환학생중 축구를 하다가 다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었던 발톱이 완전히 빠져버린 것은 워크캠프에서 톱질을 하던 중이었다. 또 모기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곳 teterow 라고 호언할 수 있다. 모기에 알러지가 있는 나는 한방 물리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부었었는데, 그것을 보고 다른 나라의 친구들이 경악할 정도였다. 한국의 모기가 일반 커피라면 그곳의 모기는 TOP.. 이런 저런 생활의 열악함과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워크캠프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가고 싶다. 왜 이러한 프로그램을 뒤늦게 알았는지... 한국은 좁고 세계는 넓으며 세상에 사람은 많다. 그 많은 사람들은 전부 다른 사고방식,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사람들과 2주를 다 같이 모여 활동한다는 것은 정말 드문 기회이며 그것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었다. 워크캠프.. 그것은 일을 하는 캠프라는 단순한 느낌보다는 나의 마음과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마음의 소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