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혼자 떠난 이탈리아, Agira의 여름

작성자 이상협
이탈리아 Leg31 · ENVI 2013. 08 Agira

Agir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2013-08-17 ~ 2013-08-31 워크캠프 leg31에 지원했다. 활동 지역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는 작은 동네 'Agira'. 처음에는 한국친구와 같은 프로그램에 지원하길 원했으나,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또한 유럽여행이 처음이기에 두렵고 떨렸다. 활동 기간 역시 개강기간과 겹칠 듯 안 겹칠 듯 아슬아슬 했다. 이렇게 단순히 꼬였다고만 생각한 나의 첫 유럽여행은 모든 것이 기대 이상이었다. 솔직히 너무 좋았다. 나는 2012년 독일로 워크캠프를 갔다 온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 막연히 지원에 동참했다. 그냥 해외에 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대부분의 계획도 준비도 모두 미흡했다. 점점 날짜가 다가올수록 느끼는 긴장감과 떨림은 말할 수 가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지원한 프로그램의 인원구성에서 나는 한번 좌절을 맛 봤다. 한국인이 나 혼자였던 것 이었다! 과연 내가 외국인들과 섞여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런 불안한 마음가짐으로 첫 유럽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여유 있게 짠 일정 덕에 무사히 미팅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그 곳은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이었다. 음식도 화장실도 와이파이도 사람도. 이탈리아 사람들은 영어보다는 이탈리아어를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도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한 손에는 책 다른 한 손에는 지도를 보며 열심히 찾아 돌아다녔다. 그러다 미팅 포인트에 도착한 내 자신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라고 그들과 어울릴 수 있음에 또 한 번 놀랐다. 인종차별이 심하고 소매치기가 많고 거칠고 사납다는 얘기만 들었었는데 그 와는 많이 달랐다. 사람들은 모두가 친절했고 우리는 서로 문화를 교류했다. 첫째 날, 그들과의 활동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언어였다. 유럽친구들은 꼭 영어가 아니더라고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등. 다른 언어로도 의사소통을 아주 자유롭게 했다. 반면 나와 일본인 친구 2명은 발음도 꼬이고 단어 조합도 이상했다. 또한 워크캠프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 대부분이 같은 학교이거나, 같은 국적 친구인 경우가 많아서 둘둘 모여 다니기도 했다. 이 와중에 일본인(동양인) 친구들이 2명이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적과 언어의 장벽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우리는 하나로 똘똘 뭉쳤다. 같이 땀 흘리며 봉사하고 같이 체험하면서 많은 정을 나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들은 더욱 커졌고 마지막 날에는 눈물을 보이는 친구들도 있었다. 서로를 안고 손을 맞잡으며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했다. 나는 워크캠프를 갔다 와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나는 내가 소심한줄 몰랐는데, 나는 생각보다 너무 의기소침했다. 다른 환경과 갑자기 마주한 나는 어찌할 줄을 몰랐고 식은땀도 몇 번이나 났다. 하지만 이런 것을 극복할 때마다 뭔지 모를 스릴을 느꼈고, 나는 더 넓은 세상을 봤다. 왜 이런 프로그램을 이제 서야 지원했는지. 너무 안타깝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가 너무 아쉬웠다. 좀 더 열심히 봉사하고,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막연히 유럽여행을 간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나는 유럽여행 그 이상을 느끼고 왔다는 생각을 한다. 사진을 한장 한장 넘길 때 마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는 워크캠프에 참가 후, 앞으로 나의 삶에 다가올 시련과 고난에 맞설 수 있는 '면역'이 생긴 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그때 만났던 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아주 원만하게 지내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워크캠프. 'Graz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