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세 번의 인도네시아, 진짜 발리를 만나다

작성자 윤혜정
인도네시아 DJ-86 · DISA/RENO 2013. 07 - 2013. 08 Bali/Jimbaran

Jimbaran Projec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무엇을 하든지 두번째는 첫번째와 다르고 세번째는 두번째와 다르다. 이번 워크캠프는 인도네시아는 세번째 방문이었다. 첫번째는 우연한 기회에 대학생 때 봉사활동과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두번째는 친구들을 만나러, 세번째는 나의 이력을 쌓기 위한 목적이었다.
내가 경험한 인도네시아는 학습 그 자체였다. 낯선 곳에서 현지의 문화를 발견하고 내 문화가 다른 문화와 어떻게 다른지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초등학교 때 처음 갔던 해외여행은 태국과 싱가포르였다. 단체 버스를 타고 관광지를 따라다니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도로 옆에 있는 골목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정말 이곳 현지인이 먹는 음식일까?'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그런 궁금증을 최대한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워크캠프에 참여하면서 Jimbaran Sekolar Luar Biasa(이하 Jimbaran SLB, 짐바란 특수 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며 발리의 문화를 접해보려고 노력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Infosheet에는 Homestay 생활이라고 나와있어서 발리 현지인과 교류할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내가 도착한 숙소는 Dormitory였다. Dormitory 관리자가 말하길 이것이 Homestay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참가자는 세 명이었다. 한 명은 캠프리더를 처음 해보는 캠프리더, 한 명은 캠프리더 경험이 있는 부캠프리더, 한 명은 캠프리더가 되고자 하는 일반 참가자였다. 캠프리더는 캠프리더의 입장에서 처음 경험하는 워크캠프이다 보니 리더십이 부족했지만 부캠프리더가 캠프리더의 역할을 대신해서 좀 더 까다롭고 철저하게 통솔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인 세 명 모두 Java 출신이어서 'I'm not Balines'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들은 발리에 대해서 잘 몰랐다. 발리의 대중교통 수단이나 까르푸 마트 등에 대한 정보는 Dormitory 관리자로부터 알 수 있었다.
나는 발리 전통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매 끼니 때마다 Java 음식(혹은 일반적인 인도네시아 음식)만 나왔다. 인도네시아 참가자 세 명 중 두 명이 무슬림이어서 그런지 식단은 돼지고기는 나오지 않고 주로 닭고기가 나왔다. 두 번째 주에는 참가자들이 닭고기가 질려서 맥도날드 햄버거나 도미노 피자를 사먹기도 했었다. 나는 이미 이번 워크캠프가 세번째 인도네시아 방문이고 인도네시아 음식에 익숙해진 터라 다른 참가자들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캠프리더에게 식사 가격을 물어봤지만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재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었으면 좋겠다.
발리라는 특성상 참가자들이 밤마다 해변과 클럽을 다니고 싶어했다. 캠프리더에게 말도 없이 밤에 숙소에 돌아오지 않는 때도 있었다. 그래서 캠프리더와 몇몇 참가자들 사이에 갈등도 있었다.
봉사활동의 난이도는 힘들지 않았다. 아침에는 Jimbaran SLB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벽화 작업을 했다. 나는 출국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할까 고민했다. 인도네시아 배낭여행을 하면서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문화 교류를 했던 것을 기억하며 한국 음식 재료, 한국 전통 문화를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준비물을 챙겼다. 한국 음식으로는 참기름과 고추장, 미역, 유부초밥 재료를 챙겨갔다. 한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합죽선 부채 만드는 재료와 단소를 가져갔다. 한국 음식 재료는 Cooking Exchange 때, 단소와 합죽선은 SLB 학생들과의 프로그램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출국 전에 한국 워크캠프 참가자들끼리 미리 만나서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 당시 무슬림들의 금식 기간이었는데, 인도네시아 참가자 두 명은 무슬림이어서 아침과 점심 식사를 못 했다. Cooking Exchange 때 각국의 참가자들이 음식을 만들어서 먹을 때, 무슬림 참가자들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사진을 찍거나 한 구석에 앉아 있었다.
한국 참가자들끼리 무슨 음식을 만들지에 대해 의논했는데, 닭볶음탕, 미역국, 그리고 유부초밥을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 그러나 마트에서 닭볶음탕 재료를 구하지 못해서 돼지고기를 사왔다. 나는 Java 지역의 무슬림 문화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안 먹을까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워크캠프 장소는 발리였고 SLB 선생님들 대부분은 힌두교여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였다. 과연 사람들이 제육볶음을 좋아했다. 우리가 만들었던 미역국, 유부초밥, 주먹밥보다 제육볶음이 월등하게 빨리 없어졌다. 한 무슬림 참가자가 단식 기간이라 당장 먹지는 못하고 포장해서 저녁에 먹을 수 있느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It's pork.'라고 하자 그는 지구 종말의 장면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평소에 이슬람 문화에 관심이 있었고 라마단 기간 동안 진행되는 Buka Puasa라는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 Buka Puasa는 라마단 기간에 해질 무렵에 무슬림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는 행사이다. 워크캠프 가기 전 날 Jimbaran에 사는 인도네시아 친구집에서 하루 잤었는데, 친구의 어머니가 Buka Puasa를 위해 음식을 열심히 만드는 것을 보고 Buka Puasa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Buka Puasa에 참여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슬람 문화를 접하고 싶었다. 워크캠프 두번째 주에 인도네시아 무슬림 참가자가 SLB 근처에 Buka Puasa가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참여해도 되는지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Buka Puasa에 참여하는 무슬림들은 나를 친절하게 환영했고 음식에 대해 소개도 해주었다.
추후 이슬람과 인도네시아 문화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제일 큰 이슬람 국가이지만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서 관대하다는 인상을 가졌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라는 국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