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몽골 밤하늘 아래, 쏟아지는 별들

작성자 이미선
몽골 MCE/12 · KIDS/CULT 2013. 08 Tuv province, Altanbulag sub-province

Kid's Camp-3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 참가동기 및 준비과정

작년 여름에 프랑스로 첫 워크캠프를 다녀온 이후로 워크캠프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언젠가 꼭 한번더 워크캠프를 가야겠다고 늘 소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부터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이 소망과 로망이 이번 여름에 나를 몽골로 데려다주었다. 사실 항공권을 구입하기 전까지 내가 진짜로 몽골이란 나라에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사로잡혀 있었다. 워크캠프에 합격하고나서 조차도 내가 진짜 몽골에 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항공권을 구입하고 이것저것 조금씩 준비해가면서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워크캠프만 하고 오기는 아쉬워서 혼자 몽골을 여행하기로 야심차게 결정하고 워크캠프가 시작되기 열흘전에 도착하기로 했다. (원래는 워크캠프가 끝나고나서 여행을 하는 것이 더 좋았겠지만 워크캠프가 끝나고나서는 바로 학교에 가야했기 때문에) 사실 이런저런 몽골에 관한 정보들을 알아보면서 걱정이 참 많았다. 몽골에 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아니면 나의 정보검색 능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몽골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고, 워크캠프 활동에 대한 준비와 용돈을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여름방학의 반틈을 다 보냈다. 그리고 8월 5일 밤, 나는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다.


2. 워크캠프 활동

2-1. 아이들과 보낸 10일

(워크캠프 전의 여행기는 생략) 우리 워크캠프의 일정은 총 2주였다. 그중 10일동안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함께 생활했고 나머지 시간들은 참가자들끼리의 자유시간인데 보통은 거의 대부분 다같이 리틀고비 사막으로 가는 여행에 참가를 하는데, 우리도 역시 그랬다.
워크캠프 장소에 도착한 첫날은 아이들이 없었다. 우리끼리 식사를 만들어먹고, 우리가 사용할 공간들을 청소하고 간단한 몽골어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 아이들이 도착했다. 다들 처음 보는 사이라 약간은 어색했던 분위기가 시끌벅적한 아이들로인해 사라지는 듯 했다. 생각보다 낯을 별로 가리지 않고 친근하게 대하는 아이들이 아주 귀여웠다. 일정은 이런식으로 이루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아이들과 다같이 먹고 점심을 먹기 전까지는 영어수업을 하고 점심을 먹은후에는 자유시간을 갖거나 스포츠 활동, 팔찌 만들기, 컨스트럭션 활동, 가까운 곳에 소풍을 가는 등 여러가지 활동을 했다. 그리고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는 꼭 요거트 타임을 가졌다. 덕분에 우리 참가자들도 맛있는 요거트를 매일 먹을 수 있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잼, 쿠키 등을 먹었고 점심과 저녁은 따로 요리를 해주시는 할머니가 계셨다. 덕분에 매일매일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하루에 두번씩 준비해주시느라 너무 수고해주신 할머니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싶다.
11명인 우리 참가자들은 Teaching Team(6명), Washing Team(3명), Cleaning Team(2명)으로 나누어 매일매일 번갈아가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티칭팀은 오전에 수업을 해야했기 때문에 수업이있는 날 전날에 어떻게 가르칠지 회의를 하느라 꽤나 고생을 해야했다.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깨달았다. 더군다나 아이들은 몽골어를 쓰고 영어는 거의 못하거나 약간 알아드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준비를 더욱 열심히 해야했다. 수업을 하는 동안에도 집중을 안하고 산만해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조금씩이나마 영어가 향상되가는 모습을 볼때는 참 기뻤다. 처음에는 영어를 말하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말이 별로 없었는데 나중에는 간단한 영어표현정도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모습이 귀여웠다.
워싱팀은 설거지 담당이었다. 언뜻보면 그냥 설거지만 하면 되는거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침, 점심, 저녁으로 20명이 넘는 사람들의 식기를 세척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리고 수도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물을 쓰는 것이 참 어려웠다. 씽크대도 없고 제대로 구색을 갖춘 화장실이 없었다. 마당에 물을 끌어다 올리는 관이 하나가 있었는데 물을 쓰기 위해선 거기서 길어다 오는 수 밖에는 없었다. 설거지를 한번 할 때도 양동이로 물을 몇번이나 날라야 하는지 모른다. 생활하는 내내 물의 소중함을 아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클리닝팀은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들을 청소를 했다. 건물은 식사를 하거나 교실로 썼던 다이닝룸, 아이들이 잠을자는 방, 우리들이 잠을자는 방 이렇게 세개가 있었다. 잠시도 가만히 못있는 아이들 덕분에 하루에도 몇번씩 청소를 해야했다. 밥먹다가 흘린 음식물, 밖에서 신는 신발을 그대로 신고 들어와 떨어뜨린 모래들이 늘 널부러져 있었다. 아이들이 눈을 뜨고 있는 시간 동안에는 사실상 깨끗하다라고 얘기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아이들을 다루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란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같이 놀면서 장난칠 때는 한없이 사랑스러웠다. 시도때도없이 장난치는 아이들덕에 심심할날이 없었다.
사실 10일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금방 지나갔다. 마지막날 남자아이들은 어디로 놀러갔는지 없는바람에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아직도 너무너무 아쉽다.

2-2. 우리들만의 휴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참가자들끼리만의 자유시간을 가졌다. 리틀고비로 여행을 떠나는 것! 이 프로그램은 원래의 워크캠프 일정에 포함이 되지 않는 것이라서 우리가 따로 여행경비를 지불했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차로 약 4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서 2박 3일간 지냈다. 그곳에서는 몽골의 전통 주거지인 게르에서 지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막이란 곳도 가봤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 위를 걸어다녔는데 아주 부드러웠다. 높은 언덕쪽의 모래는 발이 익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 뜨거웠다. 낙타도 타고 말도 탔다. 너무너무 재밌었다. 이곳에서 역시 제대로 씻을 수는 없었지만 (간단히 세수와 양치는 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색다르고 흥미로웠던 경험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3. 참가자들 이야기

우리 팀은 총 12명. 대만에서 온 친구들 4명과 나를 포함한 한국인 4명, 폴란드,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온 유럽친구들 3명을 포함해 우리의 리더였던 몽골친구 1명까지. 작년에 프랑스에서 참가했던 워크캠프에서는 14명의 캠퍼들 가운데 아시아인은 나 혼자였었는데 여기는 아시아라 그런지 아시아 친구들이 많았다.
똑똑하고, 애교도 많고, 쿠키를 엄청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를 엄청 좋아하고 사진을 잘찍는 대만친구들. 생김새부터 한국인들 같았던 대만친구들은 참 착했다. 그리고 사실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나라에 대해 좀더 많이 알게 되었다. 전부터 대만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여행을 오면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것이라고 약속해줬다. 꼭 갈것이다!!
우리 중 제일 나이가 많았던 폴란드에서 온 왕언니! 우리들의 보스처럼 늘 잘 이끌어줘서 어떤 일을 하든 쉽게쉽게 빨리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왕언니의 가방엔 모든 것이 들어있어서 필요한 것은 뭐든지 구할 수 있었다. 심지어 한 번은 한국인 동생이 체해서 손가락을 따려고 했을 때 한국인들 중에서 아무도 바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왕언니가 바늘을 가지고 있어서 손가락을 딸 수 있었다. 바늘이 있냐고 물었을 때 당연히 바느질을 할 거란 생각으로 빌려줬는데 우리가 바늘로 손가락을 찌르는 모습을 보고는 아주 흥미로워했다. 체했을 때 이런식으로 대처한다는 것을 한번도 들은적도 본적도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탈리아에서온 친구는 아주아주 재밌는 친구였다. 덕분에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겁도 없는 아주 용감한 친구였다. 한번은 돌산에 하이킹을 하러 간적이 있었다. 거의 꼭대기에서 커다란 바위들 사이사이를 건너가는데 나랑 몇몇친구들은 굉장히 무서워하면서 거의 바위에 붙어서 기어가듯이 건넜던 반면에 이탈리아 친구는 마치 땅위를 걷듯이 가볍게 건너면서 "I'm not scared... I want to be scared! I should be scared!"라고 말하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패셔너블하고 아주 호기심많았던 스페인언니. 이것저것 여러가지에 굉장히 호기심이 많았고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아보였다. 불교 박물관에 간적이 있었는데 서양인에게는 생소한 문화라 그런지 꼼꼼하게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아주 흥미로워했다. 그리고 은근히 나랑 코드가 통하는건지 죽이 척척 잘맞아서 아주 재밌게 지냈다.
마지막으로 나를 제외한 나머지 한국인 동생들 3명! 사실 생각보다 한국인이 많아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함께 지내면서 참 많이 의지 할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들이 한국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이것저것들을 많이 준비해와줘서 제대로 한국에 대해서 알릴 수 있었다. 특히 동생들이 가져왔던 김과 고추장은 완전 인기 최고였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알게된 참가자들 모두와 소중한 인연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4. 워크캠프 참가 후 나의 이야기

워크캠프를 다녀온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아직도 꿈같이 느껴지는 그곳에서의 생활을 잊을 수가 없다. 무작정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고싶다는 이유만으로 몽골을 택했다. 매일 밤마다 내가 생각했던 만큼의 쏟아지는 별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별과, 이제껏 본적이 없었던 아주 크고 밝은 달, 끝내주게 멋진 저녁노을의 풍경,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코 앞에서 풀을 뜯어먹던 말과 소들, 시야를 가리는 것이 하나도 없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과 높고 깨끗한 하늘 그리고 매일 밤 양치를 하면서 봤던 북두칠성은 절대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매일매일 머리도 감을 수 있고 샤워도 할 수 있지만, 그 곳에서는 따뜻한 물을 쓰려면 직접 길어다 끓여서 써야했기 때문에 매일매일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한다는건 꿈도 못꿨다.(사실 아주아주 부지런하다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땅 속에서 그대로 물을 끌어다 쓰는 식이라 그런지 물이 얼음물보다 훨씬 차가웠다. 아주 뜨거운 한낮에도 손을 씻으면 감각이 무뎌질만큼 손이 차가워질 정도였다. 샤워를 못한지 삼일째 되던날이던가 "아 오늘도 샤워를 못했네.. 내일은 꼭 샤워해야지.." 라고 슬프게 말하면 다른 친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여기선 그게 정상이잖아."라고 대답했던 것이 가끔 떠올라 웃음이 나곤한다.
가끔 일상 속에서 지칠 때 꿈같았던 몽골에서의 추억들을 되새기면서 힘을 낸다.

자 이제 세번째 워크캠프는 어디로 갈지 생각해봐야겠다....ㅋㅋㅋㅋㅋㅋ


(혹시 몽골 워크캠프나 여행이랑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분은 m_ssun@naver.com 이쪽으로 메일 보내주세요. 제가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있었기때문에 조금이나마 준비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