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터키, 배낭여행으로 만난 특별한 여름

작성자 함송희
터키 GEN-23 · CULT 2013. 08 Izmir, Turkey

TOMATO SAUCE-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교 졸업 이전에 꼭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봉사활동과 외국인과의 교류활동. 워크캠프는 나에게 내가 원했던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것과 동시에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했다. 여행의 모든 계획과 준비를 스스로 하는 첫 배낭여행인만큼 그 의미 또한 나에게는 특별했다. 이 워크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 얼마 되지 않는 방학 일정에 맞추어 국가를 선정했고, 내가 그토록 가고싶어 하던 터키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워크캠프 장소를 찾아가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와 동생은 메트로를 잘못 타는 바람에 엄청난 고생을 했지만, 친절한 터키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에 그래도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원래 미팅 타임인 5시보다 훨씬 늦은 7시에야 Afacan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만나서 함께 밥을 먹고, 서로의 이름을 주고받으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달하나를 만들기 위한 기초 재료를 손질했다. 양파도 썰고, 토마토도 다듬고, 피망도 다듬으면서 서로 일하는 즐거움을 느꼈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봉사활동에 대한 기대도 컸다. 워크캠프 첫날, 조금 피곤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부터 우리는 엄청난 과업에 직면해야 했다. 토마토 소스를 만들기 위해 토마토를 손질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나무상자로 10개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 상자당 무게가 20kg은 되는 것 같았는데, 10개가 있었으니 총 200kg의 토마토가 있었던 것이다.
토마토를 깨끗하게 씻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하얀색의 커다란 통에 넣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6상자만 하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또 다 해야한다고 하는 바람에 밤 늦게까지 고생한 날이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노래도 틀고, 한 명이 전담해서 토마토 썰어놓은 것을 통에 담아주고, 나중에는 마무리로 청소까지 깔끔하게 하고 나서야 그날의 일과가 끝이 났다. 서로 지친 상태로 차이티나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냈고, 워크캠프 중에 제일 힘든 날이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했다는 생각에 참 보람찼던 날이었다.
토마토 소스를 위한 작업은 손질이 끝이었고, 다음은 줄곧 달하나 수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 첫날 만들었던 기초재료를 반죽에 붓고 엄청나게 큰 반죽을 손질하고, 그것을 발효시켜서 부풀게 한 다음에 계속 다져서 부드럽게 만들고, 큰 반죽을 작게 떼어서 테이블에 널어놓고 건조시키고, 그것을 계속 작은 조각으로 부숴가면서 결국에는 고운 모래같이 만드는 것이 그 작업이었다. 또, 마지막 즈음에는 우리 손으로 직접 파스타를 만들어서 Afacan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먹기도 했다.
항상 봉사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캠프 사람들과 교류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Afacan에서 동시에 진행된 어린이 캠프에 함께 참여해서 게임도 같이 하고, 서로 팔찌도 만들어주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꼈다. 특히 일본인이었던 미사키는 아이들에게 오르가미를 알려주고, 미사키와 모로코인 지넵, 그리고 동생은 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한국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를 알려주면서 우리의 지식을 함께 공유했다. 영어로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었고, 영어단어를 잘못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 실수가 있었지만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날 밤에는 우리나라에 대해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로 되어있었지만, 시간관계상 생략이 됐고 너무 아쉬웠었다.
또, 우리 캠프에서는 Afacan 주변에 있는 FOCA 마을이나 페르가몬 등을 방문하면서 추억을 쌓았다. FOCA 마을로 가는 도중에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곳에서 함께 사진도 찍고, 다같이 맛있는 케밥을 먹기도 하고, 여러가지 기념품을 사기도 했다. 다함께 차이티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것은 내가 터키에서 새로 알게된 문화 중 가장 좋은 문화였던 것 같다.
캠프가 끝나갈 무렵, 지넵의 출국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캠프를 하루 일찍 떠나서 함께 이스탄불 여행을 하기로 했다. 캠프의 모두가 아쉬워 했지만 캠프 리더였던 튤린과는 이스탄불에서 한번 더 만나기로 했고, 다른 사람들과도 Facebook을 이용하여 연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날 수 있었다. 일주일 밖에 만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친해지고 정이 생길 수 있다니, 정말 워크캠프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활동을 하고싶다. 당분간은 외국에 나가는 것이 어려울테니 한국의 워크캠프 기구에서라도 참가해보고 싶다. 진작에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참가해서 이런 기쁨을 더 일찍 느낄 수 있었을텐데.. 워크캠프에 너무 감사하다. 내 생에 정말 최고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