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꿈을 향한 용기 있는 첫걸음

작성자 양수진
멕시코 VIVE09 · ENVI 2013. 07 - 2013. 08 Colola

Protecting the Marine Turtles at Colola I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난 3월, 아는 선배로부터 워크캠프 챌린저를 알게 되었고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지원서를 썼었습니다. 아쉽게도 100명의 합격자 안에 들진 못했지만 그 선배 덕에 저는 국제워크캠프를 알게 됐고 중남미 멕시코에서 거북이 알 보호활동을 한다는 걸 알게됐지요. 비록 비싼 비행기 값이 저를 좌절하게 했지만 이미 제 마음은 워크캠프챌린저를 신청한 그 순간부터 멕시코에 있었던 터라 일단 적고 보자 라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작성했고, 그렇게 전 합격해서 인포싯을 받았습니다.

들뜬 마음도 잠시, 주위에서 자꾸 불안한 소리를 하더군요. 멕시코..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하도 주위에서 그러니 괜히 겁을 먹게 되더라고요. 인포싯에 생각보다 미팅포인트까지 가는 경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출발 한 달 전부터 꼼꼼히 구글링도하고 vive에 메일 보내고, 이전 참가자 블로거한테 쪽지도 보내면서 준비를 아주 철저하게 했습니다.

드디어 지구반대편으로 떠나는 날 ! 사전에 준비를 잘해가서 그런지 두려운 마음은 사라진지 오래고 가벼운 기분, 무거운 짐과 함께 멕시코로 향했습니다. 14시간이라는 긴 비행 끝에 도착한 8월의 멕시코는... 선선하더군요. 저는 멕시코하면 그냥 엄청 더운 나라인줄 알았는데 반바지 반팔 입은 사람은 저밖에 없었답니다. 또 미팅포인트까지 가는 데에는 딱히 준비를 잘해가서라기보다는 멕시코 사람들이 정말 친절해서 물어물어서 길 한번 헤매지 않고 혼자 무사~히 캠프지에 도착 했습니다!

저는 비행기를 잘못 예약해서 하루 늦게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들을 부엌 음식박스에 다 넣었는데 역시나 한국인 손이 크긴 한가봅니다. 저만 음식을 그렇게 바리바리 싸 왔더군요. 깻잎, 참치통조림, 김, 짜파게티 10개, 호떡믹스, 사탕 하하... 저희캠프지 캠퍼들은 처음엔 6명 정도 있었는데 motin del oro 캠퍼들이 와서 그쪽 환경이 너무 ;; 안 좋아서 저희랑 같이 지내기로 하고 총 13명이서 2주를 함께하게 됐습니다.

워크캠프가 다른 많은 봉사활동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중 하나가 전 세계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같이 지내면서 봉사한다는 점이죠. 하지만 그 장점이 단점이 되서 각 나라사이의 문화차이로 인해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이라 워크캠프 사전교육 때도 그런 점에 대해서 교육을 받았었죠. 하 지 만 ! 그런 교육이 무색할 정도로 6개국이 섞여 지내는 동안 아~~무런 트러블도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몇몇에게서는 약간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개인주의적일뿐 이기적인건 아니어서 문화차이겠거니 하면서 그냥 넘겼어요.

봉사활동은 많이 힘들진 않으면서 보람은 느끼고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아기거북이들을 만났을 땐 얼마나 벅차던지. 또 콜로라바다의 밤하늘!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별똥별도 계속 떨어지고, 은하수도 보이고,, 정말 아름다웠어요. 봉사활동 패턴은 이런 식 이었습니다. 평일 밤 11시, 리더의 주도하에 5개의 조를 짜서 east, middle 1, middle 2, rock, nest 이 다섯군데 중 한곳을 가게 됩니다. east, middle1, middle2 는 갈만한데 rock은 걸어서 1시간은 걸리더군요. 왕복 2시간 !!! 물을 안 들고 가서 목말라서 쓰러지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정해진 장소로 가서 돌아다니면서 각조에 붙여진 현지인 두 명과 함께 거북이를 찾아다니는데, 그렇게 거북이를 발견하면 거기서 거북이 사이즈를 재거나, 알을 낳고 흙을 덮고 있는 거북이를 잠시 옆으로 밀어 놓고 알을 파냅니다. 날짜, 알 개수, 거북이 종류, 그날 파도 환경 등등 여러 가지 기록사항을 기록한 뒤, 수거한 알을 nest(둥지)에 가져다주면 흙을 깊게 파서 그 안에 다시 알들을 넣는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nest 걸리면 처음에는 한가하지만 제일 늦게 자게 되죠. 흙 파내는 것도 힘들고요. 저는 다섯군데 다 한 번씩 가보고 rock은 두 번이나 걸렸어요. 그것도 마지막 날에 ! 그런데 좋았던 게 마지막 날은 모터싸이클 타고 가서 정말 재미있었다는 거 ! 그리고 그날은 평소엔 잘 볼 수 없었던 달이 떴는데, 바다위의 rock 과 달이 만든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는 거 ! 아직도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진으론 찍히지가 않아서 잊지 않으려고 눈에 담고 또 담았답니다.

음식은 shopping team이 사온 재료로 cooking team이 요리를 하고 washing team이 설거지하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했는데, 한국음식이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일본인들이 김을 어찌나 좋아하던지. 짜파게티도 출출할 때 마다 끓여서 먹었는데 배 안 고프다던 애들도 냄새 맡고는 포크 들고 덤벼들더군요. 일을 밤에 하다 보니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10시, 점심을 2-3시, 저녁은 거의 안 먹는 식으로 지냈어요. 아침엔 알아서 씨리얼 같은 걸로 때우고 점심은 cooking team 메뉴에 따라!

샤워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할 수 있었어요. 저는 못 할 줄 알고 각오 단단히 하고 갔는데 씻는 데에 불편함은 못 느꼈어요. 화장실도 좌변기에다가 깨끗했고요!

2주 동안 지내면서 탈나거나 아픈 적은 딱 하루 있었어요. 몸살인 것 같은데 토할 것 같고, 머리 아프고, 열나고.. 제 생각엔 날씨에 적응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멕시코시티는 서늘했지만 콜로라는 엄청 더웠거든요. 저랑 같은 증상으로 아팠던 사람이 3명 더 있었는데 약 먹으니까 바로 나았어요. 거기에서 모기는 모르겠고 개미한테 좀 많이 물렸어요. 개미는 잘 때만 조심하면 되고 그냥 여름에 한국에서 모기물리는 정도랑 다를 게 없어서 .. 저는 오히려 한국에서 모기한테 더 많이 물리는 것 같아요.

낮에 심심할까봐 책도 사서 들고 갔는데 2주 동안 20페이지정도 읽었나? 캠퍼들끼리 놀고 얘기하고 하다 보니 책 읽을 시간도 없더군요. 낮에 잠시 바다도 놀러나가고. 캠프기간동안 바다 5군데는 간 것 같아요. (콜로라는 파도가 너무 위험해서 수영을 할 수 없답니다. ) 현지인들이랑 콜로라 타운에서 축구경기도 하고, 모자도 만들고, 생일파티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게임하고, 밤에는 데낄라도 마시고, 캠프파이어도 하고 !!정말 심심할 틈 없이 재밌었어요.

한날은 테코만으로 (버스로 2-3시간) 장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local들이 데모를 해가지고 도로를 막아 버렸더군요. 버스에서 내려서 장 본거 들고 걸어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우리 가는 길 막고 서서 여기로 못 지나간다고 엄청 무섭게 말해서 우리 다 그대로 얼어서 서있었죠. 리더 입에서 얼마면 되냐는 말까지 나오자 갑자기 아저씨 하는 말.. “haha it was a joke man~".... 하하^^ 뭐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땐 정말 무서웠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주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저희는 모렐리아까지 다 같이 가서 그날 밤 클럽에서 마지막 파티를 하고 다음날 헤어졌답니다.

이렇게 보고서를 적고 있으니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네요. 이 메마르고 각박한 세상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받았던 상처들, 지구 반대편에서 100% 완전히 힐링 받고 왔답니다!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서 낯선 땅에서 잘 적응하고 무사히 캠프를 마치고 나니, 이젠 어떤 낯선 환경에 놓여도 두려워 않고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아니,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시간 내서 워크캠프 또 참가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