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화천에서 다시 만난 워크캠프의 설렘

작성자 이규식
한국 IWO-84 · ENVI 2013. 08 화천

Play in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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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여름,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 Azille에서의 워크캠프(Conc220)는 내 인생에서 최고의 경험이었다. 내 안의 경계를 넘어서 국제적인 마인드와 유연성을 만들어가며 성장할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그곳에서 만났던 친구들과의 유대감은 지금도 미소짓게 한다.

소규모의 국제활동이었지만 그 경험을 통해서 제3자로서의 시각으로 나와 대한민국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렇게 나의 국가에 대해서 상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나의 미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내적인 변화를 겪었다. 작고 큰 변화를 만들어준 워크캠프였기에 다시 한 번 느낄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현재 전공과 연계되는 학문인 환경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었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평화에 대해서 타자들과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환경-평화-농촌"이라는 코드로 한국캠프(IWO-84)에 지원하였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캠프 참가자로 보이는 외국인 두명에게 말을 걸어 데리고 캠프 집결지인 춘천터미널로 시간에 맞춰 모였다. 춘천에서 선발대가 먼저 화천으로 이동하였고, 후발대가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인사를 나누고 통성명을 하였다. IWO-84 참가자들과의 한국워크캠프가 시작되었다. 별 다른 기대없이 현실적인 태도로 캠프에 임하였다. 들뜬 친구들도 보이고 나와 비슷하게 냉정한 태도를 갖는 친구도 보였다. 그 중 한 스페인 친구와 첫 날 인사를 나누고 역사, 문화, 경제,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기다렸다는 듯 지식과 경험들을 쏟아냈고 열정이 넘치는 친구였다. 한국에서 교사를 하는 분도 있었다. 영리하고 경험이 많아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아는 분이라 말이 잘 통하였다.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며 이끌 수 있는 조력자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느꼈다.

캠프는 전반적으로 잘 운영되었다. 착하고 어린 친구들이었으며 협조적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캠프는 잘 운영되어 가는 것 처럼 보였다. 첫째 주는 영어캠프처럼 아이들에게 작은 글로벌 체험을 선사하는 4박5일을 보냈다. 둘째 주는 농촌 체험 활동을 시작하였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한국인 참가자로서 현재 캠프의 전체적인 모습이 호스트에 의해서만 운영되어 기존의 인포싯과는 다르게 농촌체험에만 치중되어 있는 운영에 외국인 참가자들의 불만이 쌓여가는 것을 감지하였다. 또한 두명의 채식주의자 부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여 한국인 참가자로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였지만 한계가 있었다. 잦은 회의를 가지며, 리더들에게 보다 나은 방향을 꾸준히 건의하였지만, 3일동안 호스트의 냉소적이고 강압적인 태도에 여린 리더들의 건의는 수렴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상태는 고려되지 않고 강하게 운영되었다. 그렇게 첫째 주의 키즈캠프 4박5일과 둘째 주의 이틀간의 농촌체험활동으로 정신노동, 감정노동, 그리고 육체노동으로 캠프 구성원들은 지쳐가고 있었다.

사실 캠프 내 구성원들간의 경계는 거의 없었지만, 암묵적으로 나뉘었다면 20-23살의 나이가 적은 친구들과 24-29살의 나이가 보다 많은 친구들로 나뉘었다. 나이가 적은 친구들은 캠프에 협조적이고 참여적이었지만 리더들이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크고 작은 불만들이 쌓여갔다. 나이가 많은 참가자들은 캠프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건의를 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호스트와의 회의 때 강직하고 확실하게 건의하였다. 그렇게 호스트와의 회의를 통해 의견이 수렴되어 둘째 주의 남은 3일은 참가자의 건의를 통해 가까스로 만들어진 환경과 평화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드디어 호스트에 가려져 빛나지 않았던 리더들의 프로그램 운영능력이 너무 빛났으며. 참가자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참가자 각자가 개개인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하고 리더를 비롯한 참가자들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좋은 캠프였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없으면 재미 없을 것이라던 리더의 말처럼 모두가 이 사소하고도 거대했던 문제들을 현명하게 풀어나갔으며, 그 과정을 모두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대한민국의 좋은 모습들을 안고 가길 간절히 바라며, 누구도 상처받는 이가 없었길 바란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이 터프했던 경험이 리더와 참가자들 모두에게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길 바란다.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한국캠프의 개선을 위해서 글을 추가하자면, 당초 캠프의 주제와 인포싯은 환경과 평화 농촌에 대한 주제였다. 하지만 3가지 주제 중 너무 농촌체험에만 치중되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참가자들 대부분이 지쳤다. 사실 농촌체험이라는 주제만으로는 참가 지원서를 제출하기는 꺼려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기획되지 않은 주제의 텍스트를 종이 위에 추가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프로그램 운영기획 및 계획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호스트와 지역 유치도 중요하지만 캠프의 주인은 호스트가 아니며, 호스트, 참가자-리더, 지역주민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캠프의 관리자가 조금만 노력하여 더 엄선된 캠프를 기획하고 원활한 운영이 진행될 수 있길 바란다.