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도망치듯 떠난 핀란드, 뜻밖의 행복 스물일곱, 핀란드에
Horse far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나의 귀국일은 7월 10일이었다. 막상 갈 날이 다가오니 돌아가기가 싫었다.
빡빡하고 정이라고는 없는, 허세로 가득찬 서울과 돌아가면 눈치 보이는 집과, 스물 일곱의 나이와 4학년 2학기가 만들어 낼 엄청난 압박감이 싫었다. 도망치듯 워크캠프를 신청했다. 출국 연장이 될지 안될지도 모른 채, 보험 기간이 끝나는 7월 28일에 가장 근접한 워크캠프를 검색해보니 몇 가지가 나왔고, 결국 핀란드 워캠에 합격했다.
한적한 시골에서 몸 쓰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껏 다닌 여행지는 대부분 수도나 유명한 관광지라서 사람이 무척 많았다.
또한 계속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느라 몸 쓰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육체적 노동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그 후의 성취감은 어떤지도 느껴보고 싶었다.
내가 바랐던 대로 시골이라는 것이 좋았다. 보는 사람이라고는 늘 그 사람들이고, 중심가에 나가도 사람이 거의 없다. 자전거를 타며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불러도 들을 사람이 없으니 엄청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골답게 풍경이 참 좋다. 이런걸 두고 눈이 호강한다고 하나보다. 또한 헬싱키와 탐페레와는 다르게 백야 현상이 뚜렷하다. 밤 12시가 되어도 오후 5시처럼 환하다. 너무 밝아서 밤 12시에 혼자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섰는데, 환하지만 온도는 낮아서 온 천지가 안개로 부옇게 되어있었다. 순간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싶었다.
일이 끝난 후, 우리는 낮잠을 자거나, 핀란드식 사우나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해변으로 갔다. 정해진 것 없이 그 순간에 하고 싶은 것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충분히 누리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참 빠르다.
어색하게 만나 서로 단조로운 통성명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것도 끝이 나서 나는 이렇게 사진으로 그 때를 추억하고 있다.
이 워캠이 한 4주쯤 되었다면 우리는 아마 지금쯤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를 향해 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는 거실에서 철 지난 팝송을 함께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고. 나는 밤 12시에 홀로 나와 안개가 가득한 길에서 꿈 꾸듯 걷고 있지 않을까
우린 그곳에서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헤어졌다는 것에 대해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10일의 워캠이 내 인생을 바꾸어 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간은 떠올리며 웃음짓게 될 추억을 만든 것 같다.
모두에게 고맙다.
빡빡하고 정이라고는 없는, 허세로 가득찬 서울과 돌아가면 눈치 보이는 집과, 스물 일곱의 나이와 4학년 2학기가 만들어 낼 엄청난 압박감이 싫었다. 도망치듯 워크캠프를 신청했다. 출국 연장이 될지 안될지도 모른 채, 보험 기간이 끝나는 7월 28일에 가장 근접한 워크캠프를 검색해보니 몇 가지가 나왔고, 결국 핀란드 워캠에 합격했다.
한적한 시골에서 몸 쓰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껏 다닌 여행지는 대부분 수도나 유명한 관광지라서 사람이 무척 많았다.
또한 계속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느라 몸 쓰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육체적 노동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그 후의 성취감은 어떤지도 느껴보고 싶었다.
내가 바랐던 대로 시골이라는 것이 좋았다. 보는 사람이라고는 늘 그 사람들이고, 중심가에 나가도 사람이 거의 없다. 자전거를 타며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불러도 들을 사람이 없으니 엄청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골답게 풍경이 참 좋다. 이런걸 두고 눈이 호강한다고 하나보다. 또한 헬싱키와 탐페레와는 다르게 백야 현상이 뚜렷하다. 밤 12시가 되어도 오후 5시처럼 환하다. 너무 밝아서 밤 12시에 혼자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섰는데, 환하지만 온도는 낮아서 온 천지가 안개로 부옇게 되어있었다. 순간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싶었다.
일이 끝난 후, 우리는 낮잠을 자거나, 핀란드식 사우나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해변으로 갔다. 정해진 것 없이 그 순간에 하고 싶은 것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충분히 누리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참 빠르다.
어색하게 만나 서로 단조로운 통성명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것도 끝이 나서 나는 이렇게 사진으로 그 때를 추억하고 있다.
이 워캠이 한 4주쯤 되었다면 우리는 아마 지금쯤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를 향해 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는 거실에서 철 지난 팝송을 함께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고. 나는 밤 12시에 홀로 나와 안개가 가득한 길에서 꿈 꾸듯 걷고 있지 않을까
우린 그곳에서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헤어졌다는 것에 대해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10일의 워캠이 내 인생을 바꾸어 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간은 떠올리며 웃음짓게 될 추억을 만든 것 같다.
모두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