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낯선 곳에서 찾은 특별한 의미

작성자 이아라
아이슬란드 WF34 · ART/CULT 2013. 07 Raufarhofn

Raufarhofn - near to the arctic circ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아이슬란드로 워크캠프로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아이슬란드? 그게 어딘데?"
아일랜드로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내가 북유럽에 있는 아이슬란드라고 설명을 덧붙이면 또 다른 질문이 나오고는 했다.
"그래서 거기에 왜 가는 건데?"

나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1년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했었다. 한국인들도 많이 없고 사람들에게 생소한 나라이기도 했다. 나 역시 가기 전에는 와플과 초콜릿이 유명하다는 것 빼고는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무작정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남들과 차별되는 독특한 경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브뤼셀에 있는 1년 동안 힘들 때도,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많았지만 내 결정에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20여 개가 넘는 유럽의 국가들을 친구들과 함께, 때로는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곧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다가오자 마지막으로 뜻 깊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아이슬란드에서 하는 워크캠프는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Raufarhofn’, 내가 2주 동안 머물렀던 도시의 이름이다. 우리가 머물렀던 도시는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꼬박 열 시간이 넘게 차로 이동을 해야 하는 곳에 있었다. 총 주민이 백 명도 되지 않는, 주민들끼리 서로 이름을 알 정도로 작은 마을이었다. 맑고도 높은 하늘,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도 모를 정도로 황홀한 풍경이 있었다. 계절은 여름이었지만 내내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어야 할 정도로 날씨는 추웠다.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우리는 처음에는 어색해서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었다. 하지만 여러 활동을 같이 하면서 우리는 같이 울고 웃었다. 때로는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었지만 진심은 전해졌다. 매일 저녁마다 자신의 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대접하고 그 문화를 설명하는 ‘cultural night’가 있었고, 그 행사가 끝나면 곧 몇몇으로 무리를 지어 음악을 틀고 춤을 추기도 했었다. 자유롭고도 즐거운 나날들이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개로 나뉘어졌지만 그 중심에는 설치예술이라는 주제가 있었다. 구조물을 설치하지만 그 것이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조화를 이루며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첫 번째로, 바다에 떠밀려온 나무로 숲이 없는 마을에 숲을 상징하는 구조물을 설치했다. 언덕에 설치한 이 구조물을 멀리서도 점처럼 보여 우리 모두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철조망으로 작은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 늪지대에 설치한 것이었다. 7월에는 눈이 오지 않아서 볼 수 없었지만, 겨울에는 내린 눈이 철조망 사이를 채워 얼음으로 만들어진 듯한 테이블이 되기를 기대했다. 마지막으로는 바닷가 근처에 돌로 작은 독립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안타깝게도 파도가 거세서 금방 무너지고 말았다. 일은 힘들었지만, 나중에 그 결과물들을 돌아보며 우리는 엄청난 뿌듯함을 느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였기 때문에 갈등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그 모든 것들이 행복하고도 값진 추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파괴되지 않은 자연, 북유럽의 끝부분, 아이슬란드에서의 워크캠프는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나에게 찾아온 꿈만 같았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