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핀란드 숲속, 아이들과 함께 웃다

작성자 조아라
핀란드 ALLI02 · KIDS 2012. 06 - 2012. 07 하멘리나

Kids 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캐나다와 미국을 여행할까 고민하던 중 유럽여행이 떠올랐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미국여행보다는 더 힘들 것 같은, 대학생의 로망이라는 유럽여행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던 중 문득 워크캠프가 떠올랐다. 봉사활동도 하고, 외국친구들도 사귀고, 현지의 생활을 좀 더 생생히 체험할 수 있을 거 같아 도전하기로 했다.
유럽여행 계획도 세우고, 워크캠프도 어느나라를 갈 지 살펴보다가 이런 때 아니면 멀어서 가보기 힘든 북유럽쪽으로 가고싶어졌고 마침 핀란드에서 청소년 캠프의 인솔자로 참가하는 프로그램을 보게되었다. 어린이를 좋아하는 나라서 더더욱 끌렸다. 여행루트와는 조금 멀지만 앞뒤 보지않고 신청했고, 운좋게도 참가하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멤버 구성은 세르비아인 1명, 터키인 1명, 워크캠프 리더인 핀란드인 1명, 체코 2명, 타이완 1명, 우크라이나 1명, 까딸로냐 1명, 그리고 나를 포함한 한국인 2명 이었다. 캠프 숙소는 강과 인접한 숲에 있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캠프를 하는 곳이라 방마다 이층침대도 3~5개씩 있었고, 식사도 제공되었다. 그리고 워크캠프 참가자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청소년들 또한 인솔자로 참가하였고, 담당자들 또한 있어 많은 현지인들을 접할 수 있었다.
2주간의 캠프는 5일동안의 캠프를 2번 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주말에는 캠프를 끝마친 아이들은 집으로 가고, 우리는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일은 각각 쉬프트 표가 나왔다. 오전/오후/야간 으로 나뉘어 하루 8시간 정도였고, 야간에 일하게 되면 다음날은 쉬는 구조였다. 야간은 혹시나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방이 아닌 복도 같은 곳에서 자는 것이었다. 쉬프트라고는 하지만 캠프 안의 프로그램 중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으면 참가하고, 아이들과 놀고, 인솔, 프로그램 준비가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도 않았고, 서로서로 큰 구분없이 일했다.
첫 주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생 나이 정도의 아이들이 캠프에 참가했다. 9~13세 정도의 아이들이었는데 영어로 의사소통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만국공통어인 바디랭귀지도 통했기에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
월요일 아침에 캠프에 새로 온 아이들을 맞이하는 걸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들을 각 방으로 안내하고, 침대에 침낭 까는 것을 도와주고, 어느정도 정리를 마치고 우리가 할 일은 아이들과 노는 것이었다. 각자 자국의 놀이를 가르쳐주고, 함께 배드민턴도 하고, 원카드도 하고, 나는 아이들에게 사방치기를 알려줬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즐거워하며 놀아줘서 기뻤다.
식사는 주방에서 아주머니들이 준비해 주셨는데, 주로 아침은 비스켓, 빵과 치즈, 햄 등이었고 점심, 저녁, 간식, 그리고 매일 캠프파이어와 야식이 제공되었다.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불에 직접 크레페를 구워먹기도 하고, 빵을 구워먹기도 하고, 간식으로 직접 피자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라 그런지 식사 걱정은 없었다.
사우나로 유명한 핀란드라 그런지 캠프시설에도 사우나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매일매일 사우나를 즐기기도 했다.
첫 캠프가 끝나갈 무렵, 우리는 각자 수업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각자 자신의 나라에 대하여 알려주기로 하였다. 각자 자기 나라의 국기를 아이들에게 직접 만들어 보게 했다. 전통춤을 알려주기도 하고, 전통 놀이를 가르쳐 주기도 했고, 타이완 친구는 붓글씨 쓰는 법, 한자 쓰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우리 한국팀은 우리나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태권도를 알려주기로 했다. 파워포인트로 우리나라에 대해 간략한 소개 후 아이들에게 태권도의 기초 발차기와 찌르기 등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을 3조로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태권도를 했지만 두번째 조가 끝나갈 즈음에는 힘이 들어서 헉헉댔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어린이들은 잘 따라와 주었고 즐겨가며 태권도를 배워주어서 몹시 고마웠다. 그리고 한 담당자분께서는 내가 태권도를 가르치는 모습을 캠코더로 찍어 자신의 아기들에게 보여줬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집에서 태권도를 한다는 말을 듣고 몹시 뿌듯했다.
그렇게 첫 주를 보내고 주말동안 우리는 장을 보고, 스스로 자국의 음식을 선보이며 휴식기간을 가졌다. 장을 볼 때 핀란드인인 캠프리더가 핀란드의 물건에 대해 설명을 잘 해주어서 간식거리를 살 때 수월했고, 핀란드에 대해 잘 알수 있어 재미있었다.
인터넷 또한 캠프리더가 자신의 인터넷을 공유해주어 사용할 수 있었고,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또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헬싱키 근처의 섬에 놀러가기도 했다.
둘째 주에는 좀 더 큰 아이들이 캠프에 입소했다. 중학생, 고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었는데, 모두 여자아이들이었다. 악세사리를 만드는 시간도 가지고, 아이들의 장기자랑도 보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번엔 좀 큰 아이들이라 첫 주보다는 신경쓸 것이 적었다. 사우나 시간도 유동적이었고, 인솔자와 함께이면 강가의 보트를 언제든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지역신문에 나오기도 했고,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 중 매거진을 만드는 기자가 있어 취재를 당하기도 했다. 등산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지형에 신기했다. 산을 잘 아는 핀란드 인솔자 덕에 등산 중에 토끼풀도 맛보고, 산딸기 같은 것도 맛봤다.
캠프를 끝내고 우리가 떠나기 전에는 인솔자들끼리 조촐한 파티도 진행되었다. 케익과 핀란드 전통음식인 맘미?를 맛보며 마지막 시간을 만끽했다.
캠프를 하는 동안 일한다기보다는 노는 기분이었다. 핀란드 어린이와 그 지역의 청소년들까지 만나 정말 현지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핀란드 워크캠프 둘째 주에 핀란드 인솔자 중 하나가 캠프장 근처에 자기 가족의 오두막이 있다고 워크캠프 참가자 중 남자들을 데리고 낚시를 가기로 했다. 대신 여자참가자들은 여자인솔자들끼리 근처 강가로 가서 피크닉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이니 만큼 술을 먹을 수 없었는데, 피크닉 때 음식을 챙겨오기로 한 아이들이 무알콜 샴페인을 사와 기분을 냈다. 잔디밭에서 핀란드 전통게임도 하고, 마침 강가에서 에어로빅같은 것을 하길래 멀찍이서 따라했던 기억이 있다. 별 거 아니지만 잠깐의 소풍에 참 기분이 좋았다. 남자참가자들은 낚시를 가서 빈 손으로 오긴 했지만.
핀란드는 사우나의 나라인 만큼 캠프장에도 강 근처에 사우나가 설치되어 있었다. 사우나에서 몸을 덥히고 강으로 풍덩 들어가는 거였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핀란드에는 가정집에도 사우나가 설치되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캠프에서는 보트를 가지고 있어 강에서 직접 노를 저어 탈 수 있었다. 둘째 주에 아이들이 타러 가자고 하길래 인솔자로 간 적이 있는데 내가 힘이 부족해 아이들보다 노를 못저었던 기억도 있고, 매일 저녁 캠프파이어를 하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던 기억도 아직 선명하다.
기회가 된다면 매년 참가하고 싶을 만큼 즐거운 기억이었다. 외국에 나가면 보는 눈이 넓어진단 말이 있는데 이 워크캠프 후 실감하게 되었다. 사촌동생들만 봐도 요즘 초등학생들은 학원 다니기 바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기 바쁜데 핀란드의 아이들은 방학 때 캠프에서 자연과 함께 뛰노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을 갖는 것도 부러웠다. 그리고 캠프측에서 아이들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는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놀라웠던 점은, 아이들이 온 첫 날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간단한 게임들을 했던 것이었다. 거기서 비슷한 점을 갖고 있는 그룹끼리 모이는 게임을 했는데, 머리카락 색이 같은 사람, 눈동자 색이 같은 사람끼리 모이게 되었다. 우리나라엔 검정색, 갈색정도 일텐데, 핀란드에서는 파란색, 초록색, 검정색, 갈색 등 다양한 그룹이 나왔다. 이 게임을 하며 세상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핀란드 워크캠프는 내 인생 중 여유롭고도 알찼던 나날들 중 하나 인 것 같다. 순수했던 어린이들과 친솔했던 인솔자들, 그리고 활기찼던 워크캠프 참가자 친구들, 자연, 그리고 백야. 누구에게나 정말 좋았던 경험이라고 추천할 수 있고, 나중에 뒤돌아봐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