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콜로라도, 뜻밖의 행복을 만나다

작성자 이경민
미국 VFP03-13 · ENVI/CONS 2013. 08 Denver, Colorado

RUSTIC CABIN BUILDING, COLORAD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워크캠프를 알게 된 것은 1년 전 가을이었다. 휴학을 하고 3개월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하던 중, 같은 호스텔을 쓰던 외국인 친구가 워크캠프를 마치고 유럽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친구로부터 워크캠프에 대한 정보와 함께 참가해보라는 추천 또한 받았다. 그렇게 3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오자마자 워크캠프를 신청을 하였다.

내가 참여하게 된 프로그램은 ‘RUSTIC CABIN BUILDING, COLORADO/ 미국/ ENVI/CONS’로 Aspen public school이 운영하고 있는 오두막을 보수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진행되었다. 캠프는 8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었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7월 22일에 San Francisco에 도착하였고 캠프를 마친 후 참가자들끼리 미국 서부를 여행 후 8월 29일에 한국에 도착하였다.

8월 1일 San Francisco에서 Denver로 가는 항공편을 타기 위해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한 것부터 나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공항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바람에 타려고 했던 비행기를 놓쳐 다음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우리 캠프의 host인 Peter가 데리러 와주었고 간단한 인사 후 저녁 식사를 위해 작은 공원으로 이동하였다. 이 때가 다른 참가자들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눈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캠프는 한국인 3명, 아일랜드인 1명, 중국인 2명, 러시아인 1명, 독일인 2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렇게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의 2주 간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망치이나 톱과 같은 공구를 사용해 건물을 수리하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 작업을 할 때 애를 많이 먹었다. 하지만 host인 Peter와 Kate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공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니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손에 익었다. 마지막에는 캠프 참가자 중에서 망치질이 최고라는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캠프에 참여하는 매 순간이 너무 소중했고 감사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국의 전통요리를 한 것과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날 밤의 대화이다. 먼저 우리 캠프에서는 매일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의 국가의 전통 음식을 만들어 함께 저녁 식사를 하였다. 나와 다른 한국인 참가자였던 지윤이와 용호오빠는 김과 불고기를 만들었다. 세 명 모두 불고기를 만드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맛있다’라는 칭찬을 들었고, 그 날 저녁 외국인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김을 안주로 삼아 하루의 노고를 씻었다. 다음으로 기억나는 일은 8월 14일 밤, 캠프의 마지막 밤이다. 2주 간의 캠프를 끝내고 마지막 날 저녁, 우리는 Peter와 Kate의 집으로 향했고 무사히 모든 일을 마치게 해 준 것에 대해 우리만의 ‘Thanks giving day party’를 열었다. 그 날도 마찬가지로 모두 불가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Peter와 Kate를 비롯해 모든 참가자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좋았거나 인상 깊었던 점을 주고받았다. 나는 영어실력이 유창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 적이 없어 별반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많은 칭찬을 받았고 15일 동안 느꼈던 모든 고마움과 함께 오늘이 다 같이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 항상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또 어쩌면 헤어짐이 있어 만남이 있는 거니까, 마지막에 연연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해왔지만 이 날은 나의 마음과 행동이 자꾸만 어긋났다. 이렇게 15일 간의 워크캠프를 마치고, 지윤이와 오빠를 비롯해 몇 명의 참가자들이 Las Vegas-Los Angeles-San Francisco를 도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고, 나중에 나의 20대를 돌이켜봤을 때 본 프로그램으로 인해 나의 청춘이 더 아름다워졌다고 자부할 수 있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외국인 친구로부터 들었던 워크캠프가 뜻밖의 재미(serendipity)를 가져 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신청했지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나의 인생에서 예정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