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낡은 건물에 새긴 우리의 추억, Vanxains

작성자 전선규
프랑스 CONC 016 · RENO 2013. 08 Vanxains

VANXAINS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 숙소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텐트에서 자고 간이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우리 캠프는 건물 하나가 우리 숙소였다. 3층에 다락까지 있었지만 3층부터는 무너져 있어서 2층까지만 쓸 수 있었다. 건물이 오래되어 올해 10월 혹은 11월에는 철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숙소의 벽 곳곳에는 지금까지 지나왔던 다른 캠프 참가자들의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각 국의 국기가 그려져 있고, 각 국의 언어로 벽이 꾸며져 있었다. 그 중에서는 한국인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우리는 새벽에 일어나서 바게트와 씨리얼로 아침을 해결하고, 쿠킹팀이 만든 각 국의 음식을 먹고, 집 뒤 편의 공터에서는 바베큐 파티를 즐기는 추억을 쌓았다.

2. 음식

아침을 든든하게 해결하고는 하던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아침을 가볍게 해결하였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 다른 아이들이 먹는 것의 배 이상을 아침으로 먹었던 것 같다. 3주 동안 세명이 한팀이 되어 점심을 만들었는데, 총 두 번 음식을 할 기회가 있었다. 첫 날에는 한국인 3명이 한 팀이 되어 잔치국수를 만들었다. 멸치가 없어서 새우로 간을 맞췄고 무, 양파, 당근 등 온갖 야채라는 야채는 전부 넣고, 나중에는 간이 안맞아서 소금을 엄청 넣었던 것 같다. 여기에 불고기 소스까지 조금 넣어서 간을 맞추니 제법 구색이 갖춰진 국수를 만들 수 있었다. 몇 몇 입맛이 안 맞았던 친구를 빼고는 모두가 국물까지 그릇을 싹싹 비워서 맛있게 먹어주었다. 두 번째는 터키와 스페인 친구와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그 친구들이 한국 음식이 좋다며 나에게 쿠킹 리더를 맡겼다. 한국에서는 음식을 거의 사먹다시피하는 나에게 음식을 만든다는게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한국에서 가져온 불고기 소스와 호떡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내가 요리를 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못 믿겠다는 말도 듣는 영광을 누렸다.

3. 파티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는 우리끼리 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현지 사람들을 초대하고 또는 다른 워크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파티를 가질 수 있었다. 첫 주의 금요일은 우리끼리 한 주를 끝낸 기쁨을 소박하게 달랬고, 다음 날 다른 워크캠프 참가자들과 만나게 되었을 때 외국에서 말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놀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당시 인근 워크캠프에 한국에서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 두 명이 있었는데, 주말에 그들이 도착하고나서야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고, 우리는 반가운 나머지 서로를 껴안고 난리를 피웠다. 마지막 주에는 우리가 벽을 완성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벌였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 교감하며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4. 일

내가 맡게된 일은 돌을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드는 일이었는데, 첫 날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주변을 정리하고 곡괭이로 땅을 다시 정비하는 일을 하였다. 이후에는 돌을 쌓고 시멘트와 비슷한 원료를 바르고를 반복하면서 벽을 완성해 나갔다. 첫 날 만큼은 정말 힘들었지만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5. 사람들

우리 워크캠프는 처음 시작할 때 리더 두 명을 포함하여 17명으로 시작하였다. 한국 3, 스페인 3, 터키 2, 러시아 2, 슬로바키아 1, 아프가니스탄 1, 리더를 포함하여 프랑스 5 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하게 들리는 영어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들의 언어와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우리 캠프의 친구들은 모두 착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렸기 때문에 3주 동안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현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집에 놀러가기도 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평생 음악을 하다가 이 쪽 지방에 내려와 살고 있는 크리스토퍼라는 음악가의 집이었는데, 그의 집에는 온갖 악기와 음향시설이 갖추어져 있었고 함께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며 캠프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다.


활자로는 모두 다 표현 못할 색다른 경험과 감상을 많이 느끼고 온 3주였다. 워크캠프를 통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다면,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했더라면 즐겁지 않았을지도 모를 3주가, 즐겁고 행복하고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은 모두 그들 덕분이었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