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땀방울로 쌓은 추억 프랑스 작은 마을, 특별한

작성자 안지훈
프랑스 CONC 011 · RENO 2013. 08 FRANCE

BARZU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럽으로 4개국 정도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5~6월 쯤에 학교를 통해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다. 워크캠프가 어떤 건지 자세한 건 몰랐지만 먼저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신청한 워크캠프. 내가 다녀온 워크캠프는 RENO, CONS로 사전 정보로 내가 알 수 있는 건 washing house를 고치는 것이라기에 샤워시설이나 화장실의 고장난 배수로 같은 걸 고치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준비물에는 침낭도 챙기라고 하고 장화도 챙기라고 하고 뭐가 너무 많아서 나는 생각으로 어짜피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있을 건 다 있겠지 하면서 짐을 가볍게 싸기로 마음 먹었다. 시간은 훌쩍 지나서 7월 쯤에 워크숍을 했다. 이런저런 도움되는 말도 듣고 역할극도 해보고 꽤 재밌었다. 아무래도 역시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게 가장 확실하게 워크캠프에 대해 짐작할 수 있게 했다.
7월의 마지막 날.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떠났다. 한국에서 프랑스는 상당히 멀었다. 경유 1번을 포함해서 가는 데 하루가 꼬박 걸렸으니 말이다. 근처 도시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 날 역에서 팀원들을 만났다. 마을 아저씨들이 마중나오셔서 차를 타고 목적지로 떠났다. 여기서부터 확실하게 느낀게 이분들이 프랑스 말로 자꾸 뭔가 이야기해주고 싶어하시는데 봉쥬르! 말고는 프랑스어를 들어본 적 없는 나로서는 정말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아저씨의 수화와 반복적인 설명으로 조금조금 이해를 할 수 있었던게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나중에의 이야기지만 인사말고도 시봉! 사바? 아똥. 이런말들 알아듣게 되서 간단간단한 회화지만 프랑스말로 대답하면 그 사람들도 좋아하고 나도 재미가 있었다. 마을에 도착해서 처음 일행들과 만났을 땐 다들 어색했다. 자기소개 이후에도,이어지는 점심 식사때도 마찬가지였다. 조금씩 이야기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편해졌다. 저녁은 마을 사람들이 환영파티를 해주러 다 모여주셨다. 맛있는 식사도 하고 각 나라 춤과 노래를 서로 보여주기도 했다. 주민분들이 아저씨라기 보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셨는데 여기서 느낀 건 이 분들이 정말 젊고 즐겁게 사신다는 거였다. 어깨동무하고 춤도 추고 함께 노래도 부르는 모습이 나도 이다음에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했다. 만남이 금요일이다보니 근방에 나들이 다니면서 휴일을 보내고 본격적인 일을 시작했다. 워싱하우스는 강변에 있는 오래된 세탁시설을 고치는 것이었다. 리더가 영어로 설명을 해줬지만 완벽하게 알아듣지는 못해서 시키는 거를 했다. 하루에 6시간 정도를 일했고 초반엔 오래된 시멘트를 뜯어내는게 일이었다. 그렇게 1주일이 되 갈 때쯤이었을까 한명이 직업 면접 때문에 가버렸다. 돌아온다고는 했지만 사람들 모두 그게 안녕이라는 걸 느끼고 있었던 거 같다. 1명을 잃은 게 아쉬웠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끝 날때까지 그 이름을 가끔씩 부르긴 했지만 말이다. 식탁에 그릇하나가 더 올라갈 때면 그의 유령이라고 장난치곤 했다. 우리 팀원들은 한국,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일본, 러시아,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모인 친구들이었다. 다들 착하고 하는 일에 적극적인 친구들이었고 너무 좋았다. 나간 친구 한 명을 빼곤 모두 끝까지 함께했다. 하루 6시간 일하고 점심을 먹고 난 뒤엔 자유시간으로 잔디밭에서 잠을 자거나 같이 놀거나했다. 프랑스는 해가 길어서 10시나 되어야 저녁을 먹었다. 20일 간의 처음엔 길다고 생각했던, 끝날 때 쯤은 너무 짧다고 생각되어 아쉬웠던 워크캠프가 끝나고 세탁시설 오프닝 파티를 무사히 마쳤다.
한국에서 프랑스 오기 전에 걱정했던 건 요리였다. 혹시나혹시나 식사 만들어주나 했는데 여기 와서 우리가 요리해야한다는 말 듣고 철렁했는데 들고간 불고기 소스로 만든 소불고기는 정말 인기가 좋았고 오프닝 파티 때 현지에 있는 재료로 생전에 요리해본 적도 없는 나와 내 친구는 파전을 만들었고 결과 인기가 너무 좋아서 금방 다 팔렸다.
이 곳엔 피레네 산맥이 보이는 자연도 너무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마을 사람들은 일을 도와주시기도 하고 무슨 일 있으면 다 모여서 파티도 열어주고 와서 자기 집에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하기도 하고 자주 찾아와서 인사를 나누곤 했으며 팀원들도 정말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워크캠프가 끝나면서 아쉬웠던 건 왜 좀 더 다가가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나하는 거였다. 마지막 가는 날엔 군인 출신으로 같은 군인 길에 있는 우리한테 좀 더 각별했던 아저씨가 공항까지 바래다 주셨다. 그 아저씨 집에 초대받아 가서 맛있는 저녁 먹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했었는데.
공항 통과하면서 마지막 모습엔 아저씨 눈에 눈물이 보이는 거 같았다. 나 역시 이별이 아쉬워서인지 슬펐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밤하늘이 너무 깨끗해서 잔디밭에 누우면 밤마다 하늘 가득하게 별들이 보이고 별똥별도 매일 같이 볼 수 있었다. 그늘에만 가면 시원한 이 날씨도 너무 좋았고 아무 생각 없이 긴 옥수수밭 옆을 자전거 타던 때까지 그냥 다 좋았다. 따뜻한 마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언제 쯤 내가 이런 시간을 또 누릴 수 있을까.
한국에 돌아온 지금 나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다. 그들과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언어가 되야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세계 곳곳에 친구들이 생겨서 다른 곳도 가보고 싶고 그 작은 마을은 또 하나의 고향이 되었다. 아름다운 추억과 인연을 만들어준 워크캠프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