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페인, 웃음으로 시작된 잊지 못할 여름

작성자 이새하
스페인 Ninawarwa 01 · FEST 2013. 06 Alcobendas

FESTIVAL ARCOIRI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스페인 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된 것은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였기 때문이다. 많은 곳을 여행한 친한 친구가 항상 스페인이 최고였다고 칭찬을 해서 기회가 된다면 꼭 가야겠다 다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페인은 기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멋진 나라였다. 뜨겁지만 맑은 공기, 햇살만큼 환한 사람들의 미소, 생활에 녹아든 음악과 술. 매일 즐겁고 파티 같던 나날이었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겁 없이 여행을 떠난 탓에, 심카드도 없고 로밍도 안 했기 때문에 전화를 걸 수 없었고 대부분의 사람이 영어를 잘 못 했다. 공항에 내려서 40분 거리의 숙소까지 3시간 걸려 간신히 찾아갔다. 다행히 사람들이 친절하게 도움을 주었고 주소를 보고 데려다주기까지 했다. 날 격하게 반겨준 빅토르와 마리나와 만난 뒤 참가자 전원과 인사하게 되었다. 날 배려하고 반겨주던 그들의 미소에 긴장과 고생이 모두 녹아버렸다. 숙소는 반지하 방으로 밤에 서늘해서 침낭에 들어가 자기에 딱 좋은 온도였다. 아침도 토스트와 시리얼을 많이 먹을 수 있었고 점심과 저녁은 지역 난민 숙소에서 먹었는데 날마다 정말 풍요로운 식사였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스페인의 가정식을 먹을 수 있었다.
우리의 활동은 지역 난민들과 함께 다국적 MUSIC FESTIVAL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아프리카 타악기를 중심으로 연주하는 것이었는데 평소 음악을 잘 못했던 지라 걱정이 많았고 영어로 음악을 배울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다. 심지어 아프리카 음악을 바탕으로 한다고 해서 감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연습을 시작하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로 박자를 맞추면 되는 데 정말 놀랍게도 박치라고 생각했던 내가 그중에 가장 박자를 잘 맞추었다. 한국의 노래방 문화 덕분이라 생각한다. 연습 시간은 짧았고 많은 시간을 편하게 쉬면서 보냈다. 근데 연습이 짧다고 느낀 것은 연주(한국 참가자)와 나뿐인 듯, 다른 이들은 느긋하게 즐기는 것을 보아, 한국인의 '빨리빨리'문화, 즉 항상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살아왔다는 걸 느꼈다.
머물렀던 알코벤다스라는 도시는 마드리드랑 가깝지만, 거주지이기 때문에 무척 안전하고 편리했다. 공원도 많고 쓰레기통이 곳곳에 있어서 도시가 깨끗했다. 난민 숙소에서 밥을 먹은 이유는 음악 축제가 그들과 함께하는 축제였기 때문이다. 난민이라고 하여 홈리스 같은 것이 아니라 나라의 내전이나 원한 관계로 인해 나라(주로 중동, 아프리카)를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어서 그들의 숙소도 무척 좋은 복지관 같은 곳이었다. 음식 역시 스페인 여행을 하며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진짜 스페인의 지역 음식이어서 더욱 만족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친구들과 더 자세한 이야기를 못했다는 것이다. 궁금한 것도 많았고 친구들이 어떤 성격인지, 뭘 좋아하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지만 제대로 알 수가 없어서 너무 답답했다.
다른 인종과 가까이서 생활한 것이 처음이라서 모든 것이 새롭고 서툴렀지만, 스페인 워크캠프를 통해 스페인에 대해 엄청난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의 엄청난 에너지는 그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행복의 결정체 같은 것이었다. 그곳에서 직접 준비해서 참여한 다국적 음악 축제는 다시는 경험하기 힘들 독특한 매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