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체코, 나 홀로 떠난 용감한 2주

작성자 정해윤
체코 SDA 403 · ENVI 2013. 08 Mikulov

Preserve the unique landscape of Palav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에 몽골에서 열린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너무 좋은 인연들과 너무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다시 한번 IWO를 통해서 워크캠프를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미리 참가 신청서를 준비하고 여유있게 간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고 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찌됐든 체코로 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봉사자로써 뭐 숙소의 편의라던지 생활환경에 대해서 불평불만을 하면 안되는 것이지만 이미 작년에 몽골에서의 워크캠프를 한차례 참가해본지라 체코에서의 시설이라던가 숙소생활은 너무 편했습니다. 다만 아시아 캠프는 주로 홍콩, 대만, 일본 아시아 사람들이 많이 참가했었기 때문에 많이는 아니더라도 아시아인이 있겠구나라고 짐작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체코 워크캠프 같은 경우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서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아시아인 참가자는 저 한명 밖에 없었고, 한국인이 참가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한국이 최근 국제무대에서 조명을 받은 사레가 많다고 한들 봉사자들에게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생소했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대한민국 이미지를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부담도 많이 되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래서 행동을 더욱 조심히 하고 맡은 바 책임을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습니다.

캠프 초반에는 대화하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 제한이 있는 워크캠프라 다른 참가자들보다 5~6세 가량 많던 제 나이도 있었고 전부 유럽인, 그리고 미국인이 있다보니 서로 간의 문화를 이야기 할 때, 유럽 혹은 미국 문화가 주제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저는 외국에서의 생활 경험도 있고 미군부대에서 복무하면서 미국 문화와 많이 친숙해져 있는데도 영어 실력을 떠나서 그 나라 고유의 문화나 역사에 깊이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공감대가 떨어져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딜가나 그렇듯이 10인이 넘어가는 단체생활에서 모두와 각별하고 끈끈할 수 는 없드시 그냥 내 위치에서 내가 열심히 하고 남들을 위하는 모습을 보이면 나와 인연이 닿고 오래도록 갈 수 있는 친구는 반드시 함께 하게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진취적인 자세로 워크캠프에 임하였습니다. 주로 자연보전에 관한 일이고 야외작업이 동반되고 평소 도시생활만 해왔던 사람들에게는 힘든 작업이 될 수도 있는 일이어서 현장에서는 항상 분위기를 띄우고 파이팅 넘치는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썼습니다. 일과 후에도 열정적으로 놀고 피로를 모르면서 살다보니 워크캠프 초반에 비해서 저의 이미지는 판이하게 바뀌었습니다. 저는 평소 한국에 있을때도 말도 많지 않고 평소에 재밌기보다는 많이 진지했던 편이라 워크캠프 초반에는 항상 심각하다, 너무 표정이 진지하고 말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가면 갈수록 뭐든지 너무 열심히 한다,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다, 한국이 부자나라(?)가 된 이유를 알 것 같다라는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 친구들과도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평소에 이 두 나라에는 친구가 많이 없어서 몰랐지만 참 두 나라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맞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보고서 글들 중에는 같은 한국인 참가자가 없으면 대인관계에 대해 망설이다가 워크캠프에 대해 약간 실망의 감정을 가진 채 마무리하는 참가자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냥 제 생각은 자기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친구나 같은 나라 사람이 동반되면 더욱더 적응하기 편하고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게 어느정도의 기간을 정말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족같이 먹고 자고 일하는 가운데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노동의 강도를 떠나서 워크캠프가 참 힘들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기나라의 고유의 문화에 대해서 이해해달라고 호소하기 보다는 여러 나라의 문화가 섞이고 충돌할 수 있는 워크캠프에서는 본인이 조금 기분이 상할지라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책임지고 조금 힘들더라도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하고 노력하려는 태도를 보이면 그 사람의 국적, 인종을 떠나서 끝에가서는 언제나 인정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참가한 워크캠프 같은 경우에는 일정같은 것들이 완벽하게 체계적으로 짜여있다고 보기는 힘들었지만, 총책임자가 있고 그 밑에 현지 워크캠프리더 2명이 캠프를 이끌고 나가는 체제이고 나름대로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준비하여 최대한 참가자들을 지루하게 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보였습니다. 업무시간이 끝나면 저녁활동에 환경보존법을 배우거나 지역의 문화(미술활동, 공연활동 참가 등) 체험을 하기도 하고 또 주말이 되면 주변 도시로 관광을 하거나 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제가 있던 Mikulov란 마을이 체코에서도 남동쪽 끝에 있어서 위치가 별로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갔었지만 슬로바키아의 수도와 오스트리아 비엔나와도 지리적으로 상당히 인접해있어 두 도시를 모두 방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어찌보면 이번의 워크캠프는 저에게 있어서 젊은 날의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분명 초반에는 힘든 적도 많았지만 저는 아직도 제가 가장 먼저 떠나게 됐을 때, 다 같이 울어주던 참가자들을 기억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고 가슴속 깊이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남기게 된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