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잊지 못할 두 번째 워크캠프

작성자 장유성
독일 IBG 22 · MANU 2013. 08 Annaberg-Buchholz

Annaberg-Buchholz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난 2012년, 운이 좋게도 학교 지원으로 내 생에 첫 번째 워크캠프를 3주간 프랑스에서 했었다. 당시 워크캠프의 여운이 정말 오랫동안 남았었으며, 언젠가는 꼭 다시 참가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 다짐을 1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이룰 수 있었다. 이번엔 독일이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내생에 두 번째 워크캠프가 끝나고 약 1년 6개월 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얻었던 추억이 생생하다. 생생하지 못해 불과 며칠 전에 워크캠프를 마친 것 같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워크캠프에 참가할 의지가 있다. 그렇다. 워크캠프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이것이 나의 이번 워크캠프 참가 동기였다. 워크캠프가 어떤 것인지, 모두에게 어떤 재미와 또 나에게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알고 있으니, 계속해서 기회가 된다면 참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참가 국가를 독일로 정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당시 내가 독일 쪽으로 교환학생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독일어와 독일 문화에 관심이 많았었다. 그리고 그러한 관심은 워크캠프에서 만났던 현지인들에게서 큰 호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워크캠프는 독일 동쪽, Leipzig에서 남동쪽으로 차로 약 120km 거리에 있는 Annaberg-Buchholz였다. 예전에는 탄광업으로 정말 번창했던 도시였는데, 지금은 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작은 마을로 변모했다. 때문에 마을에 도착하는 데 기차와 버스를 포함하여 4번을 갈아타야 했었다. 이번에 참가했던 워크캠프의 임무는 마을에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일이었는데, 캠프 구성원들의 육체적인 노동이 많이 필요했었다. 일과 시간은 08:00 ~ 15:00이었으며, 중간에 점심시간이 1시간 있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한 여성의 지휘에 따라 우리는 주로 밭을 갈아 거름을 뿌린 후, 나무와 꽃을 심었었고, 쓸모 없어진 길을 없애기 위해 20kg 남짓한 수많은 돌들을 옮기기도 하였다. 비가 옴에도 우리는 일을 계속 하였었다. 일이 힘들어서 그랬는지 몇몇 팀원들이 팀 리더와 주최측에 불만이 많았었다. 사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들이었다. 우리는 놀러 온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러 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일을 마친 후 자유시간은 충분했기에 나는 불만 없이 워크캠프에 참여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불만으로 인해 약간의 갈등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두 팀 리더들의 역량으로 성공적으로 워크캠프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갈등이 존재할 때 이것을 풀어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얻는 값진 교훈들 또한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워크캠프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캠프 구성원은 한국인 2, 대만인 1, 독일인 3, 체코인 2, 스페인인 2, 러시아인 1, 터키인 1, 이렇게 총 12명이었으며, 남녀 성비는 6:6으로 같았다. (여기서 웃긴 게, 같이 캠프를 한 한국인 친구가 나랑 동갑이었는데, 그 친구가 내 학교 동기의 친구였다. 정말 세상 좁다는 것과,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의 숙소는 마을에 있는 작은 유스호스텔이었는데, 캠프기간에는 캠프 구성원들만 묵을 수 있도록 주최측과 이야기가 사전에 되었었다. 침대와 이불이 제공되었기 때문에 침낭이 필요 없었으며, 화장실과 샤워실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건물 뒤에는 호스텔과 연계된 카페 및 바가 있었다. 그곳 부엌은 특별히 캠프 구성원들도 쓸 수 있었으며, 우리들을 위한 전용 테이블, 탁구를 칠 수 있는 공간, 밴드가 공연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무대가 있었다. 또한 그 카페는 지역주민들의 만남의 장소로서 역할을 하였는데, 그곳에 놀러 온 지역주민들과도 자연스럽게 교류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일과 후 자유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던 것 같다. 워크캠프 첫 날 정했던 대로 우리는 날짜 별로 청소당번과 요리당번을 정하였다. 보통 아침식사는 빵과 시리얼 등으로 배를 채웠고, 점심은 일과 중 공원에서 아침에 자신이 직접 준비해간 빵, 과일, 샌드위치 등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저녁에는 당일 요리당번이 요리한 음식을 먹었다. 모두들 서툴지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었다. 나는 같이 캠프에 참여했던 한국인 친구와 소 불고기, 볶음밥, 호떡, 짜파게티를 해주었는데, 모두들 정말 맛있게 먹어줘서 뿌듯했다. 불고기의 요리법을 물어보는 캠프 구성원들도 있었고, 누군가는 불고기 국물이 안드로메다에서 온 맛이라며 극찬을 했었다. 한국에서 불고기용 소스를 가져간 게 빛을 발했던 시간이었다. 일이 없는 휴일에는 마을 근처에 위치한 광산을 견학했었고, 근처 산에 올라 하이킹을 하였다. 또한 마을 이장님으로부터 공짜 표를 받아 연극을 볼 수 있었으며, 산악 스포츠 또한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마을 체육대회에 직접 참여하여 지역 주민들과 축구, 배구, 농구 등 여러 가지 운동을 즐길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파라다이스라고 느꼈던 첫 워크캠프 이후, 나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워크캠프 후유증'에 걸렸었다. 그로 인하여 한동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그 당시 워크캠프를 여러 번 했었던 이탈리아 친구가 나에게 해줬던 말이 있다. "워크캠프의 가장 큰 단점은, 짧은 시간 동안 친해졌던 친구들과 캠프가 끝나면 결국에는 헤어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은 계속해서 워크캠프에 참가할 것이라고 하였다. 비록 그러한 큰 단점이 있는 워크캠프이지만, 그것을 하면서 여러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른 미묘한 매력이 있으며, 자기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했던 말을 이제는 나도 두 번째 워크캠프 이후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또 내 생에 세 번째 워크캠프를 마음 속에 그리고 있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 어디에서 할지는 나도 솔직히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기회를 다시 한번 만들 것이고, 꼭! 참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