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크로아티아, 낯선 곳에서 찾은 의미
Building New World - Blatus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기간 : 6월 16일~6월 30일
-참가지역 : 크로아티아 블라투샤(Blatusa)
-캠프Code 및 Title : HR-VCZ 6.2 Building New World - Blatusa
-활동테마: 에코빌리지
-참가자구성(국적,인원): 크로아티아 2명, 체코 2명, 프랑스 2명, 벨기에 1명, 캐나다 1명, 한국 1명 총 9명
1. 지원동기
대학생의 로망 중 하나인 해외봉사. 교환학생으로 네덜란드에서 머무는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특별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 고민하던 중 지난 학기 교환학생 다녀온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교환학생 가면, 워크캠프 꼭 해봐". 그리고 찾아보다 발견한 크로아티아의 에코빌리지. 국가는 최대한 낯선 곳으로 가고 싶었고 사실 무슨 일을 할 지는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에코빌리지? 뭐지...? 자연 속에서 텐트치고 전기도 못쓴다는데, 디지털디톡스가 유행인 요즘에 딱 맞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지원했다. 하지만, 뒤늦게 지원한 탓에 이미 꽉 차버렸다는 메일을 받고 2지망으로 독일의 어느 성곽에서 하는 봉사활동을 재지원 후 기다리던 중 받은 메일. 한 명이 취소하는 바람에 공석이 났다고^^ 이것은 내 운명이다!
2. 준비과정
봉사시작 일주일 전에 합격메일을 받았고 일단 침낭부터 후레시까지 아무것도 없었다. 스마트폰 하나랑 출발한 날 구매한 침낭 그 밖에는 여름 옷들과 운동화, 세면도구만 챙겨갔다. 한국음식을 사갔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겨서 한인마트에도 못들리고 엄청 아쉬웠다. 네덜란드에서 크로아티아까지 직행 비행기는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냈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남은 며칠동안 여행이나 하자며 프라하-부다페스트-자그레브-블라투샤로 가는 루트를 짜고 바로 떠났다. 프라하로 비행기를 타고 2박 3일 관광 후 유로라인버스로 부다페스트로 이동 1박 2일 관광 후 기차로 자그레브 도착. 다음날 아침 토푸스코가는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같은 버스를 타고 있던 봉사자들(자느라 아무도 못봤음ㅠㅠㅋㅋ)과 봉사를 기획한 고가와 다비데를 만나 자동차를 타고 드뎌 블라투샤에 도착헀다.
여행 중 ATM에서 뽑아서 환전했고 크로아티아는 'Kuna'를 쓴다. (약 1유로=7.6 쿠나)
3. 숙소 및 주변 환경
숙소
우리가 머문 곳은 센트랄라라고 불리는 마을회관같이 마을 주민들이 다 모이는 곳이었다.
센트랄라의 2층 다락방에 나와 마숨이 같이 썼고 그 옆에 오두막에서 4명, 옛날에 염소가 살던 흙으로 만든 아주 작은 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2명, 그리고 니콜라스 혼자 텐트에서 잤다. 다행인 건, 전기가 들어왔다!!!!
화장실
먼저, 에코빌리지이기 때문에 이 곳의 건물들은 대부분 친환경적으로 지어졌다. 화장실은 컴포스트라 부르는 재래식화장실을 함께 썼다. 고가는 산 속에 아무 곳에나 삽을 들고 가서 볼일을 보면 된다고 했지만 다들 작은 일은 숲 속에서 보아도 큰 일은 이곳에서 보았기 때문에 ㅎㅎㅎㅎ 자주 줄을 서곤 했다. 게다가 매일 빵을 먹다보니 화장실을 엄청 자주가서 불편한 것도 나중엔 까먹었다.
샤워실은 공용 1개가 있고 나머지는 야외샤워실로 오픈된 곳에 샤워기만 있었다.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사람들 오기 전에 가서 샤워했는데 안개 낀 숲 속에서 샤워하고 있으면 숲 속의 공주가 된 기분이다. 나중에는 샤워실에 커텐을 달아 우리의 샤워장을 만들었다.
인터넷
인터넷은 당연히 이곳까지 들어오지 않아서 처음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ㅎㅎ하지만 인터넷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서로에게 관심을 더 갖게 되고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시내에 가야하는데 걸어가면 약 1시간이 걸린다.
주변
블라투샤는 산 속에 있는 동네이다. 약 5개의 집들이 센트랄라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고 모두 다 친한 사이, 센트랄라, 유러피안 하우스와 같이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4. 워크캠프 활동
먼저, 우리는 하루 2명씩 키친팀을 정해서 점심, 저녁을 요리하도록 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팀을 나누어 마을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었다.
일하기
고가, 다비데 팀
고가와 다비데는 산 속에 아키마와 함께 집을 짓고 있었다. 원래 그 터는 정말 숲이라서 나무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 직접 다 나무를 베고 치워서 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터에 있는 나무들을 베고 깎아 집 앞의 넓은 뜰을 만들었고, 집은 나무로 기둥을 세워 틀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 위에 지붕에 고가는 잔디를 덮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전 작업인 지붕의 나무를 다듬고 먼지를 털어 니스칠을 했다. 집 아래에서는 집에서 물을 쓸 수 있도록 수로를 내는 작업을 해서 열심히 땅을 파서 길을 냈다. 나무들을 정리하고 옮기는 일도 있었다.
아키마 팀
아키마는 밭 일을 했는데, 비틀즈를 감자밭에서 골라냈다. 비틀즈가 감자 잎에 엄청 붙어있는데 이 일을 매일 해야 감자잎이 남는다고, 옆 집 할머니는 이 일을 하루 5번씩 하신다고 했다. 아키마 팀에서 내가 밭 일을 한 건 이 것뿐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주로 아키마 팀도 밭 일보다는 고가, 다비데와 함께 집 짓는 일을 도왔다.
네노, 알렌 팀
네노와 알렌은 주로 네노 집 주변에 집을 짓는 알렌의 일을 도와주거나, 네노 집 뒤에 길을 내고, 집 앞의 빈집을 헐고 벽돌들을 활용하기 위해 옮기는 일, 네노의 밭 일을 도왔다. 네노, 알렌과 일하면 항상 네노가 집에 초대해 커피를 주었다. 그리고 수다를 떨었다ㅎㅎ.
키친팀
키친팀은 그 날 일하지 않고 16인분 요리를 해야했는데 절대 쉽지 않다. 심지어 나중에는 서로 키친팀을 안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ㅋㅋㅋ나는 첫날 요리를 안드레아와 맡았는데 둘이 회의 끝에 밥과 스프를 만들기로 했다. 밥솥없이 밥하기는 첨이라 안드레아가 알려주는 신기한 방식(물을 끓여 쌀을 넣고 물을 계속 부어가며 불리는 방식)으로 2kg의 쌀을 했다. 점심식사 후 반이 넘게 밥이 남아서 저녁에 이걸 활용하고 싶었고 내가 떡을 만들자고 제안해서 밥에 설탕을 넣고 반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견과류를 넣어 오븐에 구운 견과류떡, 초코떡을 만들었는데 인기가 좋았다.
에코빌리지를 티비에서 보고 신청해서 이 곳에 일을 도와주며 6개월을 살기로 한 안토니오. 매일 궂은 일도 웃으면서 다 하고 모든 사람들을 잘 챙겨주어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매일 빵을 구워서 자랑했는데 첫 날 우리에게 보여 준 빵은 다 타서 웃음바다로 만들었지만 그 실력이 일취월장해서 막판에는 실력자가 되어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매일 빵을 먹었고, 그 방법을 응용해서 매일 새로운 케익을 만들어 디저트로 먹었다.
처음에는 자연 속에 있으니까 다이어트가 될 줄 알았는데 우리는 매일 먹어서 ㅋㅋㅋㅋㅋ살이 찐 것 같다.
액티비티
하루 일은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이라서 자유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리더인 얀야는 매일 새로운 액티비티를 고민했다.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에 첫 날은 이웃 할머니의 우유와 치즈를 받으러 왕복 약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를 함께 다녀왔고, 저녁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게임을 했다. 매일 점심 저녁 식사 후 활동이 기다리고 있었고 대부분이 쉬기보다는 참여했다. 보통 유러피안하우스에서 보여 다 함께 에코빌리지 관련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살사도 배우고 인터네셔널 밤에는 서로의 문화를 알려주면서 각자 준비해 온 것들을 나눠주었는데 나는 한국 것이 없어서 미안했지만 그래도 다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재미있어해서 다행이었다.
첫 날 우리는 마니또를 정했는데 서로의 마니또에게 꽃을 선물하거나 편지를 쓰거나 체리를 따다 주고, 꽃으로 왕관도 만들고 그림을 그려주기도, 챙겨온 과자를 몰래 주거나 이웃집 할머니에게 양말을 사서 선물하고 직접 나무와 찰흙으로 선물을 만드는 등 각종 선물들이 오가는 훈훈한 2주를 보냈다. 마지막 밤에 밝혀졌을 때 서로 누구를 의심했는지 이야기할 때 재미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우리가 사랑했던 호수이다. 시내에 가려고 다함께 나서서 약 40분 넘게 걸었는데 나오지 않아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시내는 반대방향이라며.... 그런데 옆에 호수가 있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호수로 달려가 속옷만 입고 들어가서 놀았다. ㅎㅎ이 곳에서는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ㅎㅎ호수는 하얀 진흙에 깊이는 약 20M정도로 태어나서 처음보는 에메랄드 빛 호수였다. 우리는 호수에 반해서 매일 호수에 가고 싶어 안달이었고 다함께 수영복을 챙겨 점심시간 후 그 긴 거리를 다녀왔다. 37도를 웃도는 날씨여서 가는 길에 땀으로 샤워하고 호수에서 놀다가 젖은 옷을 말리며 돌아오는 기분은 상쾌했다.
아! 그리고 캠프파이어?처럼 우리가 옮긴 나무들을 태울 때마다 다함께 모여서 기타도 치고 각종 신기한 악기들도 치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보냈는데 그것도 잊을 수가 없다. 다 함께 원으로 둘러앉아 불 앞에 있을 때는 워크캠프와서 고생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좋은 일들을 경험하고 간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또 주말에 하루는 고가 다비데 산다라와 함께 시내의 수영장에 가서 놀았는데 친구들이 강남스타일 DJ에게 틀어달라고 해서 ㅎㅎ 강남스타일도 나오고 미끄럼틀도 타면서 도시락 싸간 것도 먹고, 그날이 풀문이라 밤에 캠프파이어와 함꼐 풀문파티를 한 최고의 날이었다.
5. 워크캠프를 마지고
2주가 빠르게 흘렀다. 마침 그 날이 고가의 딸 산다라의 생일이어서 생일파티를 하고 우리는 버스를 타기 위해 떠났다. 버스는 하루에 2번 뿐이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ㅠㅠ급하게 인사를 하는데 아키마와 포옹을 하는 순간 눈물이 났다. 다들 아무런 손익계산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누어주었고 그 짧은 시간동안 정이 들어버려 헤어지는 데 계속 눈물이 났다. 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ㅠㅠ 다들 눈물을 참다가 울어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자그레브까지 모두 함께 가서 얀야네 할머니네 집에서 하루를 같이 머무르기로 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속 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었고 체코 커플은 그날 밤 떠났고, 나는 다음날 아침 일찍 자그레브에서 부다페스트로 떠나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 같이 자그레브에서 피자 한 판 씩 먹고 ㅎㅎㅎㅎ잔디밭으로 간식을 잔뜩 사가서 돗자리 깔고 카드게임하며 보냈다. 그 후 체코 커플을 버스정류장에서 배웅해주고 남은 이들끼리 시내에서 놀다가 밤 늦게 얀야네로 가서 잤다. 워크캠프 마지막 날 다음날인 월요일이 크로아티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날이어서 시내 곳곳에 유럽연합깃발이 날렸고 광장같은 곳에서는 행사 리허설로 매우 바빴고 가는 곳마다 축제분위기였다. 유명하다는 젤라또 집도 가고 맥주도 마시고, 얀야의 친구 중에 연예인인 친구네도 들려 우리 짐을 다 맡기고 놀다가 얀야 할머니네로 돌아갔다. 우리는 다 뻗었고 하루 1번 뿐인 기차를 타기 위해 나는 아침 일찍 시내로 와야했는데 얀야가 데려다주면서 시내의 못 본 곳들을 구석구석 관광시켜줬다. 속성투어를 시켜 준 얀야에게 정말 고마웠다. 그녀는 리더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참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다. 나머지 친구들은 다음날 그 다음날도 얀야네 머물며 함께 관광을 했다고 한다. ㅠㅠㅠㅠ 부러웠다.
아! 프랑스 친구 웬디랑 벨기에 친구 마숨 ㅎㅎㅎㅎ 둘은 커플이 되어 돌아갔다! 밀애를 즐기다 마지막에는ㅋㅋㅋ걍 공개해버렸고 나중에도 둘이 계속 여행을 했다고 한다~~
6. 느낀 점
봉사를 하러 갔는데 얻어 온 것이 더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 서로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갑자기 숲 속에서 함께 머물고 일하면서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함께 하면서 옷 벗은 모습까지 ㅎㅎㅎ 아무렇지 않아지는 사이가 되었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의 무한한 정까지 받았으니 그 오지에서 무한에너지를 충전하고 왔다. 사람들이 좋으니 힘든 일을 해도 즐거웠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이 곳에서는 아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 인터넷, 음식 등 모든 것들이 낯설었다. 조금만 고생하면 아낄 수 있는 에너지들을 우리는 도심 속 삶에서는 마치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처럼 펑펑 쓰고 있었다. 설거지 할 때도 발사믹으로 닦아내고 컴퓨터 할 시간에 일 손이 되어주는 에코빌리지에서 자연은 친구이자 동반자였다. 그들은 자연을 이용하기 보다 자연과 함께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그들의 삶의 방식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바쁘게 사느라 가족과 함께 밥 한 번 먹기도 힘든 우리와 달리 매일 함께 일하고 함께 밥먹고 함께 즐기면서 서로의 장점 단점까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들의 여유로움을 닮고 싶었다. 쉬고 싶을 땐 쉬고 일할 땐 남들보다 열심히 하고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나누어주는 그런 삶을 사는 법을 조금이나마 경험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는 게 참 행운인 것 같다.
서로의 배경과 계산을 다 잊어버리고 정말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이해하며 보낸 시간. 너무나 소중해서 잊고 싶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2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후기를 쓰는데 쓰면서도 하나씩 까먹었던 것들이 생각나니 기분이 좋다. 내년에 또 하자고 이야기는 했는데..........ㅋㅋㅋㅋ또 다 같이 모이기는 힘들지라도 꼭 한 번 블라투샤에 찾아가서 우리가 지은 집에 구경가고 싶다!
-참가지역 : 크로아티아 블라투샤(Blatusa)
-캠프Code 및 Title : HR-VCZ 6.2 Building New World - Blatusa
-활동테마: 에코빌리지
-참가자구성(국적,인원): 크로아티아 2명, 체코 2명, 프랑스 2명, 벨기에 1명, 캐나다 1명, 한국 1명 총 9명
1. 지원동기
대학생의 로망 중 하나인 해외봉사. 교환학생으로 네덜란드에서 머무는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특별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 고민하던 중 지난 학기 교환학생 다녀온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교환학생 가면, 워크캠프 꼭 해봐". 그리고 찾아보다 발견한 크로아티아의 에코빌리지. 국가는 최대한 낯선 곳으로 가고 싶었고 사실 무슨 일을 할 지는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에코빌리지? 뭐지...? 자연 속에서 텐트치고 전기도 못쓴다는데, 디지털디톡스가 유행인 요즘에 딱 맞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지원했다. 하지만, 뒤늦게 지원한 탓에 이미 꽉 차버렸다는 메일을 받고 2지망으로 독일의 어느 성곽에서 하는 봉사활동을 재지원 후 기다리던 중 받은 메일. 한 명이 취소하는 바람에 공석이 났다고^^ 이것은 내 운명이다!
2. 준비과정
봉사시작 일주일 전에 합격메일을 받았고 일단 침낭부터 후레시까지 아무것도 없었다. 스마트폰 하나랑 출발한 날 구매한 침낭 그 밖에는 여름 옷들과 운동화, 세면도구만 챙겨갔다. 한국음식을 사갔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겨서 한인마트에도 못들리고 엄청 아쉬웠다. 네덜란드에서 크로아티아까지 직행 비행기는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냈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남은 며칠동안 여행이나 하자며 프라하-부다페스트-자그레브-블라투샤로 가는 루트를 짜고 바로 떠났다. 프라하로 비행기를 타고 2박 3일 관광 후 유로라인버스로 부다페스트로 이동 1박 2일 관광 후 기차로 자그레브 도착. 다음날 아침 토푸스코가는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같은 버스를 타고 있던 봉사자들(자느라 아무도 못봤음ㅠㅠㅋㅋ)과 봉사를 기획한 고가와 다비데를 만나 자동차를 타고 드뎌 블라투샤에 도착헀다.
여행 중 ATM에서 뽑아서 환전했고 크로아티아는 'Kuna'를 쓴다. (약 1유로=7.6 쿠나)
3. 숙소 및 주변 환경
숙소
우리가 머문 곳은 센트랄라라고 불리는 마을회관같이 마을 주민들이 다 모이는 곳이었다.
센트랄라의 2층 다락방에 나와 마숨이 같이 썼고 그 옆에 오두막에서 4명, 옛날에 염소가 살던 흙으로 만든 아주 작은 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2명, 그리고 니콜라스 혼자 텐트에서 잤다. 다행인 건, 전기가 들어왔다!!!!
화장실
먼저, 에코빌리지이기 때문에 이 곳의 건물들은 대부분 친환경적으로 지어졌다. 화장실은 컴포스트라 부르는 재래식화장실을 함께 썼다. 고가는 산 속에 아무 곳에나 삽을 들고 가서 볼일을 보면 된다고 했지만 다들 작은 일은 숲 속에서 보아도 큰 일은 이곳에서 보았기 때문에 ㅎㅎㅎㅎ 자주 줄을 서곤 했다. 게다가 매일 빵을 먹다보니 화장실을 엄청 자주가서 불편한 것도 나중엔 까먹었다.
샤워실은 공용 1개가 있고 나머지는 야외샤워실로 오픈된 곳에 샤워기만 있었다.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사람들 오기 전에 가서 샤워했는데 안개 낀 숲 속에서 샤워하고 있으면 숲 속의 공주가 된 기분이다. 나중에는 샤워실에 커텐을 달아 우리의 샤워장을 만들었다.
인터넷
인터넷은 당연히 이곳까지 들어오지 않아서 처음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ㅎㅎ하지만 인터넷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서로에게 관심을 더 갖게 되고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시내에 가야하는데 걸어가면 약 1시간이 걸린다.
주변
블라투샤는 산 속에 있는 동네이다. 약 5개의 집들이 센트랄라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고 모두 다 친한 사이, 센트랄라, 유러피안 하우스와 같이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4. 워크캠프 활동
먼저, 우리는 하루 2명씩 키친팀을 정해서 점심, 저녁을 요리하도록 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팀을 나누어 마을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었다.
일하기
고가, 다비데 팀
고가와 다비데는 산 속에 아키마와 함께 집을 짓고 있었다. 원래 그 터는 정말 숲이라서 나무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 직접 다 나무를 베고 치워서 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터에 있는 나무들을 베고 깎아 집 앞의 넓은 뜰을 만들었고, 집은 나무로 기둥을 세워 틀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 위에 지붕에 고가는 잔디를 덮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전 작업인 지붕의 나무를 다듬고 먼지를 털어 니스칠을 했다. 집 아래에서는 집에서 물을 쓸 수 있도록 수로를 내는 작업을 해서 열심히 땅을 파서 길을 냈다. 나무들을 정리하고 옮기는 일도 있었다.
아키마 팀
아키마는 밭 일을 했는데, 비틀즈를 감자밭에서 골라냈다. 비틀즈가 감자 잎에 엄청 붙어있는데 이 일을 매일 해야 감자잎이 남는다고, 옆 집 할머니는 이 일을 하루 5번씩 하신다고 했다. 아키마 팀에서 내가 밭 일을 한 건 이 것뿐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주로 아키마 팀도 밭 일보다는 고가, 다비데와 함께 집 짓는 일을 도왔다.
네노, 알렌 팀
네노와 알렌은 주로 네노 집 주변에 집을 짓는 알렌의 일을 도와주거나, 네노 집 뒤에 길을 내고, 집 앞의 빈집을 헐고 벽돌들을 활용하기 위해 옮기는 일, 네노의 밭 일을 도왔다. 네노, 알렌과 일하면 항상 네노가 집에 초대해 커피를 주었다. 그리고 수다를 떨었다ㅎㅎ.
키친팀
키친팀은 그 날 일하지 않고 16인분 요리를 해야했는데 절대 쉽지 않다. 심지어 나중에는 서로 키친팀을 안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ㅋㅋㅋ나는 첫날 요리를 안드레아와 맡았는데 둘이 회의 끝에 밥과 스프를 만들기로 했다. 밥솥없이 밥하기는 첨이라 안드레아가 알려주는 신기한 방식(물을 끓여 쌀을 넣고 물을 계속 부어가며 불리는 방식)으로 2kg의 쌀을 했다. 점심식사 후 반이 넘게 밥이 남아서 저녁에 이걸 활용하고 싶었고 내가 떡을 만들자고 제안해서 밥에 설탕을 넣고 반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견과류를 넣어 오븐에 구운 견과류떡, 초코떡을 만들었는데 인기가 좋았다.
에코빌리지를 티비에서 보고 신청해서 이 곳에 일을 도와주며 6개월을 살기로 한 안토니오. 매일 궂은 일도 웃으면서 다 하고 모든 사람들을 잘 챙겨주어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매일 빵을 구워서 자랑했는데 첫 날 우리에게 보여 준 빵은 다 타서 웃음바다로 만들었지만 그 실력이 일취월장해서 막판에는 실력자가 되어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매일 빵을 먹었고, 그 방법을 응용해서 매일 새로운 케익을 만들어 디저트로 먹었다.
처음에는 자연 속에 있으니까 다이어트가 될 줄 알았는데 우리는 매일 먹어서 ㅋㅋㅋㅋㅋ살이 찐 것 같다.
액티비티
하루 일은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이라서 자유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리더인 얀야는 매일 새로운 액티비티를 고민했다.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에 첫 날은 이웃 할머니의 우유와 치즈를 받으러 왕복 약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를 함께 다녀왔고, 저녁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게임을 했다. 매일 점심 저녁 식사 후 활동이 기다리고 있었고 대부분이 쉬기보다는 참여했다. 보통 유러피안하우스에서 보여 다 함께 에코빌리지 관련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살사도 배우고 인터네셔널 밤에는 서로의 문화를 알려주면서 각자 준비해 온 것들을 나눠주었는데 나는 한국 것이 없어서 미안했지만 그래도 다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재미있어해서 다행이었다.
첫 날 우리는 마니또를 정했는데 서로의 마니또에게 꽃을 선물하거나 편지를 쓰거나 체리를 따다 주고, 꽃으로 왕관도 만들고 그림을 그려주기도, 챙겨온 과자를 몰래 주거나 이웃집 할머니에게 양말을 사서 선물하고 직접 나무와 찰흙으로 선물을 만드는 등 각종 선물들이 오가는 훈훈한 2주를 보냈다. 마지막 밤에 밝혀졌을 때 서로 누구를 의심했는지 이야기할 때 재미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우리가 사랑했던 호수이다. 시내에 가려고 다함께 나서서 약 40분 넘게 걸었는데 나오지 않아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시내는 반대방향이라며.... 그런데 옆에 호수가 있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호수로 달려가 속옷만 입고 들어가서 놀았다. ㅎㅎ이 곳에서는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ㅎㅎ호수는 하얀 진흙에 깊이는 약 20M정도로 태어나서 처음보는 에메랄드 빛 호수였다. 우리는 호수에 반해서 매일 호수에 가고 싶어 안달이었고 다함께 수영복을 챙겨 점심시간 후 그 긴 거리를 다녀왔다. 37도를 웃도는 날씨여서 가는 길에 땀으로 샤워하고 호수에서 놀다가 젖은 옷을 말리며 돌아오는 기분은 상쾌했다.
아! 그리고 캠프파이어?처럼 우리가 옮긴 나무들을 태울 때마다 다함께 모여서 기타도 치고 각종 신기한 악기들도 치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보냈는데 그것도 잊을 수가 없다. 다 함께 원으로 둘러앉아 불 앞에 있을 때는 워크캠프와서 고생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좋은 일들을 경험하고 간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또 주말에 하루는 고가 다비데 산다라와 함께 시내의 수영장에 가서 놀았는데 친구들이 강남스타일 DJ에게 틀어달라고 해서 ㅎㅎ 강남스타일도 나오고 미끄럼틀도 타면서 도시락 싸간 것도 먹고, 그날이 풀문이라 밤에 캠프파이어와 함꼐 풀문파티를 한 최고의 날이었다.
5. 워크캠프를 마지고
2주가 빠르게 흘렀다. 마침 그 날이 고가의 딸 산다라의 생일이어서 생일파티를 하고 우리는 버스를 타기 위해 떠났다. 버스는 하루에 2번 뿐이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ㅠㅠ급하게 인사를 하는데 아키마와 포옹을 하는 순간 눈물이 났다. 다들 아무런 손익계산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누어주었고 그 짧은 시간동안 정이 들어버려 헤어지는 데 계속 눈물이 났다. 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ㅠㅠ 다들 눈물을 참다가 울어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자그레브까지 모두 함께 가서 얀야네 할머니네 집에서 하루를 같이 머무르기로 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속 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었고 체코 커플은 그날 밤 떠났고, 나는 다음날 아침 일찍 자그레브에서 부다페스트로 떠나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 같이 자그레브에서 피자 한 판 씩 먹고 ㅎㅎㅎㅎ잔디밭으로 간식을 잔뜩 사가서 돗자리 깔고 카드게임하며 보냈다. 그 후 체코 커플을 버스정류장에서 배웅해주고 남은 이들끼리 시내에서 놀다가 밤 늦게 얀야네로 가서 잤다. 워크캠프 마지막 날 다음날인 월요일이 크로아티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날이어서 시내 곳곳에 유럽연합깃발이 날렸고 광장같은 곳에서는 행사 리허설로 매우 바빴고 가는 곳마다 축제분위기였다. 유명하다는 젤라또 집도 가고 맥주도 마시고, 얀야의 친구 중에 연예인인 친구네도 들려 우리 짐을 다 맡기고 놀다가 얀야 할머니네로 돌아갔다. 우리는 다 뻗었고 하루 1번 뿐인 기차를 타기 위해 나는 아침 일찍 시내로 와야했는데 얀야가 데려다주면서 시내의 못 본 곳들을 구석구석 관광시켜줬다. 속성투어를 시켜 준 얀야에게 정말 고마웠다. 그녀는 리더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참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다. 나머지 친구들은 다음날 그 다음날도 얀야네 머물며 함께 관광을 했다고 한다. ㅠㅠㅠㅠ 부러웠다.
아! 프랑스 친구 웬디랑 벨기에 친구 마숨 ㅎㅎㅎㅎ 둘은 커플이 되어 돌아갔다! 밀애를 즐기다 마지막에는ㅋㅋㅋ걍 공개해버렸고 나중에도 둘이 계속 여행을 했다고 한다~~
6. 느낀 점
봉사를 하러 갔는데 얻어 온 것이 더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 서로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갑자기 숲 속에서 함께 머물고 일하면서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함께 하면서 옷 벗은 모습까지 ㅎㅎㅎ 아무렇지 않아지는 사이가 되었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의 무한한 정까지 받았으니 그 오지에서 무한에너지를 충전하고 왔다. 사람들이 좋으니 힘든 일을 해도 즐거웠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이 곳에서는 아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 인터넷, 음식 등 모든 것들이 낯설었다. 조금만 고생하면 아낄 수 있는 에너지들을 우리는 도심 속 삶에서는 마치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처럼 펑펑 쓰고 있었다. 설거지 할 때도 발사믹으로 닦아내고 컴퓨터 할 시간에 일 손이 되어주는 에코빌리지에서 자연은 친구이자 동반자였다. 그들은 자연을 이용하기 보다 자연과 함께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그들의 삶의 방식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바쁘게 사느라 가족과 함께 밥 한 번 먹기도 힘든 우리와 달리 매일 함께 일하고 함께 밥먹고 함께 즐기면서 서로의 장점 단점까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들의 여유로움을 닮고 싶었다. 쉬고 싶을 땐 쉬고 일할 땐 남들보다 열심히 하고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나누어주는 그런 삶을 사는 법을 조금이나마 경험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는 게 참 행운인 것 같다.
서로의 배경과 계산을 다 잊어버리고 정말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이해하며 보낸 시간. 너무나 소중해서 잊고 싶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2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후기를 쓰는데 쓰면서도 하나씩 까먹었던 것들이 생각나니 기분이 좋다. 내년에 또 하자고 이야기는 했는데..........ㅋㅋㅋㅋ또 다 같이 모이기는 힘들지라도 꼭 한 번 블라투샤에 찾아가서 우리가 지은 집에 구경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