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꾼 Dinard

작성자 신희재
프랑스 CONC 064 · RENO 2013. 08 Dinard

DINARD 3 (ILLE-ET-VILAIN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외를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해 한 번쯤은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던 나는 평소 여유가 없다는 핑계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해외여행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기회가 주어 졌다는 생각을 준 것은 과사무실 앞에서 본 워크 캠프라는 한 장의 포스터였다. 워크캠프는 홀로 하는 해외여행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을 배려한 것인지 친구와 함께 참가 할 수 있었고, 학교로부터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외국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흥분되는 기대감을 주었다. 그렇게 이것이 잘하는 것인지 고민 고민하며 워크 캠프 신청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봤다. 이번 경험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어떤 새로운 일이 일어날지 기대를 품으며 말이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일주일 전에 파리에 도착해서 여행을 먼저 한 나는 TGV를 타고 미팅 포인트인 생말로 역을 향해 하루 일찍 이동했다. 하루 먼저 도착하는 것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좋다는 말을 들어 하루 먼저 도착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당일에 도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TGV역인 매시역으로 이동할 때도 시간을 넉넉히 잡았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인지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달리고, 자동 발급기도 도와주지 않아 당황하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열차에 탈 수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떨리고 손에 땀을 쥐는 느낌을 받으며 말이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생말로에 도착해서 근처에 숙소를 잡고 주변 해변을 둘러보고 하루의 휴식을 가졌다. 워크 캠프 첫날 기대와 흥분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생말로 역으로 나가 사람들을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되자 도착한 열차에서 사람들이 내리더니 동양인이여서 그런지 배낭을 멘 인원들이 하나둘 우리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어 캠퍼임을 확인했다.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자기소개를 했는데, 왠지 그때의 나는 정신이 없고 위축되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괜히 웃음만 난다. 잠시 뒤에 캠프 리더가 모여 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봉고차에 태워 캠프장으로 향했다. 시간이 어찌나 안 가던지 차안에서의 그 어색함과 서먹서먹함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는 경험이였다. 영어 실력이라도 충분했다면 직접 말을 걸기라도 했을 텐데, 후회와 영어에 대한 중요성을 엉뚱한 곳에서 깨닫게 되었다. 캠프장은 인포싯에 나와 있던 대로 텐트로 구성되어 있었고 디나흐 에메랄드 해변 옆 캠핑장 바로 옆에 있었다. 리더의 자리 배정 설명을 듣고서 자리를 정하는데, 외국인 친구들의 배려로 친구와 같이 지낼 수 있었다. 처음 해변을 보고서 시도 때도 없이 가겠구나 라는 생각과 다르지 않게 휴식 시간이 주어지자 우리는 해변으로 갔다. 처음에는 아직 서먹서먹해서 몇몇의 유럽인을 제외하면 모두 말없이 해변을 따라 걷기만 했는데, 해변에서 물수제비도 하고 캠프로 돌아와 공도 가지고 놀면서 서로 어울리니 어색함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았다. 저녁에는 어색함을 없애는 게임으로 이름 외우기를 했는데, 한국인의 이름이 어려워서인지 몇 번이고 틀려 웃음을 만들어 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웃음을 주니 이름조차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서 종이를 나눠 받아 자기의 이름을 쓴 다음 옆으로 넘기며 적힌 이름의 사람 얼굴을 한 부위씩 그리고 넘겨 얼굴을 완성하는 게임을 했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이 나와서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첫날을 무사히 보냈다.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라 그런지 일찍 눈이 떠졌다. 잠자리는 삼면이 산을 둘러 싼 지형에다 근처에 해변이 있어서 인지 생각보다 추웠다. 아침은 한국과 다르게 간단하게 시리얼이나 바게트에 커피를 마셨다. 후에 우리는 자전거를 배정 받았는데, 그 이유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서 알았다. 우리가 캠프에 온 목적인 묘지 벽 보수장소를 앞으로 자전거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전답사를 가서 보수 범위와 방법에 대한 설명 및 계획을 듣고, 마을 회관으로 가서 탁구와 당구 등 갖가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식사를 했다. 캠프로 돌아와서는 앞으로의 요리 당번에 대해 상의 했다. 한국 요리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걱정이 앞섰지만 예상외로 한국 요리에 대해 정말 맛있다는 평가와 나는 한국 요리가 좋다고 한국 남자들은 요리를 잘하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작업은 오래되고 금이 간 벽 사이의 흙들을 파내고 그 사이를 다시 콘크리트로 메꾸는 작업과 벽 윗부분을 다시 만드는 작업을 했다. 햇볕은 뜨겁고 시멘트 가루는 공기 중에 흩날리는 악조건 속에 진행 했지만 언제나 웃음과 장난이 끊이질 않았다. 하루는 작업 중에 비가 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며 함께 노래도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중간에는 예산 담당인 알렉스가 바게트와 과일, 치즈 등을 들고 오면 휴식 시간을 알리고 간식을 먹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 마냥 알렉스를 기다렸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다른 친구들도 알렉스가 오면 Break라는 단어를 외치며 휴식을 알리고 바게트로 달려갔다. 일이 끝나면 언제나 온몸에 시멘트 가루를 묻히고 해변으로 들어가서 놀다가 샤워를 하고, 저녁에는 3주 동안 무엇을 하며 보낼까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여서 맥주와 와인도 먹고 상그리아도 만들어 마시며 기타 소리와 노래 소리에 취해 즐겁게 보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주말에는 가까운 잔디밭, 해변으로 피크닉을 갔다. 그 밖에도 관광지로 유명한 생말로, 몽생미쉘을 가서 함께 사진도 찍고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이 모든 것이 특별한 일일 것이다. 클럽에 간일도 있는데, 얌전하게 보이던 친구들이 갑자기 확 변해서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다. 춤을 잘 못 추던 나는 약간 꺼리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차피 눈치 볼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춤을 췄더니 모두 호응해주고 다가와 줬다. 여기는 잘 추던 못 추던 노래를 잘 부르던 못 부르던 눈치 볼 필요 없이 열정을 가지고 하면 모두 즐거워 해주고, 가까이 다가와 준다. 이것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느낀 것은 기차역에서 만난 한 프랑스인에게서 였다. 그는 우리와 함께 있던 졸비타에게 다가와 짐을 잠시 동안 맡아 달라며 하고, 우리에게 어디서 왔냐며, 무엇을 하러 왔냐고 물었는데, 영어 실력 때문에 짤막짤막하게 대답하고 영어를 잘 못한다고 대답 했더니 그 사람은 언어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 말해 마음 한 켠을 답답하게 했다.
길을 건널 때도 보통 차와 사람이 동시에 정지선 앞에 서 있다면 한국은 사람이 서고 차가 지나간다. 하지만 프랑스는 차가 먼저 지나가겠다는 생각이 들 상황에서도 차가 멈춰 먼저 지나가라고 말한다. 도로에서 사람이 먼저고 그 다음이 자전거 마지막이 차인 것이 당연한 것일 텐데도, 그러한 모습을 보고 감탄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한국 교통 문화가 아직은 많이 미흡하다는 생각과 함께 사람들이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나 또한 프랑스에 와서 느낀 거지만 내가 그동안 여유 없이 살아 왔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고, 내가 여유롭다고 느낀 그 감정은 수많은 경쟁과 치열함 속에서 얻은 잠시간의 휴식일 뿐 이였다는 걸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들이 내게 변화를 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못한다. 아니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러한 경험들, 워크 캠프는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말이다.
미팅 포인트를 찾아가는 열차에서는 여행에 대한 피곤으로 잠만 잤다면, 돌아가는 열차에서는 3주간의 작업동안 피곤할 법 한데도 그 동안의 시간을 돌이켜 생각해보며 혼자 웃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내 인생에 짧지만 큰, 잊지 못 할 추억을 품고 되돌아봤다.
지금도 추위에 떨며 아침에 일어나 자연 화장실을 이용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에 몸을 녹이고 졸리면서도 웃으며 굿모닝이라고 말해 줄 것만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읽고 또 읽으면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Good bye France and my friends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영어일 것이다. 영어를 잘했더라면 더 가까워 질 수 있었을 텐데 서로에 대해 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