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들과 함께, 폴란드에서의 성장

작성자 이수미
폴란드 FIYE 303 · kids 2013. 06 - 2013. 07 Pultusk

PULTUSK 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 참가동기.
학교를 통해서 참가하게된 워크캠프. 처음 학교에서 면접볼 때까지도 혼자서 뭐든지 해야한다는 두려움에 조금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 아니면 또다시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 혼자라는 두려움을 조금 벗어나고, 즐기고 싶었다. 흔히 몸이 아프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내 도움이 필요한 어느 단체나 집단에서의 활동을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했고, 이 프로그램은 나에게 더 봉사활동 뿐 아니라 자립심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직접 지원한 것이 아니라 결정되어서 통보받은 것이였는데,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할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설레기도하고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던 것 같았다.

# 특별한 에피소드.
폴란드서역에서 스위스 친구와 만나서 캠프장으로 이동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막상 그곳에 가서 보니 길도 많고 주말이라 사람도 많고 막막해서 국제전화를 몇통이나 썼던지.. 또 주말에는 환전소가 문을 닫아 경찰에게 돈을 바꿀수 있냐 물어서 바꾸려고 했다가 수상해서 경계하다보니 위장경찰임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위험성을 느꼈던 것 같았다. 결국 근처 매점에서 엄청난 환율로 조금 환전한 후 스위스여자와 만나서 캠프장으로 늦게 도착할 수 있었다.
주말에 가까운 해변에 놀러를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뜻하지 않게 폴란드 참전용사셨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어서 요트도 태워주시고 호텔에서 저녁도 대접해 주셨다. 그는 엔지니어로 활동을 하시다가 부를 축적하시고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셨는데 외국인끼리 모여있는 우리를 보고 인사를 건네시다가 호의를 베풀어주셨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폴란드의 아픈역사를 알게 되었고, 역사책 한페이지에서 활동하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할아버지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큰소리로 우리의 기쁜마음을 외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계속 할아버지 이야기를 되새기기도 했다. 엄청난 인연이었고 큰 행운이였다.

# 활동이야기.
폴란드 캠프리더1명, 스위스1명, 헝가리1명 이렇게 4명에서 한 숙소를 쓰며 생활하였다. Pultsk는 폴란드의 오래되고 아주 작은 마을이다. 2시간이면 마을을 모두 구석구석 돌아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마을이였고, 우리 4명은 매일 아침 10시에 숙소에서 걸어서 10분여 거리에 위치한 Daycare center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활동을 했다.
매주마다 center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조금씩 바뀌고, 참여하는 아이들의 연령대도 다양하여 처음에는 ice break와 같은 활동을 통하여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또 그 가운데에서 서로 친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간식도 먹고 그 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팀을 나누어 영어 게임, 체육 활동을 통하여 참여율을 높이고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그 곳의 아이들은 자유로워 보였다. 먹고 싶은 것들은 본인들이 챙길 줄 알았고,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며, 손을들고 차례를 지키는 모습까지 아이들은 첫 시간에 본인들이 직접 지켜야할 규율을 정하고 지키는 것을 보면서 절제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금요일에는 밖의 활동을 주로 하는데 폴란드 민속촌 같은 곳에서 점토를 이용해 원하는 동물을 만들기도 하고, 여러가지 활동도 했다. 비록 비가와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추웠지만 아이들이 우리를 위해서 여러가지 작품을 만들어주고 웃으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Daycare center에서의 일이 끝나면 2시경쯤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그 곳에서 폴란드 아이들이 즐겨먹는 간식과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는데 스위스 친구는 채식주의자라 늘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 불편해 했고, 때때로 나의 입맛에도 맞지 않아서 힘들어 했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우리가 음식을 함께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즐거워 했기에 끝까지 남기지 못하고 다 먹었어야 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외국인인 우리를 많이 좋아하고 따랐던 것 같다. 늘 이름을 부르며 폴란드어를 가르쳐 주기 바빠보였고, 영어를 잘 모르는 어린친구들은 폴란드 리더에게 영어를 배워와서 묻기도하고 조금 큰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통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강남스타일' 노래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고, 마지막 파티에서는 '강남스타일'노래를 가르쳐주고 함께 춤도 추면서 즐겼던 것 같다. 자그마한 아이들의 입에서 울려퍼지는 강남스타일은 내가 마치 싸이가 된 마냥 신기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마지막 날 아이들의 글씨가 적힌 편지는 너무 사랑스러웠고, 그 아이들은 금방 날 잊겠지만 나는 아이들을 잊지 않고 그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잊지 못할 것 같았다.

# 다른 참가자이야기.
외국인들은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고 또한 본인의 주장 또한 강해보였다. 채식주의자캠퍼와 고기가 없으면 안되는 캠퍼의 싸움은 조금 피곤하기도 했고, 매일 외국아침식사를 먹는 것이 재밌고 신선했던 것 같다. 아마 한국에서 먹을 일년치 치즈를 다 먹고 온 듯하다.
우리는 4명에서 이뤄지는 캠프라 사실 조금은 시간이 남고, 마을도 작아서 지루해지기 쉬운 환경이였다. 사실 더 많은 캠퍼들이 있었다면 조금 더 신나고 붐비는 캠프라 재미있지 않았을까. 란 아쉬움도 들었다. 하지만 근처 다른 워크캠프 활동을 하고 있던 아르메니아 청년도 만나고, 그가 지난번 우리학교와 함께 워크캠프를 했다는 사실로 더 가까워지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다.

# 참가 후 변화
외국에 혼자서 지낸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고 두려웠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어디든지 나아가 지낼 수 있고, 조금은 서툴지만 우리나라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방법도 알았다. 또한 한국음식과 문화 한복에 더 강한 자부심과 애착이 생겼고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 정말 우리나라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나와 맞지 않다고 배척하기보다 우선 듣고 배우고 배려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사실 대학시절이 아니면 긴 기간동안 타지에서의 이러한 활동을 하기 어려운데 소중한 시간을 선물받아 감사하고 캠프기간동안 나의 모자란 영어를 알아들어주고 배려해준 우리 캠퍼들이 보고싶다. 우리나라에 꼭 놀러오고싶다던 그 친구들이 보고싶고 우리문화를 더없이 아껴줘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