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버몬트, 낯선 시골에서 찾은 인연

작성자 최지현
미국 VFP19-12 · AGRI/RENO 2012. 08 미국 VERMONT

GARDENS AND COMMUNIT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이미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던 나는 뉴욕에서 버몬트 주에 있는 벌링턴으로 떠났다. 처음 버몬트 주의 느낌은 뉴욕과 굉장히 달랐다. 비행기를 잘못 예약하는 바람에 나는 벌링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지낸 후 워크캠프의 리더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하였다. 비행으로 인해 피곤했던 나는 하루 푹 쉰 후 다음날 벌링턴의 중심지와 마켓 등을 둘러본 후 워크캠프 리더인 한나와 다른 참가자인 일본인 히로키와 나오토를 만났다. 한나의 차를 타고 벌링턴을 떠나서 몽크턴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또다른 워크캠프 참가자인 엠마와 이탈리아인 로리스, 터키인 셀린, 독일인 크라우디아와 같은 한국인인 재경오빠를 만났다. 다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리더들이 준비해온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어색함을 풀어나갔다. 처음에는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인해 마을에 있는 작은 교회에서 지내게 되었다. 꽤 넓고, 부엌도 커서 단체생활을 하기에 적합하였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설렘과 함께 첫날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캠프리더들이 준비한 2주동안의 시간표를 확인하고 우리가 실제로 일하게 될 willowell로 향했다. 교회와 그리 멀지 않았고, 한나와 엠마의 차로 항상 이동을 하였다. 그곳에서 설명을 듣고 주변환경을 돌아다녔다. 주변에 있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classroom과 예술적인 작품,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게 만들어진 밭 등 2주동안의 할 일과 장소를 설명받았다. 첫 날에는 마을 사람들과 willowell과 관계된 사람들을 교회로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하기로 하였다. 뉴욕에서 사는 동안 정작 미국인을 만나기는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많은 미국인들을 만나고 직접 그들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정말 뜻깊었다.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아직도 페이스북 등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가장 주된 일로 한 것은 학생들을 위한 classroom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였다. 한국과는 달리 숲 속에 위치한 classroom은 공기도 좋고 굉장히 자연친화적이었다. 우리는 주로 트래킹길을 만들었고, 캠프파이어 등을 위한 목재도 옮기고 직접 학생들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였다. 또, 한 예술가가 직접 설계한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초기 작업을 도왔으며, 작은 구덩이들 위해 다리도 만들었다. 또, 밭에서는 양파를 수확하고, 건조대 등을 만들었으며, 잡초를 뽑는 일도 하였다.
일은 보통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쯤에 끝났고, 그 외의 시간에는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냈다. 이 모든 것은 다 캠프 리더들 덕택이다. 많은 마을 주민들의 초대로 매트와 데이브의 집에 가서 근사한 저녁도 먹고 집도 구경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한 레스토랑은 우리를 초대해주기도 하였다. 바치 토너먼트라고 하는 이탈리안에서 유래된 게임도 즐기고, 그 게임을 하면서 직접 재배한 채소들로 피자화덕에서 피자를 직접 구워먹었는데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피자 중에 최고였다. 지금도 종종 그 맛이 그립다. 각 마을에서 일어나는 마켓에도 갔으며, 마켓에서 직접 물건을 팔기도 하였다. 하이킹도 즐기고, 가끔 계곡에 가서 물놀이도 하고, 친구들과 배구, 프리즈비, 배드민턴 등도 하였다. 또, 다같이 벌링턴으로 나가서 쇼핑을 즐기기도 하고 캠프리더의 집에서 영화를 보는 등 소소하게 즐거운 생활을 하였다. 그리고 하루는 캠프아웃을 하여 classroom옆에 텐트를 치고 캠프파이어를 하는 등 한국도시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많이 경험하였다.
이 중에서도 제일 인상이 깊었던 것은 매트의 집에 초대받은 것과 캠프아웃을 한 것이다. 매트는 willowell의 설립자이자 선생님이다. 매트는 정말로 선한 웃음을 항상 띠고 있고, 영어를 잘 못하는 우리에게도 참 친절하게 들어주고 이야기해주었다. 매트의 집은 정말로 어마어마하게 컸다. 마당과 뒷마당 집까지 합치면 정말 거대하다. 그곳에서 매트의 친구들 willowell관계자들 모두모두 모여서 파티를 하였다. 캠프리더가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항상 채식위주로 밥을 해결하던 우리는 매트의 집에서 정말 많이 먹고 많이 즐겼다. 와인도 있었고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하여 기타연주자와 하프연주자가 와서 노래도하고 연주도 해주고 정말 TV에서만 보던 꿈 같은 시간이었다. 마당 앞에서 바치 게임도 즐기고, 밤에는 캠프파이어도 하였다. 그리고 캠프아웃에서는 우리끼리 직접 텐트를 치고 장작도 피우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어쩌다 하늘을 봤는데 그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별을 보기 힘들었지만 여기서는 정말 꿈 같이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 보였다. 마치 쏟아지고 있는 듯 했다. 텐트생활에 불만이 있었던 나는 만약 캠프아웃을 하지 않았다면 그 광경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잠자리와 음식문제, 의사소통의 문제였다. 어쩌다 보니 여자들은 거실에서 자고 남자들은 방에서 잤는데 일주일 단위로 바꿔서 생활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거실에서 많은 파리들과 아침의 뜨거운 햇살 때문에 항상 아침에 일찍 깨서 아침식사 준비를 한 것 같다. 음식은 캠프리더들이 채식주의자라서 거의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먹었다. 일은 많이 하는데 영양을 보충하기 힘들어서 항상 골골대고 졸렸던 것 같다. 또 버몬트에는 한국음식을 아예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음식이 매우 그리웠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미래에 워크캠프에 참여할 사람들에게 가장 말해주고 싶은 문제이다. 공용어가 영어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어울릴 수는 있지만 깊은 대화는 나누기 힘들다.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가끔은 영어듣기실력이 부족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캠프에 참여하기 전에 영어공부를 해두고 오는 것이 정말 좋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연락은 하지만 한국에서 학교생활에 지쳐있을 때마다 그때의 생활과 그때 만났던 친구들이 정말 그립다. 항상 밝고 웃긴 셀린, 어려운 일은 다 도맡아서 하던 18살 로리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은근 웃긴 히로키, 영어에 지쳤던 나에게 한국어 대화를 가능하게 해준 재경오빠, 와인에 중독된 이쁜 클라우디아, 섬세한 남자 나오토, 도도한 엠마, 그리고 가장 나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영어대화에 지친 나를 이끌어주고 여자에 대한 인식도 바뀌게 해준 한나! 그리고 항상 캠프기간 동안에 유행했던 말이 있는데 “나오토 finish~~” 이 말은 아직도 입에서 맴돌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 워크캠프는 정말로 나에게 소중한 시간들 이었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우선 한국에서는 보통 어려운 일은 남자가 도맡아 하고 여자는 잘하지 않게 되는데 그런 잘못된 인식부터 바뀌었고, 사람이 조금 더 자연친화적으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정말 남 의식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생활했던 것 같다. 버몬트주는 정말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최근에 페이스북에 글이 하나 올라왔는데 우리가 기초공사를 했던 예술작품이 완성되어서 기념식에 초대한다는 내용이였다. 참가하고 싶다.. 하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