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뜻밖의 선물 같은 첫 해외 봉사
Pescomaggio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국제봉사합격 소식을 듣고 의아했다. ‘외국에 한번은 나갔다 와야지.’라는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각으로 지원했던 터라 기대 반 걱정 반 소식을 기다리던 중이였다. 그런데 합격이라니!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으로 캠프와 여행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출국일이 하루하루가 다가왔지만 준비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외국에 나가는 건 처음 겪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진정한 여행은 발길 닿는 대로지..!’ 라는 맹랑한 생각을 가지고 인포싯에 나온 필요하다는 물품만 챙겼다. 엉성한 준비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른 채 이탈리아로 떠났다.
캠프장소로 이동하는 날, 전날 도착한 같은 캠프에 참여하는 선배와 어떻게 갈지 알아보는 중이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티부르티나역에 도착한 뒤 그 근처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가서 라퀴라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그런데 인포싯에 나와 있는 버스터미널이 구글 지도에 나오지 않았다. 뜻밖의 난관에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렇게 고민하다 출발도 못하겠다. 가보면 되겠지!’ 우스갯소리와 낙관적인 생각을 하며 일단 확실한 곳까지 가보기로 하고 호스텔을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티부르티나역으로 도착하니 바로 기차매표소가 보였다. 기차를 이용해보려고 기차표를 알아봤지만 우리가 원하는 표는 없었다. 사전교육에서 미팅포인트로 이동할 때 인포싯대로 움직이라는 주의사항을 생각해낸 우리는 인포싯대로 버스를 타기로 마음을 바꿨다. 버스터미널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뿐...! 영어에 자신은 없었지만 버스터미널에 가야한다는 일념하나로 용기를 내어 물었다. 다행히 터미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고 라퀴라로 가는 버스표를 살 수 있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점점 도시를 벗어나더니 들판과 낮은 산들을 지나갔다. 버스는 한 두 방울 오는 비를 맞으며 산을 타고 구불구불 달리더니 급기야 골짜기가 내려다보이는 산맥을 타며 산으로 산으로 올라갔다. 꿀꿀한 하늘은 보며 내린 곳은 한산한 버스터미널이었다. 버스에서 우연히 같은 캠프에 참여하는 스페인봉사자를 만나 함께 있던 우리는 도착한 캠프리더들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하고 차를 이용해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우리가 생활한 곳은 6~7인용의 대형텐트였다. 사전교육 때 모든 시설을 최악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미리 들어서인지 우리를 맞이하는 대형텐트의 등장에 많이 놀라지 않았다. 베이스캠프에 샤워를 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하나, 야외에 화장실, 샤워장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 13명의 봉사자들이 사용하기에 부족한 시설이었지만 편하고자 참여한 봉사는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다만 전기는 밤이 되어야 들어왔는데 텐트와 야외 화장실에는 전기가 닿지 않았다. 스마트폰 후레쉬어플은 상당히 유용했다. 시설에 비하여 베이스캠프에서는 와이파이가 잘 연결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놀라웠다.
3명을 한 팀으로 묶어 요일별로 돌아가며 요리와 청소 담당을 했다. 요리를 따로 만들어 제공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쿠킹팀의 재량에 의해 요리가 결정되었고 각국의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한국의 불고기는 소문대로 인기가 좋아 무슨 요리인가 묻는 외국인이 많았다. 인원이 많아서 작은 병의 불고기소스는 요리하지 못했는데 요리를 좋아하는 외국인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다.
9시 쯤 쿠킹팀이 준비한 간단한 아침을 먹고 10시쯤 일을 하러 출발했다. 개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크게 두 팀으로 나누어 작업했다. 울타리와 팻말을 만들기 위한 목공작업과 산을 올라 산길을 만드는 일, 풀과 나무를 제거하여 마을에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 등을 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는 산길을 만드는 트래킹 활동이 아닌 목공일을 선택했다. 마을 팻말에 각국의 언어를 새기는 작업을 했는데 한글을 새기며 뿌듯했다.
오전에 3시간 정도 작업을 한 후 베이스캠프에 모여 점심을 먹었다. 오후 작업을 시작하는 4시까지 자유시간이여서 여유시간이 많았다. 책을 읽는 사람, 낮잠을 자는 사람, 이야기하는 사람, 게임하는 사람. 각자 자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함께 간 선배가 공기를 준비해서 외국인이 공기를 하는 신선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외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놀이였지만 관심을 보이며 게임에 도전해보고자 했다. 다른 나라 사람은 트럼프를 가지고와서 그 나라 방식의 게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땡볕을 피하는 휴식시간이 끝나고 2시간정도 오후 작업을 한 뒤 돌아와 샤워를 했다.
저녁은 대체로 늦은 시간에 다모여 풍성하게 먹었다. 식사 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하루에 대한 이야기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쉬는 날을 정하고, 어떻게 그날을 보낼 것인가 등 이 시간에 의견을 많이 모아 결정했다. 우리는 쉬는 날 근거리에 있는 호수로 간식을 싸들고 소풍을 갔다.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배구도 하며 난생처음 호수에서 수영을 배웠다. 여러 쉬는 날에 라퀴라 주변으로 종종 나갔는데 다함께 레스토랑에서 가서 파스타를 먹기도 하고 장도 보고 지역의 유명한 명소를 찾기도 했다. 한 날은 마을 사람들과 고기파티를 열어 음악과 함께 먹고 즐기는 시간을 보냈는데 봉사기간 중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손꼽아보면 2주가 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 기간 동안 가장 의미 있던 것은 스스로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익숙한 사람과 장소를 떠나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 놓여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과 새벽산허리를 덮는 안무,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배려를 느낄 수 있었던 봉사자들, 처음 만나도 ‘챠오!’하고 인사할 수 있는 주민들, 입맛은 다르지만 함께 식사하고 다양한 문화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들, 불편했지만 익숙해진 텐트와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꼈던 작업들이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른 채 떠났던 워크캠프는 뜻밖의 선물을 잔뜩 안겨주었다.
캠프장소로 이동하는 날, 전날 도착한 같은 캠프에 참여하는 선배와 어떻게 갈지 알아보는 중이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티부르티나역에 도착한 뒤 그 근처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가서 라퀴라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그런데 인포싯에 나와 있는 버스터미널이 구글 지도에 나오지 않았다. 뜻밖의 난관에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렇게 고민하다 출발도 못하겠다. 가보면 되겠지!’ 우스갯소리와 낙관적인 생각을 하며 일단 확실한 곳까지 가보기로 하고 호스텔을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티부르티나역으로 도착하니 바로 기차매표소가 보였다. 기차를 이용해보려고 기차표를 알아봤지만 우리가 원하는 표는 없었다. 사전교육에서 미팅포인트로 이동할 때 인포싯대로 움직이라는 주의사항을 생각해낸 우리는 인포싯대로 버스를 타기로 마음을 바꿨다. 버스터미널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뿐...! 영어에 자신은 없었지만 버스터미널에 가야한다는 일념하나로 용기를 내어 물었다. 다행히 터미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고 라퀴라로 가는 버스표를 살 수 있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점점 도시를 벗어나더니 들판과 낮은 산들을 지나갔다. 버스는 한 두 방울 오는 비를 맞으며 산을 타고 구불구불 달리더니 급기야 골짜기가 내려다보이는 산맥을 타며 산으로 산으로 올라갔다. 꿀꿀한 하늘은 보며 내린 곳은 한산한 버스터미널이었다. 버스에서 우연히 같은 캠프에 참여하는 스페인봉사자를 만나 함께 있던 우리는 도착한 캠프리더들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하고 차를 이용해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우리가 생활한 곳은 6~7인용의 대형텐트였다. 사전교육 때 모든 시설을 최악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미리 들어서인지 우리를 맞이하는 대형텐트의 등장에 많이 놀라지 않았다. 베이스캠프에 샤워를 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하나, 야외에 화장실, 샤워장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 13명의 봉사자들이 사용하기에 부족한 시설이었지만 편하고자 참여한 봉사는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다만 전기는 밤이 되어야 들어왔는데 텐트와 야외 화장실에는 전기가 닿지 않았다. 스마트폰 후레쉬어플은 상당히 유용했다. 시설에 비하여 베이스캠프에서는 와이파이가 잘 연결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놀라웠다.
3명을 한 팀으로 묶어 요일별로 돌아가며 요리와 청소 담당을 했다. 요리를 따로 만들어 제공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쿠킹팀의 재량에 의해 요리가 결정되었고 각국의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한국의 불고기는 소문대로 인기가 좋아 무슨 요리인가 묻는 외국인이 많았다. 인원이 많아서 작은 병의 불고기소스는 요리하지 못했는데 요리를 좋아하는 외국인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다.
9시 쯤 쿠킹팀이 준비한 간단한 아침을 먹고 10시쯤 일을 하러 출발했다. 개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크게 두 팀으로 나누어 작업했다. 울타리와 팻말을 만들기 위한 목공작업과 산을 올라 산길을 만드는 일, 풀과 나무를 제거하여 마을에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 등을 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는 산길을 만드는 트래킹 활동이 아닌 목공일을 선택했다. 마을 팻말에 각국의 언어를 새기는 작업을 했는데 한글을 새기며 뿌듯했다.
오전에 3시간 정도 작업을 한 후 베이스캠프에 모여 점심을 먹었다. 오후 작업을 시작하는 4시까지 자유시간이여서 여유시간이 많았다. 책을 읽는 사람, 낮잠을 자는 사람, 이야기하는 사람, 게임하는 사람. 각자 자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함께 간 선배가 공기를 준비해서 외국인이 공기를 하는 신선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외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놀이였지만 관심을 보이며 게임에 도전해보고자 했다. 다른 나라 사람은 트럼프를 가지고와서 그 나라 방식의 게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땡볕을 피하는 휴식시간이 끝나고 2시간정도 오후 작업을 한 뒤 돌아와 샤워를 했다.
저녁은 대체로 늦은 시간에 다모여 풍성하게 먹었다. 식사 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하루에 대한 이야기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쉬는 날을 정하고, 어떻게 그날을 보낼 것인가 등 이 시간에 의견을 많이 모아 결정했다. 우리는 쉬는 날 근거리에 있는 호수로 간식을 싸들고 소풍을 갔다.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배구도 하며 난생처음 호수에서 수영을 배웠다. 여러 쉬는 날에 라퀴라 주변으로 종종 나갔는데 다함께 레스토랑에서 가서 파스타를 먹기도 하고 장도 보고 지역의 유명한 명소를 찾기도 했다. 한 날은 마을 사람들과 고기파티를 열어 음악과 함께 먹고 즐기는 시간을 보냈는데 봉사기간 중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손꼽아보면 2주가 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 기간 동안 가장 의미 있던 것은 스스로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익숙한 사람과 장소를 떠나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 놓여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과 새벽산허리를 덮는 안무,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배려를 느낄 수 있었던 봉사자들, 처음 만나도 ‘챠오!’하고 인사할 수 있는 주민들, 입맛은 다르지만 함께 식사하고 다양한 문화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들, 불편했지만 익숙해진 텐트와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꼈던 작업들이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른 채 떠났던 워크캠프는 뜻밖의 선물을 잔뜩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