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2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여름

작성자 권혜림
이탈리아 LUNAR 02 · CONS 2013. 06 Italia

ENVIRONMENT AND LEGALIT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에 알게 된 것은 미국에서 다니는 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한국인 언니오빠들을 통해서였다. 막연하게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워크캠프는 듣자마자 "아, 이거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 일이었다. 계속 계획만 세우고 겨울방학때는 시간이 안맞아서, 여름방학에는 한국을 들어가느라, 그렇게 워크캠프를 알고 난 후에도 약 2년을 실천하지 못 하다가 마지막 여름방학이 되어서야 마침내 용기내어 참가 할 수 있었다.

지원을 할 때만 해도 설레임과 기대뿐이었던 마음이 결정이 되자 떨리기 시작했고, 유럽을 여행하면서 워크캠프 일정이 다가오자 긴장되고 걱정되기 시작했다. 기차를 타고 반나절을 달려 도착한 워크캠프 장소. 인터넷으로 예매도 할 수 없는 정도로 작은 동네에 즉석에서 표를 끊고 시간 맞춰 도착하자 그곳에서 기다리던 캠프 담당자들과 같은 기차를 타고 도착한 워크캠프 일행들을 만날 수 있었다. 홍콩에서 온 친구들, 러시아에서 온 친구, 캐나다에서 온 친구 그리고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온 나까지. 모두 여자로 구성 된 팀이었다. 그 중 러시아에서 온 친구는 워크캠프 경험이 있는 친구였고, 홍콩에서 온 친구들은 우리보다 열살이나 많은, 그래서 대학생만 하는 것이라는 내 편견을 깨 준 친구들이었다.
간단히 통성명을 하고 짐을 옮기고 베이스캠프이자 메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곳으로 이동, 옛날엔 학교로 쓰였던 곳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작은 건물과 그 앞에 잡초들, 먼지투성이에 정리도 되어있지 않은 실내 내부. 처음 보자마자 조금은 당황했지만 다들 첫날이라는 기대감에 들떠서 바로 방배정, 짐정리 후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틀은 청소하고 집을 정리하고 우리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정리해 둔 것들에 라벨도 붙이고 앞마당도 뒷마당도 모두 정리를 하고서야 사람이 지낼 수 있는 곳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버릴 후라이팬으로 페인트칠을 해서 시계도 만들고, 물감통도 만들고, 창의적인 미술적 감각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매일매일 집을 청소하는것을 기본으로, 필드에 나가서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이탈리아 특유의 땡볕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밭을 메기도 하고...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도 땀이 날 정도였는데.. 그 넓은 밭은 조금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바로 근처에 풍력발전기들이 있었던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높은 지대를 내려오면 바로 맞은편에 있는 버려진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은 마피아 때문에 망가진 집이라고 한다. 그 동네는 마피아의 손이 닿아 있는 곳이라서 가는 곳 마다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오갈때마다 보이던 까맣게 타버린 주유소였다. 마피아들이 관리하는 구역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으면 그런식으로 태워버리곤 한다고 했다. 우리의 마피아에 대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보여주었던 영화 100steps 를 보며 많이 울기도 했는데 그 이후에 마피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외에 여가시간에는 근처에 있던 바닷가에가서 놀기도 하고 바에서 하는 공연을 보러가기도 하고, 캠프를 하며 사귄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 프로젝트로 우리는 그곳에서 사귄사람들을 집에 초대해 각자의 음식을 대접했는데 나는 아침부터 있는 재료들로 밥과 찜닭을 했다. 처음보는 음식임에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든것도 잊을 수 있었다.
워크캠프를 통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던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고, 생각치 못한 부분들을 도울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